낭만적인 일상의 BGM
로파이 사운드

거칠고 불규칙한 음악 속
안정과 편안함 


컬쳐
Mar 7 2022
Edited by 
성엽


공간을 장식하는 데 '빛'과 '향'은 물리적인 형태나 실체 없이 가장 큰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공간의 분위기나 장르를 결정짓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죠. 오늘은 '소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소리' 역시 공간을 아름답게 채색할 수 있는 훌륭한 도구입니다. 공간을 더 풍성하게, 울림으로 가득 메울 수 있죠.

이미지 출처: Pinterest

여러분은 자신만의 공간에서 어떤 소리를 즐기시나요? 나만의 공간을 가장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 소리는 다름 아닌 '내가 좋아하는 음악'일 겁니다. 그런 음악에는 기준도 정답도 없습니다. 아침을 깨우는 음악을 선택하는 일은 하루의 컨디션을 결정할 만큼 중요한 의식이기도 합니다. 즐겨듣는 음악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할 수 있다면 비로소 완벽한 하루가 완성되는 것이죠. 오늘은 누군가에겐 익숙할 수도, 생소할 수도 있는 장르의 음악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거칠고 불규칙한 선율 속 안정과 편안함이 느껴지는 '로파이(Lo-fi)'입니다.


기술의 발전을 거슬러 가는
저음질 음악

로파이는 '로 피델리티(low fidelity)'의 약자로, 고음질을 의미하는 '하이 파이(hi-fi)'와 반대되는 개념의 음향 용어이자 하나의 음악 장르입니다. 저가의 녹음 장비나 악기로 정제되지 않은 사운드를 구현하거나 의도적으로 음질을 열화시켜 노이즈 사운드를 입힌 저음질을 만들어 내는 것이죠. 쉽게 말해 지직거리는 잡음이 계속해서 들리는 음악입니다. 요즘은 첨단 기술과 최신 장비로 손실이 거의 없는 음악을 쉽게 제작할 수 있는데요. 원음에 가까운 깨끗한 음질을 들을 수 있는 오늘날, LP나 카세트테이프의 고르지 못한 소리를 의도적으로 음악에 삽입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미지 출처: udiscovermusic

장르로서의 로파이는 1980년대 초반 미국 가수 다니엘 존스턴(Daniel Johnston), 뉴질랜드 록 그룹 톨 드워프스(Tall Dwarfs), 미국의 록 그룹 비트 해프닝(Beat Happening) 등이 4트랙 카세트테이프 레코더를 이용해 홈 레코딩 방식으로 녹음한 앨범을 발표하면서 등장했습니다. 이후 1980년대 후반, 1990년대 초반까지 대중의 인기를 끌었죠. 그리고 2010년대에 로파이가 MZ세대를 중심으로 다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뉴트로 열풍에 힘입어 로파이 특유의 거친 질감이 주류 음악에 싫증을 느낀 젊은 세대에게 새로움과 색다른 매력을 주었을 것이란 해석이 있습니다. 경험한 적 없는 과거의 것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즐기는 것이죠. 로파이는 오늘날 현대적인 감각이 더해져 새로운 장르로 재탄생 했습니다.


현대인의 로파이 사용법

이미지 출처: Pinterest

로파이를 음악적 장르로 구분 짓는 명확한 기준은 없습니다. 다만 여러 포털 사이트에 "로파이"를 검색해 본다면 로파이가 어떤 색을 띠고, 무슨 느낌의 음악을 말하는 것인지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Chill, Vibe, 휴식, 안정, 공부하기 좋은 음악, 자기 전 듣기 좋은 음악 등등. 대체로 차분하고 편안하고 나른한 수식어로 로파이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로파이는 부드럽고 풍부한 느낌을 준다고 '멜로우(Mellow) 음악'이라고도 합니다.

백색소음으로서 로파이를 찾아 듣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날로그 음원의 지직거리는 소리는 '화이트 노이즈', '랜덤 노이즈'라고도 불리는 대표적인 백색소음입니다. 음폭이 넓어 공해에 해당하지 않은 '좋은 소음'인 것이죠. 자연의 파도소리, 바람소리, 빗소리 등도 백색소음에 해당합니다. 백색소음은 인간 뇌파의 알파파를 동조시켜 심리적 안정을 전해 줍니다. 현대 로파이의 장르적 성격이 아마도 여기에서 기원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몇몇 로파이 스트리밍 사이트에서는 멜로디에 장작타는 소리, 빗소리, 카페의 말소리같은 백색소음을 더할 수 있는 기능도 있습니다.

유튜브에는 대표적인 로파이 스트리밍 채널들이 있습니다. 이미 수많은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고, 24시간 동안 끊임없이 로파이 음악이 재생됩니다. 아래에 몇 개의 채널을 공유합니다.



우리는 수백 가지의 소리가 질서 없이 혼재한 도시의 소음에 시달리며 매일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도시에서 듣고 싶은 소리를 찾기란 불가능에 가깝죠. 그래서 우리는 혼자일 때면 언제나 두 귀를 막고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 시끄러운 도시의 소음을 감추기 위해 애씁니다. 그렇게 돌아온 나만의 공간에서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로파이 음악은 최고의 휴식이 되어 줄 것 입니다. 오늘 밤, 로파이 음악을 들으며 하루 동안 수고한 우리의 귀와 마음에 안정과 편안을 선물해주는 것은 어떨까요?


성엽
EDITOR
‌@seongyeop

‌아직은 한창이란 생각으로 경험에 망설임이 없습니다.
성패와 상관없이,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글과 사진으로 기록합니다.

‌에디터의 아티클 더 보러가기



#컬쳐 #음악 #Lofi #로파이 #저음질 #힙합 #Chill #빈티지 #아날로그 #L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