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모두가 하고 싶지만, 막연한 것이 바로 ‘퍼스널 브랜딩’인 것 같습니다. 필자 또한 이 글을 쓴다고 선언을 하였지만 막상 퍼스널 브랜딩에 대해 설명하는 글을 써내려가려니 어디서부터 이야기해야 할지 막막하더군요. 스스로 꽤나 일관된 자아를 형성하고 있다고 생각하였으나, 돌이켜보니 역시 빈틈이 많았습니다. 그러한 관점에서 퍼스널 브랜딩에 정답이 존재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최소 10,000시간 이상 고민하였고 그 과정에서 얻은 경험과 읽어낸 무수한 아티클들의 내용을 갈무리하여 전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본 아티클은 총 6가지 퍼스널 브랜딩 Step과 예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Step1:
‘실재’와 ‘감각’에 대해 이해하기
퍼스널 브랜딩의 사전적 정의는 ‘개인을 하나의 브랜드로 보고 지향하는 포지션과 목표를 정하여 브랜드화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브랜드화, 즉 ‘브랜딩’에 대해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브랜딩에 대한 정의는 매우 다양하지만, 이번에 살펴볼 브랜딩은 ‘실재하게 만들고 감각하게 하는’이라는 것에 집중해보려 합니다.
브랜드는 고객에게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주로 판매를 목적으로 제공 후 대가를 취하는 방식이죠. 그러한 관점에서 브랜딩은 고객에게 더 많은 대가를 취하기 위해 등장한 또 다른 판매 방법론입니다. 브랜딩이 부재한 환경에서 구매자의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상품의 효용 가치에 판단 근거를 두겠지만, 브랜딩이 함께하는 상품은 조금 다른 판단을 내리기도 합니다. 이성에 의한 결정보다 또 다른 ‘무언가’에 의해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게 되지요.
그 비밀은 브랜딩을 통해 소비자가 제품과 서비스를 더 이상 가치 소비, 즉 ‘사용’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브랜딩으로 제공 받은 가치를 경험, 즉 ‘관계’로 대상이 전환이 된 것이죠. 다시 말해 브랜딩의 주체와 객체는 비이성의 영역에서 관계 맺게 되고 단순한 거래 논리에서는 상상하지 못할 밀도가 형성됩니다.
퍼스널 브랜딩도 일반 기업의 브랜딩 과정과 동일한 프로세스 및 목적을 가집니다. 다만, 인간은 제품과 서비스와 달리 ‘인격체’이기에 분명 살아있는 ‘실재성(현전성)’를 가지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가진 이 ‘실재성(현전성)’를 명확히 정의하지 못한 채, 자신의 자아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있을 뿐입니다. 퍼스널 브랜딩은 기업의 브랜딩과 매우 유사하지만 0에서 1을 만드는 것과 달리, 흩어지고 정돈되지 않은 소수점들을 모아 1로 정렬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이것은 ‘실재성(현전성)’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타자로 하여금 ‘감각’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를 통해, 결국 퍼스널 브랜딩이 목표하는 바는 ‘실재하게 만들고 감각하게 하는’으로 귀결됩니다. 사람들로 하여금, ‘나’라는 존재를 대면하지 않아도 그들이 상상하는 대로 형상 없이 ‘실재’하며 의도한 대로 ‘감각’하게 한다면 그것이 퍼스널 브랜딩의 최종 목적지일 것입니다.
쉽게 한 마디로 정리하면, 원래는 존재하지 않던 것을 실제로 존재하는 무언가로 상상하게 하고 감각할 수 있게 한다는 것입니다.
Step2: 가장 먼저 그리고 반드시
‘3가지 질문’에 답하기
Mission, Value, Vision
브랜드에서 가장 필수적인 요소를 꼽으라면 단연 미션, 벨류, 비전일 것입니다. 이 3가지가 탄탄해야 그 다음 답변할 질문들에 대해 명확히 답을 해낼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쉽게 답해내지 못하는데요. 하나 힌트가 있습니다. 아래 3가지 질문들에 대해 ‘나’라는 사람을 오롯이 담아낼 필요는 없습니다. 내가 꿈꾸는 어떠한 존재를 상상하며 그 존재에 대한 답변이라고 생각하면 조금 수월해집니다. 우리는 흔히 이것을 ‘부캐’라고도 부르는데요. 필자에게 부캐는 어쩌면 이상향에 가깝습니다. 복잡한 한 인간의 삶을 아래 3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엮어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지나온 내 삶을 모두 정리하기보다 내 삶이라는 ‘과거’를 거쳐온 새로운 인물에 대한 미래를 그리면 됩니다.
1) 나는 어떤 사명을 가진 존재인가
‘사명’이란 특히 종교에서 많이 사용하는 단어입니다. ‘숙명’과도 매우 유사한 단어인데요. 뜻 자체로는 ‘맡겨진 임무나 명령’이라는 의미를 가졌지만, 숙명이 선천적이라면 사명은 후천적으로 받아들여 지키거나 이루려는 것을 뜻합니다. 즉, 내가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입니다. 어떠한 목적성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통해 이 사람이 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 상상하도록 돕습니다.
필자가 필명으로 사용하고 있는 ‘형운’ 또한 일종의 부캐라는 사실 알고 계셨는지요? ‘형운(亨運)’은 조선후기 최고의 왕으로 손꼽히는 정조(正祖)의 ‘자(성년이 되었을 때 웃어른에게 받는 이름)’입니다. ‘형통할 운수’라는 뜻을 가졌는데요. 많은 분들이 아시는 것과 같이 정조는 즉위 전까지 출생부터 어려움을 겪으며 자라왔지만, 왕이 된 후 규장각을 설치하고 문화정치를 추진하여 인재를 양성한 훌륭한 왕입니다. 그로 하여금 국민과 이 나라는 보다 나은 방향으로 한 단계 발전하였고 형통할 수 있도록 이바지한 인물입니다. 필자도 이러한 정조의 뜻을 따라, 세상을 형통하게 하며 스스로 형통할 존재이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2) 나의 사명을 위해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가
사명을 달성하기 위해 어떠한 방법이 필요할까요? 기능적인 단어가 떠오를 수도 있겠습니다만, 여기서는 주로 가치적인 단어를 선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보통 해당 과정에서 가치를 선정할 때는 ‘Core Value’와 그를 둘러싼 일반적인 ‘Value’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이를 브랜드 에그 전략 모델이라고도 부르는데요. 아래 이미지를 살펴보면 joy라는 Core Value를 중심으로 dynamic, challenging, cultured 3가지 일반 Value가 구성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밖에는 해당 Value가 표현되는 방식이나 느껴지는 이미지를 나타내는 단어로 정의되고 있습니다. Core Value와, Value를 명확히 정의하고 이를 완벽히 제공한다면 앞서 제공한 사명을 이룰 수 있게됩니다. 이것이 Value의 목적입니다.
‘형운’의 Core Value는 ‘Equal 평등한’입니다. 이를 둘러싼 일반 Value는 ‘Truthful 진실한’, ‘Consistent 일관된’, ‘Recise 정확한’입니다. 필자는 형통한 세상과 존재를 위해서는 평등이라는 가치가 제일 핵심적이라고 믿습니다. 우리는 불균형 속에서는 불안감을 느낍니다. 차이에서 오는 기쁨도 있지만, 반대에는 늘 슬픔이 존재하게 되지요. 이러한 예측 불가능한 불균형을 피하고 모두가 평등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더 형통함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이러한 평등을 위해서는 모두가 진실되어야 하며, 늘 같은 논리 속에서 일관되어야 하며 정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가치들이 필자에게 스스로 규칙을 정하고 행동하게 하는데요. 단순하게는 강자에게 이득을 취하고자 거짓을 말하거나, 스스로 불리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또, 누군가를 만나던 어떠한 상황이던 동일한 의사결정을 합니다. 이를 통해 필자의 주변 사람은 ‘형운’다운 언행과 행동에 대해 쉽게 상상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동일한 의사결정을 위해 오차를 허용하지 않는 정확성을 추구합니다. 물론 추구하는 것뿐 실제로는 실수가 가득한 사람이지만, 이러한 가치를 추구하는 것은 추구하지 않을 때보다 훨씬 더 정제된 사람이 되도록 돕습니다. 그 결과, 이러한 가치 속에 살아가는 하나의 사람으로 누군가 설명할 수 있게 됩니다.
ANTIEGG도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를 허물고자 등장한 평등을 향한 브랜드이며, ‘형운’이라는 자아로 만들어 낸 것이지요. 평등이라는 Core Value 아래 형운의 자아를 강화하는 산물이기도 합니다.
3) 내가 추구하는 가치가 완성된 세상은 어떤 모습인가
사명을 가진 존재가 앞서 살펴본 가치를 모두 갖추고 행동하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도 꿈꾸는 어떠한 세상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Vision 비전’이라고 부릅니다. 예술에서 비전은 ‘상상력을 이용한 직관적 인식’이라고도 말합니다. 지성을 이용한 논리적 인식과는 구별되는데 일종의 정신적인 것, 관념적인 것을 의미합니다. 단어 자체로 의미하는 ‘통찰력’으로 내다 본 세상이라고 이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는 존재가 만들고 싶은 세상이자 이상적인 미래를 의미합니다. 비전이 필요한 이유는 목적지를 명확히 하기 위함입니다. 미션이 앞으로 나아갈 힘을 제공하고 벨류가 앞으로 나아갈 수단을 보장한다면, 비전은 우리가 나아가 결국 도달해야하는 최종 목적지에 해당합니다. 이를 통해 길을 잃지 않고 단 하나의 퍼스널 브랜딩을 구축할 수 있게 됩니다.
‘형운’의 비전은 모두가 불편한 감정과 상태에서 해방된 세상입니다. 이러한 세상이 존재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간혹 이러한 세상에 존재하는 듯한 느낌을 받은 적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런 걱정없이 휴가를 보내는 마음이랄까요.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아도 마음이 부유할 수 있습니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으로 슬퍼하더라도 그의 신체적 고통이 끝나다는 것에 안도감을 느끼기도 하지요. 누군가에게 차별을 당하다가도 존중받는 느낌을 받을 때면, 눈 녹듯 치유받기도 합니다. 필자는 스스로는 물론 나를 둘러싼 모두가 이러한 상태에 이르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나아가, 모든 살아가는 존재가 불편한 감정과 상태에서 해방된 세상에서 살도록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Step3:
단 한 문장으로 스스로를 설명해보기
Essence
에센스란, ‘본질’을 의미합니다. 다음 Step에서 정의할 시각적 요소, 언어적 요소 등을 배제하고 그 중심에는 어떠한 것이 존재하는가를 의미합니다. ‘물체의 본질’ 즉, 정수라고도 불리우는데요. 핵심을 나타내는 어떠한 이미지를 이야기합니다. 에센스를 중심으로 다양한 외부적 정체성을 형성하고 시스템화합니다. 에센스는 쉽게 휘발되거나 직접 노출되지 않고 오랜 시간 동안 중심에 내재됩니다.
형운의 에센스는 ‘현실을 지배하는 인과관계와 원칙’입니다. 사실 이것은 자연을 복잡하게 표현한 것인데요. 생각보다 자연은 불규칙해보이지만 매우 일관된 인과관계를 가졌습니다. 여름에는 기온이 올라가고 겨울에는 기온이 내려가는 것부터 강자가 약자를 포식하는 것도 어떠한 일관되고 정확한 기준이 존재합니다. 나아가, 누군가를 모질게 괴롭힌다면 그 대상은 힘들어할 것이고 무너지거나 반격이 나오겠죠. 어쩌면 이 현실은 우리가 명확히 정의되지 못한 인과관계가 존재하고 우리가 이러한 인과관계를 이해하고 활용한다면 ‘진리’에 가까워질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즉, 평등한 세상을 위해서는 자연에 가까운 상태를 만들어야 하며, 자연(현실)이 지배하고 있는 인과관계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원칙’을 정립해내야 하는 것이지요. 누군가에 단 한문장으로 필자 스스로를 소개해야 한다면 “현실을 지배하는 인과관계의 원칙을 이해하고 활용합니다”라고 말합니다.
Step4: 나의 한 문장을 강화할
이미지 수집하고 조성하기
Persona: Visual, Voice, Culture
앞선 과정에서 스스로의 존재에 대한 정의를 충분히 내렸다면 이제 추상적인 대상에 대해 구체화 작업이 진행되어야 합니다. ‘나’라는 존재의 정체성을 정의하였다면 그것이 시각화, 언어화, 문화화 되었을 때를 상상하며 이미지를 그려내는 것입니다. 단어에서도 알 수 있듯 실제로 존재하지만, 그것을 눈에 보고 귀로 듣고 기억으로 남도록 본격적인 실재화하는 것이지요. 이를 통해 목표하는 바는 드디어 ‘감각’하게 하는 것에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과정에서 각각의 이미지화는 논리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원칙이지만, 개인의 취향과 트렌드가 반영되면 훨씬 매력적인 퍼스널 브랜딩을 완성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지점입니다.
‘형운’의 페르소나는 화가 윤형근입니다. 평생을 면포나 마포 표면 위에 하늘을 뜻하는 청색과 땅의 색인 암갈색을 섞어 만든 ‘오묘한 검정색’을 큰 붓으로 찍어 내리며 작품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의 작품을 감상하면, 모두 비슷한 것 같지만 그의 시간에 따라 작품의 형태가 조금씩 변하고 발전합니다. 또, 그 안에 메시지를 담아 일관된 원칙 안에서도 소우주를 담은 듯한 느낌을 주지요. 필자는 이것에 매료되었습니다.
1) 시각적 이미지: 일관된 삶의 방식과 오묘한 검정색
나의 외모, 내가 속한 환경, 나를 나타내는 색, 나를 표현하는 모양 등 눈에 보이는 것은 다 정의합니다. 그 후 나를 비롯하여 내가 있는 모든 곳에 의도한 시각적 요소를 배치합니다. 외부에 보여지는 것은 물론 실제 내 삶을 완벽하게 의도된 시각적 이미지로 구성한다면, 효과는 더 극대화됩니다. ‘형운’이라는 제2의 자아로 기획하며 의도했던 것은 무채색의 직선과 면으로 강조된 이미지였습니다. 형형색색의 다채로움보다는 단조로운 흑색을 배치하였고 곡선과 점 등 난잡한 요소보단 직관적인 형태의 직선과 면을 선택하였죠. 예측 불가능함 보다는 예측 가능하며 ‘원칙’과 같이 쉽게 변하지 않는 것을 선택하였습니다. 소재 또한 비교적 수명이 긴 금속과 나무 등을 선택하였습니다. 색온도는 차가운 것보다 따뜻한 것을 취하였고 무엇이든 응용보단 기본에 해당하는 것 위주로 구성하였습니다.
2) 언어적 이미지: 원칙에 따라 변하지 않는 확신
언어는 의사소통을 위한 수단이지만, 너머의 화자의 신념과 사고를 넘볼 수 있도록 합니다. 단순히 언어에서 사용된 Text 외에 Context도 이에 해당합니다. 말의 빠르기, 높낮이는 물론 사용하는 단어와 미사어구, 말의 길이까지 언어를 디자인합니다. 더불어, 어떤 상황에서는 듣고 어떤 상황에서는 거침없이 말할지 끊임없이 상상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나의 언어를 통해 타인으로 하여금 위로를 주는 존재로 포지셔닝 할 것인지 확신을 주는 존재가 될 것인지도 정할 수 있습니다. 필자가 의도한 ‘형운’은 외부적 요인에 의해 쉽게 변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처음 정한 원칙에 따라 최대한 끝을 볼 때까지 유지하는 편이지요. 즉, 변하지 않는 무언가를 지키는 존재입니다. 따라서, 애매모호한 표현보다는 확실한 표현을 지향합니다. ‘같아요’ 보다는 ‘입니다’를 더 많이 사용하죠. 보통의 사람은 스스로 잘 확신을 하지 못하는 경향이 많지만, ‘형운’은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강합니다. 동시에, 스스로 틀렸다는 사실이 판가름나면 빠르게 실수를 인정하는 것도 필요했습니다. ‘형운’을 통해 만들어진 언어적 이미지는 늘 힘이 있고 확신에 차있으며, 흔들리지 않는 강직한 모습으로 기획되었습니다.
3) 문화적 이미지: 시간이 지나도 늘 같은 자리
문화적 이미지는 위 시각, 언어적 이미지를 합하여 그러한 존재가 있을 법한 장소를 정의합니다. 기본적으로 문화는 특정 물리적 공간에서 공통적으로 공유하는 성질이 있습니다. 지역에 따라, 가까울수록 같은 문화권인 것이 그 증거입니다. 일종의 배경이기도 합니다. 그림을 그리더라도 중심에 있는 대상과 함께 어울리는 배경을 채워 넣어야 완성이 되지요. 그와 마찬가지입니다. ‘형운’은 시간이 지나도 잘 변하지 않고 유행에 민감하지 않은 환경 주로 선택합니다. ‘형운’을 만든 필자가 선택한 문화적 키워드는 ‘자연’과 ‘예술’입니다. 돌이켜보면, 세상은 계속해서 변화지만 변화의 속도가 가장 느린 것이 ‘자연’과 ‘예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쉽게는 100년 전과 현재를 비교해보면 좋습니다. 물론 환경이 변화며 기온이 상승하며 발생하는 급격함이 있기는 하지만, 다른 것에 비하면 현저히 변화의 속도가 늦은 편에 속하지요. 예술도 마찬가지 입니다. 사람은 죽어도 예술은 남는다는 말처럼 시대가 변함에 따라 다양한 창작의 방식이 시도될 뿐, 예술 자체의 본질은 늘 여전했습니다.
Step5:
셀프 인터뷰하며 이야기 만들기
Story
위와 같은 퍼스널 브랜딩 설계 과정을 거쳤다면, 스스로를 인터뷰해보기를 권해드립니다. 스스로 질문하고 스스로 답하며 계획한 존재가 실제로 말하게 하는 것이지요. 인형을 만들고 마지막에 배터리를 끼워넣어 작동하게 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배우가 연기를 할 때면 극 중 캐릭터에 몰입하여 실제로 그가 할 것 같은 행동과 말을 즉석에서 해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실제로 극 중 캐릭터를 연기하듯 말하고 행동해보는 과정을 거치는 것입니다. 이것을 많은 시간 해내다보면 어느 순간 연기하지 않아도 캐릭터와 동화되어 실제 내 삶에 스며들게 됩니다. 필자는 이것이 훈련이 되는 영역이라고 느꼈습니다. ‘형운’이라는 자아가 처음 등장한 것은 팟캐스트 <서울살롱> 진행자로 활동하며 였는데, 늘 이곳에서 형운처럼 질문하고 답변하며 훈련을 했던 것 같습니다. 또, ‘형운’의 발화를 녹음하여 제3자의 관점에서 듣으면서 ‘형운’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갔습니다. 이제는 제 스스로가 된 ‘형운’이 처음 당시에는 매우 낯설었지만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은 필자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Step6: 계획한대로 행동하기
Action
마지막이지만, 제일 중요한 Step입니다. 필자는 ‘형운’이라는 자아로 삶을 산지 약 6년이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만든 제2의 자아와 함께 모든 의사결정을 하였고 그의 삶의 방식을 따라 살고자 부단히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긴 시간동안 하나를 고집하는 것은 어쩌면 매우 위험하고 갑갑한 것일 수 있습니다. 시대에 맞게 변화하며 살면 편하지 않겠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습니다. 다만, 이렇게 경험을 하고 나니 깨달은 것은 재미없고 단조롭지만 제일 단단해질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점입니다. 계획했다면 그대로 행동하여야 합니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의도한대로 말하고 보여지고 행동해야 합니다. 또, 오랜 시간 지속하여야 합니다. 의도가 아닌 본인 스스로의 자아로 만들어지기까지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이 지난한 과정을 거치다보면 어느 순간, 이렇게 살지 않았던 삶을 상상하기 어렵게 됩니다.
퍼스널 브랜딩을 위한 방법을 살펴보았습니다. 브랜딩에 대한 논리적 이해가 뒷받침된다면 매우 쉬운 내용이겠지만, 그렇지 못한 독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내용이란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누구나 퍼스널 브랜딩을 꿈꿀 뿐 손쉽게 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만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누군가에게 일관되게 전달한다는 것은 어쩌면 대단히 비효율적인 일일지도 모릅니다. 생각하는 것만큼 꼭 필요한 것인지도 의심되고요. 퍼스널 브랜딩을 본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분명 ‘나다움’이 존재하고 나를 둘러싼 사람들이 나다움을 알아차릴 필요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정의하고 나만의 퍼스널 브랜딩을 갖고자 하신다면, 위 과정을 빠짐없이 수행하고 고집스럽게 계획한 대로 행동하시기 바랍니다. 아, 위 과정을 다 까먹으셔도 좋습니다. ‘고집스럽게 계획한 대로 행동할 것’ 이 문장 하나만 취하고 가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