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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EGG를 조명한 기획자의 감상을 전합니다.

우리는 불특정 다수의 시선에 노출될 때, ‘동물원 원숭이 보듯’이라는 비유를 활용해 불쾌감을 드러낸다. / 동물들이 처해있는 상황과 그들이 느끼는 감정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으면서, 아이들을 데리고 동물원에 간다. / 동물들은 자연과는 거리가 먼 인공 구조물과 좁은 사육장 안에서 마음껏 달리지도, 날지도, 숨지도 못한다. / 불행해 보이는 동물들과 생명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는 어른들의 모습이 과연 아이들에게 교육적일까? / 억압과 참상이 난무하는 동물원에서 아이들의 마음은 지켜질 수 있을까.


탁유림, <동물원에서 동심은 지켜질 수 있을까> 中

어릴 적 가족이 모두 함께하는 좋은 날에 찾아갔던 곳을 떠올려봅니다. 우리처럼 가족이 있고 친구와 함께 노는 걸 좋아하는 동물들이 모여 있는 곳, 동물원입니다. 부모님의 손을 잡고 커다란 유리벽 뒤로, 차가운 쇠철창 사이로 보이던 여러 동물의 모습을 어렴풋이 기억합니다. 혹시 우리와 눈 마주치던 동물의 눈빛은 기억하시나요? 밤이 되면 더 차가워지는 철창 너머 동물들의 삶을 생각하기에는 너무 일찍 잠들던 어린 나이였습니다.


오늘날 수많은 동물원은 동물들의 생태를 눈으로 확인하고 체험할 수 있는 교육 효과를 내세우며 운영과 홍보에 열을 가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떠오릅니다. 교육의 사전적 정의는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모든 행위를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을 뜻합니다. 그런데 동물원의 어떤 모습에서 우리가 삶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행위를 배울 수 있는 것일까요. 좌우로 움직일 수 밖에 없는 좁고 투명한 유리 벽 안에서 크고 작은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이리저리 도망치고, 하루에 몇 번씩이나 자신과 다른 종인 인간에게 강제로 안겨 사진을 찍히거나 먹이를 받아 먹는 모습이 흔한 동물원에서 말입니다.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색칠된 인위적인 벽, 녹슬어서 부식된 구석 한 켠을 동물들도 분명히 봤을 것입니다. 이런 상태의 우리 안에서 살아가는 동물은 가족들과 함께 살던 곳의 따뜻함을 기억할 수 있을까요? 동물들은 인간의 언어로 말하지 않을 뿐,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의 의사 표현은 확실히 하고 있습니다.


같은 생명체로서 하나의 땅을 밟고 마주한 인간과 동물 사이를 가로막는 건 차갑고 딱딱한 철창 뿐일 것입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차가운 철창 안에서 삶을 시작하고 마감하는 동물의 눈빛을 외면하지 않기를 바라며, 우리가 함께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아래 탁유림 에디터의 아티클에서 소개하는 사례를 통해 생명을 가진 주체를 동등하게 바라보고 존중하는 방법을, 동물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환경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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