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문제적 아티스트
Mak2는 누구인가

남이 그린 그림이
내 작품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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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예술가’하면 그만의 독특한 무언가를 떠올립니다. 작품을 보고 ‘아, 이거 그 사람 작품이네!’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특징을 말이죠. 그런데 문득 궁금한 마음이 듭니다. 우린 작품의 어떤 부분을 보고 단박에 만든 이를 맞출 수 있는 걸까요? 작가가 지닌 고유한 특징과 성격, 즉 독창성(Originality)을 어디에서 알아볼 수 있는 걸까요?

작가가 자주 사용하는 소재, 색감, 표현법이 작가를 구분 짓는, 고유한 예술가로 만드는 주요한 기준이 됩니다. 작가가 어떻게 작품을 만들었는지 그 과정과 작업 방식에 자연스레 주목하게 된 것이죠. 이러한 생각의 바탕에는 독창성이란 자기만의 방식으로 스스로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것이란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 독창성의 정의에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Mak2는 손도 대지 않고 작품을 만듭니다. 그런 그가 누구보다 독창적인 작가, 실험적인 작가로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Mak2의 의미

Mak Ying Tung 2
Mak Ying Tung 2, 이미지 출처: zolimacitymag

Mak2란 이름부터 물음표가 떠오릅니다. 이름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숫자는 또 무엇인지 감이 오지 않는 이름입니다. 홍콩의 예술가 Mak2의 본명은 Mak Ying Tung입니다. 운세를 보러 갔을 때 이름에 획을 추가하면 부와 명성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이름 뒤에 숫자 ‘2’를 추가했다고 합니다. 이름부터 범상치 않은 이 작가는 가상세계, 인터넷, 게임 등을 아우르는 미디어를 공부하고 작품으로 이어 나갔습니다.


만들고 나누고 붙이기

Mak Ying Tung 2, “Home Sweet Home, Feng Shui Painting, Water 2”, 2021
Mak Ying Tung 2, “Home Sweet Home, Feng Shui Painting, Water 2”, 2021, 이미지 출처: Courtesy of de Sarthe

Mak2의 대표작은 3개의 화면으로 구성된 회화 시리즈입니다. 언뜻 평범해 보이는 이 그림은 아주 독특한 방식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작품의 시작이 되는 공간은 다름 아닌 게임 속입니다. Mak2는 작품의 배경이 될 공간을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심즈’를 통해 구현하고 플레이합니다. 심즈에서 공간을 만들 때 Mak2는 활동명을 지을 때처럼 운세와 풍수지리에 주목합니다. 색상, 다양한 소재의 배치, 장식 등 공간을 구성할 때 풍수지리학자의 조언을 떠올립니다. 이러한 영향 탓에 홍콩에서 영감을 받았지만 어쩐지 인공적이면서 동시에 목가적인 공간이 만들어집니다.

Mak2는 심즈에서 공간을 완성한 후 스크린숏으로 이미지를 만듭니다. 이 이미지를 동일한 크기의 3개 화면으로 나눈 후, 3명의 작가에게 하나씩 전달합니다. 이 작가들은 인터넷 매체를 통해 활동하는 예술가입니다. 그들에게 스크린숏 이미지를 전달하며 회화 작품으로 만들어 주길 의뢰하는 방식입니다. 각 작가는 그림을 완성한 후 Mak2에게 전달합니다. 이제 3개의 그림을 합쳐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시키는 것이죠.


독창성의 새로운 의미

Mak Ying Tung 2, “Home Sweet Home, Feng Shui Painting, Fire 4”, 2021
Mak Ying Tung 2, “Home Sweet Home, Feng Shui Painting, Fire 4”, 2021, 이미지 출처: Courtesy of de Sarthe.

처음 Mak2의 작품을 보았을 때 느낀 감정은 놀라움이었습니다. 심즈라는 익숙한 게임에서 작품의 배경을 플레이하고, 낯선 이에게 이미지를 보내 그림을 의뢰하고, 취합하는 전반의 과정이 생경했기 때문입니다. 누구보다 독창적인 동시에, 과연 이러한 작업 방식을 ‘독창성’으로 말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Mak2가 아닌 인터넷 작가들의 손으로 그린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독창성의 의미와 정의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 작품을 직접 손으로 그리지 않았지만, 고유한 제작 방식을 구축하고, 그만의 철학을 담는다면 이 또한 충분히 독창적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Mak Ying Tung 2, “Home Sweet Home Palace of Love 4”, 2022
Mak Ying Tung 2, “Home Sweet Home Palace of Love 4”, 2022, 이미지 출처: Courtesy of de Sarthe

Mak2는 작품 속 소재와 표현방식을 통해 시대를 반영한, 그만의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세 명의 작가가 그린 그림을 합쳤기에 각 그림이 접하는 부분에 불가피한 균열이 발생합니다. 수영장, 조각상, 부와 명예를 상징하는 아름다운 공간을 만들지만 그 모습이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고 어색하게 단절되고 맙니다. 그 앞에서 이상적인 그림 속 모습이 과연 현실에서 실현 가능할까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리얼리티 TV 데이트 쇼를 주제로 공간을 만들고, 연인의 모습과 이를 관찰하는 카메라를 작품 속에 다루기도 하면서 현실과 상상 혹은 매체 속 세계 사이 괴리감을 느끼게 합니다.

이처럼 사회적 메시지를 기발하고 엉뚱한 방식으로 풀어내는 유머감각 또한 고유합니다. Mak2는 유머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실제 스탠드업 코미디언이 되기 위해 도전하기도 합니다. 코미디 오픈 마이크에 참여하기도 하고, 2022년 홍콩 국제 웃음 축제에도 참여해 2등 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진지하고 어두운 이야기를 웃음이 터져 나오게 전하고자 노력하는 그 모습 자체가 독창적이지 않은가요?


INSTAGRAM : @mak2protein


Mak2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 꿈은 사람들이 내가 누구인지 정의할 수 없는 것입니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실험과 탐구를 지속하는 Mak2를 한 마디로 요약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작가는 이렇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만족감을 주기 때문에 창의적으로 계속 도전하고 싶어요. 나는 창조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것이 내가 만족을 찾는 방법입니다.”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소중히 하고, 자기만의 이야기를 전하는 Mak2. 그의 작품과 이야기 속에 과연 작가는 어떤 사람인지, 독창성이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됩니다.

  • Spotlight: How Rising Hong Kong Artist Mak2 Uses Feng Shui and the Sims to Create Thought-Provoking Paintings, (2021.11.09), https://news.artnet.com/
  • MAK2’S NEWEST ART IS TOO HOT TO HANDLE, (2023.02.08), https://zolimacitymag.com/

이수현

이수현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마음.
삶을 깨트리는 예술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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