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을 찾고 싶을 때
읽는 그림책 3권

방랑하는 주인공처럼 헤매다
만나게 되는 나의 이야기
Edited by

매일, 매 순간 우리는 수많은 선택지 앞에서 고민합니다. 득과 실을 따져보지만 결국 해보기 전에는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삶의 선택지 앞에서 갈등할 때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때때로 필자는 조금 모호하고, 해석할 여지가 많은 그림책의 도움을 받습니다. 이야기에 담긴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면서 무엇을 망설이고 무엇을 원하는지 곰곰이 생각합니다. 이번에 소개할 세 권의 그림책에는 저마다의 세계에서 헤매는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어디로 향하는 길인지 모를 수도 있고, 제대로 된 길이 있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동화 같은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이야기는 삶에 대한 담담한 비유처럼 느껴집니다.


크빈트 부흐홀츠,
『순간 수집가』

그림책 『순간 수집가』
이미지 출처: 보물창고

이웃에 살던 막스 아저씨가 긴 여행을 떠나며 ‘나’에게 화실 열쇠를 맡깁니다. 언제나 그림을 완성한 후엔 뒤집어 놓기만 하고 통 보여주지 않던 막스 아저씨가 오직 나를 위한 전시를 준비한 것이죠. 막스 아저씨가 남긴 그림을 따라 나는 환상적인 세계로 여행을 떠납니다. 자신을 화가가 아닌 ‘순간 수집가’라고 말하던 막스 아저씨의 그림엔 이해할 수 없는 비밀이 가득합니다. 거대한 꾸러미엔 무엇이 들어 있는지, 초원의 젖소들은 무엇을 보고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나에겐 이미 그건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날마다 그림 속 새로운 장소를 여행하며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여행의 끝에서 주인공은 무엇을 얻었을까요? 무궁무진한 이야기의 세계를 돌아다니다 마지막 장을 덮을 때 스며드는 진한 여운을 느껴보세요.

그림책 『순간 수집가』
이미지 출처: 크빈트 부흐홀츠 공식 웹사이트

『순간 수집가』 상세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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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란도 위크스,
『소금차 운전사』

그림책 『소금차 운전사』
이미지 출처: 단추

여름에는 아이스크림 차를 운영하는 아이스크림 장수였다가 겨울이 되면 언 땅에 소금을 뿌리는 소금차 운전사가 되는 ‘나’의 마지막 출근길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이제 더 이상 소금차는 필요하지 않다는 통보를 받은 나는 담담히 마지막 밤을 준비합니다. 저녁을 먹고, 단단히 옷을 껴입고, 집 안을 정리합니다. 밤 11시, 모두가 잠든 한밤의 세상은 경이롭습니다. 눈발은 별이 되고 바닷속 플랑크톤이 되어 거대한 우주로 나를 초대합니다. 동이 트고 소금차의 일은 끝납니다. 세상이 더 이상 자신을 필요로 하지 않을 때, 마지막 밤을 여행하며 끝내 주인공이 한 선택은 무엇일까요? 뮤지션이기도 한 작가가 이 책을 위해 만든 음악과 함께 가슴이 먹먹해지는 이야기의 마지막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동영상 출처: 올란도 위크스 유튜브 채널

『소금차 운전사』 상세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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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 아라이 료지,
『몬테로소의 분홍 벽』

그림책 『몬테로소의 분홍 벽』
이미지 출처: 예담

이 책은 꿈속에서 본 분홍 벽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고양이 하스카프의 이야기입니다. 도중에 사자 떼를 만나기라도 하면 그들의 매력에 이끌려 같이 어울려 놀지도 모른다고 걱정할 만큼 하스카프는 조금 엉뚱한 고양이입니다. 하지만 분홍 벽으로 가겠다는 마음 하나는 결코 흔들리지 않습니다. 왜 가야 하는지는 스스로도 설명하지 못합니다. 분홍 벽이 자신에게 무슨 의미인지도요. 분홍 벽이 실제로 있는지조차 확신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하스카프는 멈추지 않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독자는 자연스레 묻게 됩니다. 누가 뭐라 해도 반드시 가야만 하는 곳. 나의 분홍 벽은 무엇이고 어디에 있는지 말입니다.

이미지 출처: 위즈덤하우스 블로그

『몬테로소의 분홍 벽』 상세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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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그림책의 주인공들은 뒤돌아보지 않습니다. 어떤 이유에서건 멈추지 않지요. 그들처럼 일단 발을 내디뎌 보는 건 어떨까요? 용기가 나지 않는다면 먼저 그림과 글이 안내하는 여행에서 마음껏 헤매보는 겁니다. 그림책을 읽는 데 정답은 없으니까요. 정해진 길 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주인공처럼 독자 역시 낯선 이야기 속을 헤매며 각자의 방향과 해석을 찾아가는 것이죠. 그러다 보면 결국 독자가 듣고 싶고, 보고 싶은 이야기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그 이야기가 마음껏 헤맬 용기도, 뒤돌아보지 않을 용감한 선택도 다 괜찮다는 결말이길 바랍니다.


김자현

김자현

그림과 글, 잡다한 취향의 힘으로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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