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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재현한
록스타의 한 때

돌아갈 수 없는 그때를 재현한
그 시절 록스타들의 AI 커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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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The Beatles 공식 유튜브 채널

지난 11월 비틀즈의 신곡 ‘Now And Then’이 발매됐습니다. 동명의 그룹이 아닌, 영국의 전설적인 밴드 ‘비틀즈(The Beatles)’가 맞습니다. 존 레넌이 데모 테이프에 남긴 미완성곡을 인공지능 기술로 복원하고 재녹음해 발매한 것인데요. 이 곡을 발견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음질이 너무 떨어지고, 존의 보컬 피치가 어긋나는 등 ‘비틀즈’의 이름으로 발매하기엔 기술적인 어려움이 많았다고 합니다.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AI였습니다. 멤버들의 목소리를 학습한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데모 테이프 속 존의 목소리를 완벽히 분리해 낸 것이죠. 그 후 조지 해리슨의 스타일대로 기타를 녹음하고, 아직 건재한 멤버 폴 매카트니와 링고 스타의 목소리와 연주가 얹어졌습니다. 음원 안에서 세상을 떠난 존과 조지를 만나 비틀즈가 다시 뭉친 셈입니다.

이 소식을 듣고 기대감에 부풀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미 세상을 떠난 록스타나 복잡한 사정으로 해체된 밴드의 노래를 새롭게 들을 방법이었으니까요. 딘의 새 앨범을 기다리다 지친 팬들이 그의 목소리로 AI 커버곡을 만든 것처럼, 필자도 사심을 담아 동경하는 록스타들의 목소리를 재현한 AI 커버곡을 유튜브에서 찾아봤습니다. 결코 성사될 수 없어서, 더욱 간절한 소망이 담긴 커버곡들로요.


오아시스의 신보를 원해

리암 갤러거 x 노엘 갤러거 하이 플라잉 버즈

동영상 출처: 유튜브 채널, Star Shaped Tambourine

한국인이 사랑하는 브릿팝 밴드, 오아시스(Oasis)는 두 형제의 갈등 속 해체됐습니다. 해체 이후 10년이 넘은 시간이 지난 지금, 동생인 리암은 전성기를 방불케 하는 라이브 실력으로 젊은 세대를 매료시키고 있고, 형 노엘은 자신의 밴드 ‘하이 플라잉 버즈(Noel Gallagher’s High Flying Birds)’를 통해 오아시스 때와는 전혀 다른 음악을 선보이면서, 각자 자신만의 영역을 견고히 하고 있습니다.

해체 직후에 발표된 두 형제의 솔로 음악은 오아시스의 향기가 짙게 묻어 있었습니다. 특히 하이 플라잉 버즈의 정규 1집 [Noel Gallagher’s High Flying Birds]는 오아시스의 정규 8집이라 해도 될 만큼, 그들의 마지막 앨범과 연결성이 짙게 느껴지실 텐데요, 오아시스의 싱어송라이터 노엘의 밴드이기도 하고, 오아시스의 앨범에 수록되지 못한 곡들도 있었으니 당연한 감상입니다.

오아시스의 재결합을 꿈꾸는 팬들은 이 앨범에 리암의 목소리를 입혔습니다. ‘형제가 싸우지 않고, 정규 8집을 발매했다면?’하는 사심을 가득 담아서요. 노엘의 보컬도 훌륭합니다만, 리암의 보컬을 입히는 순간, 이 앨범은 오아시스의 신보가 됩니다. 두 형제가 오아시스라는 이름으로 뭉칠 일은 희박해 보이니, 이렇게나마 그들이 뭉친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풋풋했던 소년의 목소리

젊은 알렉스 터너 x 악틱 몽키즈

동영상 출처: 유튜브 채널, Punyaibenk

악틱 몽키즈(Arctic Monkeys)는 영국 셰필드 출신의 20년 차 밴드입니다. 대중적이진 않은 음악성으로 국내에선 그 이름과 영향력이 생소합니다만, 2012년 런던 올림픽 개회식 때 공연할 정도로 영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대형 밴드죠. 그들이 이렇게 성장하게 된 원동력은 록에 얽매이지 않고, 힙합과 R&B 등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장르를 흡수한 유연함입니다.

그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음악적인 성향도 변했습니다. 보컬 알렉스 터너의 싱잉 스타일도요. 처음 데뷔했을 땐 앳되고, 기교 없이 담백한 보컬이었습니다. 이제 막 20살이 된 알렉스의 보컬은 당시 신을 휩쓸었던 개러지 록에 아주 적합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앨범을 거듭할수록 복잡해지는 리듬 아래 R&B적인 요소들이 가미되면서, 알렉스의 목소리는 그리스를 코팅한 것처럼 끈적해지고, 성숙해졌습니다.

꾸준히 앨범을 내면서 활동한 밴드의 음악적 성향이 변하는 건 긍정적인 일입니다. 끊임없이 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증거니까요. 그에 따라 창법을 바꾸는 것도 당연하고요. 하지만 정제되지 않은 초기의 악틱 몽키즈와 알렉스의 보컬을 그리워하는 이들에겐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팬들은 AI 기술을 빌려 20살의 젊은 알렉스를 데려와 최신 앨범을 부르게 했습니다. ‘Young Alex Turner AI Cover’라는 영상 제목처럼, 알렉스와 밴드가 20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지 않는 이상 앳된 목소리는 다시 듣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록스타를 추모하는 방법

커트 코베인 x 푸 파이터스

동영상 출처: 유튜브 채널, G11

사후에도 대중문화에 영향을 끼치는 아티스트들이 있습니다. 너바나(Nirvana)의 커트 코베인도 그런 아티스트 중 한 명입니다. 너바나는 단 2장의 앨범을 내고, 커트의 죽음과 함께 해체했습니다만, 커트 코베인의 음악적인 지향점은 이후 밴드 음악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리고 푸 파이터스(Foo Fighters)는 정신적으로 너바나를 계승한 밴드라고 할 수 있지요.

푸 파이터스는 너바나의 드러머였던 데이브 그롤이 결성한 밴드입니다. ‘너바나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라는 평단과 대중의 우려가 무색하리만큼, 빠르게 푸 파이터스만의 정체성을 굳건히 만들어 갔죠. 현재는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만큼, 밴드의 역사에서 중요한 밴드로 자리 잡았고요.

그럼에도 팬 입장에선 푸 파이터스가 ‘너바나의 정신을 계승한 밴드’라고 발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커트 코베인과 동시대를 함께 한 데이브 그롤은 팬들에게 ‘커트’만큼 상징적인 존재니까요. 푸 파이터스의 대표곡 ‘Everlong’에 커트의 보컬을 덮어씌운 AI 커버곡에는 한 때 세상을 뒤집어 놨던 너바나와 커트 코베인에 대한 그리움이 담겨 있습니다. 커트 코베인이 살아 있었다면, 보컬 데이브 그롤도, 푸 파이터스도 없었겠지만요.


전설로 남았을 듀엣

프레디 머큐리 x 마이클 잭슨

동영상 출처: 유튜브 채널, matt

위대한 프론트맨을 논할 때, 프레디 머큐리를 빼놓고 이야기하기란 불가능합니다. 프레디는 오늘날에도 화자 되는 가창력으로 전 세계를 호령했던 퀸(QUEEN)의 보컬이었습니다. 그래서 ‘그가 살아있었다면, 어떤 노래를 불렀을까?’ 상상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록은 물론 팝과 R&B, 심지어 한국의 발라드까지. AI 기술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프레디의 목소리로 커버하고 있지요. 그렇기에 그가 살아생전, 마이클 잭슨과 듀엣곡을 준비했다는 이야기는 더욱 흥미롭게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1980년대, 프레디 머큐리와 마이클 잭슨은 3곡 정도의 듀엣곡을 녹음하고, 발매할 계획을 세울 정도로 친분이 두터운 사이였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 최정상에 있던 아티스트들이다 보니 스케줄의 문제로 작업이 어려웠다고 하는데요. 2014년, 프레디의 개인 앨범에만 수록됐던 ‘There Must Be More to Life Than This’의 마이클 잭슨 듀엣 리믹스 버전이 발매됐습니다만, 마이클 잭슨도 세상을 떠난 직후에 발매된 것이니, 두 아티스트가 공식적으로 함께 발표한 곡은 없는 셈입니다.

마이클 잭슨의 ‘Thriller’를 부르는 프레디의 모습을 그려보면서 ‘두 전설의 협업이 이루어졌다면, 어떻게 공연했을까?’ 상상해 보는 겁니다.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기에, 팬들은 유튜브에 AI로 가상 세계를 만들고 있습니다. 프레디와 머큐리가 살아서 함께 부르는 그런 세계를요. 소문에 의하면, ‘Thriller’를 준비하던 때, 마이클은 프레디가 이 곡에 참여하길 원했다고 합니다.


‘Al 커버’에는 이런 마음들이 담겨있다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평생 활동을 해준다면, 전성기 때의 스타일을 다시 재현해 준다면, 그와 동시대를 살았더라면. 아티스트도 복잡한 사정이 있거나, 유한한 시간 때문에 그러지 못한 것들이 많았을 테니, 이루어질 수 없는 소망들이요. 인공지능은 학습 능력만 있다고 하지만, 거기에 마음을 담을 수 있다고 말하면 너무 거창할까요? AI 커버 아래 달린 댓글에는 그런 마음들이 뭉쳐 있습니다. 기술이 꼭 편리할 필요가 있을까요. 이런 마음들을 담는 것만으로도, 우린 잠시나마 행복해질 수 있는데요.


지정현

지정현

새삼스러운 발견과 무해한 유쾌함을 좋아하는 사람.
보고, 듣고, 느낀 예술을 글로 녹여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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