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은 단순히 미각뿐만이 아닌 여러 감각을 통해 먹는다고 하죠. 가장 먼저 음식의 형태와 플레이팅을 눈으로 보며 한 입, 그다음 코로 음식의 풍미를 음미하며 한 입, 마지막으로 최종 목적지인 입으로 한 입. 그중에서도 가장 큰 감탄을 불러일으키는 최초의 한 입, 시각 미식에 대해 다루어볼까 합니다. 오늘 소개하는 네 개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단순히 예쁘게 담은 플레이팅이 아닌 창작자의 특별한 감각이 드러나는 요리들입니다. 먹음직스러운 한 입 대신 상상력을 동원한 한 입!
시바테이블
하늘로 날아오르는 청룡 피클, 계란 이불을 덮고 자는 코알라 가족, 엄마 등에 올라탄 아기 카피바라 등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동물들의 이야기를 요리에 담아내는 인스타그램이 여기 있습니다. 시바테이블의 통통 튀는 창의력을 구경하고 있자면 이 작품들을 먹을 수 있다는 생각마저 잊게 되는데요. 먹기에 너무 아깝다는 말이 더 맞는 것 같습니다. 동물뿐만 아니라 국수로 만든 가방, 애호박으로 플랫슈즈까지! 무궁무진한 시바테이블의 상상력을 지금 바로 구경해 보세요.
굿모닝레시피
이토록 아름다운 자연의 색과 형태를 담아낸 요리를 본 적 있나요? 굿모닝레시피의 첫인상은 ‘요리 같지 않다’는 것입니다. 마치 현대미술처럼 형태와 조합이 예술적이죠. 또한 굿모닝레시피는 맛에서도 평범함을 거부합니다. 석류 베이글, 핑크 페스토를 섞은 참치로 만든 김밥, 데친 채소가 들어간 샐러드 라멘 등 화면 너머의 우리는 맛볼 수 없지만 궁금증을 일으키는 요리들입니다. 왠지 채소가 많이 쓰이는 플레이팅이 건강한 맛을 연상시켜서 일까요? 제철이 느껴지는 요리들로 유독 봄이 잘 어울리는 플레이팅을 구경할 수 있는 계정입니다.
INSTAGRAM : @goodmorningrecipe
sh_mong__
파랑 눈에 금발 곱슬머리, 빨간 안경을 쓴 캐릭터의 이름은 Cindy입니다. 처음 이 인스타그램을 발견하고 멈춰 섰던 사진은 바로 사랑스러움이 가득 담긴 캐릭터 케이크 앞이었습니다. 요즘 인스타그램에는 귀엽고 예쁜 디저트가 정말 많은데 왜 하필 이 계정이 제 눈에 띄었던 걸까요? 그건 바로 sh_mong_ 계정이 가진 이야기 때문이었습니다. 딸의 그림 속 이자벨이라는 인물을 케이크로 만들어주는 엄마. 키티 모양의 찐빵, 케이블 니트 짜임을 가진 케이크,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환상을 충족시켜주는 sh_mong__은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동심 또한 사로잡을 수 있는 베이킹 계정입니다.
furfur_chan
간신히 눈을 뜨고 있는 퍼비 인형 앞으로 매일 아침 새로운 조찬이 차려집니다. 주식은 달걀과 토스트, 과일인데요. 같은 듯 매일 다른 구성입니다. 어떤 날은 계란프라이, 어떤 날은 스크램블, 또 어떤 날은 삶은 달걀. 어떤 날은 졸고 있고 어떤 날은 간신히 눈을 뜨고있는 퍼비. 매일 성심성의껏 달라지는 구성과 퍼비의 표정, 그리고 의상까지 똑같은 듯 다른 차이를 찾다 보면 비슷한 사진인데도 자꾸 멈춰 서서 구경하게 됩니다. 특히 furfur_chan 계정의 매력은 피드를 전체적으로 봤을 때 두드러지는데요. 주르륵 나열된 퍼비들을 보고 있자면 왠지 모를 성실함이 느껴진달까요? 매일 같은 듯 다른 일상을 사는 우리의 모습을 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세상에 새로움이 없다면 얼마나 지루할까요? 음식이 맛을 즐기고 배를 부르게 하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할 때 우리는 또 다른 즐거움을 발견하게 됩니다. 바로 시각의 맛! 이런 것이야말로 사람들의 귀여운 창의력을 구경하고 맛볼 수 있는 인스타그램의 긍정적인 활용인 것 같습니다. 나만의 창의력이 담긴 시도를 가볍게 보여줄 수 있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한번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