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해하고 다정한
채식 공간 4선

맛있는 채식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들
Edited by

여러분은 오늘 무엇을 드셨나요? 바쁜 일상과 피로에 치여 아무렇게나 때우시지는 않았을지요. 저는 채식을 한 지 3년 정도 되어가는데요. 채식으로 느낀 여러 장점 중 하나가 바로 ‘끼니를 잘 챙기게 된다’는 점이랍니다. 채식을 하다보면 ‘영양소가 부족할 것 같다’는 우려를 참 많이 맞닥뜨립니다. 그래서 조금은 더 세심함을 더해 식단을 고르게 되고, 덕분에 우려의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매 끼니마다 내가 나를 더 잘 대접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번 주말에는 나를 더 챙기는 식단을 경험해보면 어떨까요? 많은 분께서 어려울 것 같아서, 혹은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기에 채식을 망설인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누구나 편하게 채식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식당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서울 마포구, 황금룡

황금룡
이미지 출처: 황금룡

채식을 둘러싼 많은 오해 중 하나가 비싸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채식이 ‘일반식’과는 다른 스페셜 식단이라고 여겨지는 듯합니다. 이 오해를 풀어줄 식당이 바로 황금룡입니다. 서울 마포구의 망원동은 비건 식당이 유독 많은 동네인데요. 그중에서도 황금룡을 소개하는 이유는 저렴하고 편안한 ‘동네 식당’ 분위기 때문입니다. 이곳은 외관도, 내부도 여느 중식집과 다르지 않습니다. 한 가지 특별한 점이 있다면 그건 바로 비건 메뉴가 있다는 점인데요. 여러 명이 갔을 때 주메뉴로 시키기 좋은 깐풍가지, 버섯탕수부터 혼자 갔을 때 든든한 한 끼로 먹기 좋은 짜장, 짬뽕, 덮밥류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황금룡
이미지 출처: 황금룡

특히 식사 메뉴의 가격대가 10,000원 내외여서 혼자 갔을 때도, 여럿이 갔을 때도 저렴하지만 간단하게 끼니를 챙길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망원동 근처에서 혼자 식사해야 할 일이 있다면, 혹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간편하지만 든든하게 식사를 챙기고 싶다면 황금룡에 방문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황금룡 매장 정보 확인하기


경기도 파주시, 채식공간 녹두

채식공간 녹두
이미지 출처: 채식공간 녹두
채식공간 녹두
이미지 출처: 채식공간 녹두

황금룡이 일상에서 편안하게 가기 좋은 곳이었다면 이번에는 기분 내고 싶은 날 가볼 만한 식당을 소개합니다. 파주의 한적한 주택가에 자리 잡은 이곳은 우드 톤의 차분한 인테리어로 들어가자마자 마음이 편안해지는 공간입니다. 제철 나물과 들깨, 버섯으로 만든 파스타부터 각종 야채를 활용한 밥 메뉴까지. 한식과 양식을 모두 아우르는 메뉴 구성이 특징인데요.

재료도 주목할 만합니다. 친환경 파주쌀, 유기농 그리스 올리브오일, 텃밭에서 재배한 민트로 만든 티나 공정무역 커피 등 메뉴를 구성하는 식재료 하나하나에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이 사회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짙은 고민이 베여있죠. 방문하실 예정이라면 목, 금, 토요일만 문을 여니 일정 잡으실 때 참고하시기를 바랍니다. 방문 전에 예약하시면 더욱 편안하게 나들이를 즐기실 수 있고요. 차로 5분 이내에 산책하기 좋은 파주 출판단지가 있으니 함께 다녀오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이미지 출처: 채식공간 녹두
이미지 출처: 채식공간 녹두

녹두 매장 정보 확인하기
INSTAGRAM : @nokdu35_35


경기도 파주시, 베지앙

베지앙
이미지 출처: 베지앙 인스타그램
베지앙
이미지 출처: 베지앙 인스타그램
베지앙
이미지 출처: 베지앙 인스타그램

지속가능성을 이야기할 때 함께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존재는 바로 어린이일 테지요. 이번에는 파주시의 한 초등학교 앞에 자리 잡은 식당입니다. 초등학교 뷰를 자랑하는 만큼 평일 점심시간에 방문하면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을 만날 수 있는데요. 아이들을 바라보며 최대한 무해한 방식으로 만들어진 요리를 먹다 보면 저 아이들이 경험할 미래가 지금보다 조금 더 나은 것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피어납니다. 들기름으로 감칠맛을 낸 고사리 파스타와 비건 미트볼을 넣은 토마토 파스타, 팟타이, 소바 등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는데요. 제철 재료를 활용해 계절마다 조금씩 달라지는 메뉴도 기대를 갖게 하는 요소입니다.

베지앙
이미지 출처: 직접 촬영

요리의 맛뿐만 아니라 이곳 특유의 문화 또한 주목할 만합니다. 공간에 들어가 자리를 잡으면 직원분께서 일회용 물티슈가 아닌 물수건을 가져다줍니다. 이곳은 일회용품 사용을 지양하는 제로 웨이스트 공간입니다. 음료를 주문할 때 개인 텀블러를 가져오면 일부 할인까지 해주니 서랍 속 잠들어있던 텀블러를 꺼내보면 어떨까요? 한쪽에 가지런히 놓여진 강아지용 물그릇이 동물 친구들도 환대하는 공간이라는 것을 말해줍니다. 지난 3월부터는 사장님 가족이 유기견 보호 단체에서 입양하신 반려견 ‘소금이’도 공간을 지키고 있으니, 운이 좋으면 만나보실 수도 있겠습니다.


베지앙 매장 정보 확인하기
INSTAGRAM : @vegeang_vegan


서울 용산구, 써니브레드

써니브레드
이미지 출처: 써니브레드

마지막은 해방촌 글루텐프리 레스토랑 ‘써니브레드’입니다. ‘써니브레드’의 써니송 대표는 빵과 디저트를 좋아했지만 타고난 글루텐 불내증으로 인해 밀가루 음식을 먹지 못했다고 합니다. 밀가루를 먹고 싶으면 꾹꾹 참다가 결국 아플 각오를 하고 먹었다고 하는데요. 제한적 식사만을 하던 써니송 대표가 본인이 먹기 위해 글루텐프리 빵을 만든 것이 ‘써니브레드’의 시작입니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비건 메뉴뿐만 아니라 글루텐프리 파스타, 샌드위치, 케이크, 와플까지 폭넓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식탁 앞에서 누구나 나다울 수 있도록 타고난 식습관과 선택한 신념을 모두 아우르며 지켜주는 공간인 셈이지요.

써니브레드
이미지 출처: 써니브레드 인스타그램
써니브레드
이미지 출처: 써니브레드 인스타그램

어린 시절을 미국에서 보낸 써니송 대표는 외국 손님들과의 소통도 매우 능통합니다. 그래서인지 공간에는 다양한 국적의 손님들이 모이는데요. 여러 인종의 손님들이 모여 각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은 이곳이 단순한 식당을 넘어 다양성을 존중하는 공간이라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창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써니송 대표 본인의 경험을 담은 마케팅 수업과 창업 세미나, 베이킹 입문자들을 위한 원데이 베이킹 수업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경험할 수 있다고 하니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살펴보셔도 좋겠습니다.


써니브레드 매장 정보 확인하기
INSTAGRAM : @sunnybreadkr


지금까지 소개한 4곳의 공통점이 있다면 그건 단순히 식사를 제공하는 곳을 넘어 채식의 정체성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것입니다. 당장 나의 일상에서 아주 작은 노력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 제로 웨이스트를 체험하고, 동물 친구들과 살을 맞대고, 국적도 나이도 성별도 모두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 이 모든 체험은 결국 채식이 지향하는 바와 맞닿아있습니다.

나를 챙기는 것을 넘어 주변까지 세심히 돌아보는 식사. 중요한 것들을 놓아두는 선반 위에 나와 함께 다른 존재들까지 올려두는 다정함. 채식은 분명 자아를 확장하는 여러 시작점 중 하나입니다. 한 해의 절반이 지난 이 시점에서 일상에 작은 변주를 가하고 싶다면, 무해하고 다정한 공간들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처음부터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저 공간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부터 변화는 이미 시작되고 있을 테니까요.


Picture of 민재

민재

파주출판단지 노동자
무해한 삶을 지향합니다.

에디터의 아티클 더 보기


문화예술 전문 플랫폼과 협업하고 싶다면

지금 ANTIEGG 제휴소개서를 확인해 보세요!

– 위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는 저작물로 ANTIEGG에 저작권이 있습니다.
– 위 콘텐츠의 사전 동의 없는 2차 가공 및 영리적인 이용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