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앞서간 18명의 화가들
『한 권으로 읽는 인상파』

서양 회화에 혁명을 일으킨
인상파 화가들의 예술과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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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네부터 모네, 르누아르, 드가, 고흐까지. 우리에게 친숙한 이 인물들은 모두 인상파 화가들인데요. 올해 2월에는 더현대 서울 미술관에서 모네의 특별전이 개최되고, 얼마 전에는 예술의 전당에서 반 고흐 전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을 만큼 인상파 작품들은 시대를 초월하며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인상주의는 400년 넘게 이어져 온 서양 회화의 전통을 깨고 근대화 혁명을 불러온 미술 운동을 뜻하는데요.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모방하는 것만이 정답이라고 여겨졌던 시대에 인상파 화가들은 서양 회화의 해방을 주도했습니다. 빛과 색채의 변화에 주목하며 고유한 관점과 개성을 드러냄으로써 전통 회화에 혁신을 불러왔죠. 미술사에 큰 전환점을 가져오며 20세기 미술로 이어지는 초석을 다진 인상주의. 유쾌하고 흥미로운 대화로 18명의 화가의 예술과 삶을 소개하는 책 『한 권으로 읽는 인상파』를 만나보세요.


전통적인 고전주의에
도전장을 내밀다

이미지 출처: 한스미디어

『한 권으로 읽는 인상파』는 18명의 인상파 화가의 예술과 삶을 통해 인상주의의 역사를 한눈에 조망하는 미술 교양서입니다. 서양 회화의 거장과 명작을 소개하는 미술평론가 야마다 고로의 교양 강좌를 기반으로 제작된 이 책은 대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500여 점의 풍성한 그림과 자료가 수록되어 있어 누구나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죠.

서양 회화의 전통인 고전주의에서는 원근법과 음영법을 기반으로 자연을 똑같이 그리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졌는데요. 18세기 말, 프랑스에서 시민혁명과 산업혁명이 발생하면서 미술계에도 거친 변화의 바람이 불어왔습니다. 특히 사진의 발명 이후로 위기감을 느낀 화가들은 새로운 주제와 독창적인 표현 기법을 모색하기 시작했고, 이는 낭만주의와 사실주의를 거쳐 인상주의로 발전하게 됩니다.

이미지 출처: Wikipedia

인상주의(Impressionism)란 19세기 후반 일어난 근대 미술 운동이자 사조로, 빛과 색채의 변화무쌍한 움직임을 포착하여 작품이 주는 특정한 인상과 느낌을 전달하는 데 집중하는데요. 공개 당시 엄청난 논란의 대상이 되었던 에두아르 마네의 “풀발 위의 점심식사”는 인상주의의 시작을 알린 작품입니다. 서양 회화의 전통에 의하면 신화나 성경의 인물만 누드로 그릴 수 있었지만, 마네는 이를 거부하고 고전 명화를 기반으로 당대 파리의 유행과 풍속을 표현함으로써 동료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게 되죠. 이에 마네를 동경하며 한자리에 모인 젊은 예술가 그룹은 ‘바티뇰파’라 불리게 되고, 이는 훗날의 인상파로 발전하게 됩니다. 『한 권으로 읽는 인상파』는 작품이 탄생한 당대 미술계 사조와 시대적 배경을 조화롭게 엮어내며 역사적인 순간으로 독자를 초대합니다.


모네파 vs 드가파로
나뉜 인상파

이미지 출처: Wikipedia

1874년 4월 15일, 아카데미가 주최하는 전통적인 국가 미술 전람회인 살롱전에 대항하는 전시가 열렸습니다. 모네, 르누아르, 드가를 비롯한 인상파 화가들이 모여 독자적인 그룹 전시회인 ‘인상파전’을 개최한 것인데요. 이들은 매끄러운 그라데이션으로 음영을 묘사하는 고전주의 회화를 부정하고, 붓질의 흔적을 강조하여 빛과 색채의 미묘함을 드러내는 필촉 분할 기법을 사용하는 등 작가 개인의 주관적인 인상을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보수적인 기성 제도에 반대하며 하나로 뭉친 인상파 그룹 내에서도 붕당 정치와 계급 투쟁이 존재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인상파는 크게 ‘모네파 vs 드가파’로 분리되었는데요. 책은 상세한 인물 관계도와 주석을 통해 인상파 발전 과정의 이해를 돕습니다. 두 그룹은 살롱전 출품과 신규 화가의 전시 참여 여부를 두고 치열한 대립을 빚었다고 하는데요. 모네파는 서민 계급 출신의 화가들이, 드가파는 부르주아 출신이 주축을 이루었다는 점 또한 갈등에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이미지 출처: Beaux Art Magazine

『한 권으로 읽는 인상파』에서는 세잔이나 고갱, 고흐 등 포스트 인상주의의 대표주자들까지 만나볼 수 있는데요. 모네파와 드가파의 끊이지 않는 충돌로 인상파전은 결국 1886년 8회차를 끝으로 막을 내리게 됩니다. 모네와 르누아르가 쇠라파 화가들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쇠라의 “그랑자트섬의 일요일 오후”는 인상주의의 종말을 알린 작품으로, 그는 필촉 분할 기법이 아닌 과학적인 접근이 돋보이는 밀도 높은 점묘화 기법으로 인공적인 빛을 만드는 데 집중했습니다. 쇠라의 실험적인 작품 이후로는 색과 형태를 자유롭게 변형하는 포스트 인상주의가 나타났고, 이는 추후 큐비즘과 표현주의로 이어지며 또 다른 변화의 물결을 가져오게 됩니다.


삶과 희로애락의 순간들

이미지 출처: Wikipedia

『한 권으로 읽는 인상파』는 인상파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숨은 주역들까지 함께 조명한다는 점에서 특별한데요. 부유한 집안 출신의 화가 바지유는 또래 동료들을 서로 연결하며 그들의 작품을 적극적으로 구매하거나, 공동 작업실을 만드는 등 아낌없는 지원을 통해 첫 인상파전 개최에 큰 기여를 한 인물이라고 합니다. 나이로 가장 선배였던 피사로는 모네파와 드가파 사이의 갈등을 중재하며 인상파전이 꾸준히 개최될 수 있도록 이끌었죠. 섬세한 시선으로 아이의 감정을 생동감 있게 표현한 카사트는 미국인 여성 최초로 살롱전에 입선한 인물로, 여성의 자립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고 하네요.

인상파의 역사와 더불어 풍성하게 덧붙여진 화가들의 삶과 비하인드 스토리는 생생한 몰입감을 더하는데요. 책은 누구나 한 번쯤은 떠올렸을 궁금증을 친절하게 해소해 줍니다. 고흐는 왜 해바라기 작품을 7점이나 그렸는지, 드가의 그림에는 왜 발레리나가 자주 등장하는지처럼 말이죠. 화가들의 작품과 일생을 촘촘히 따라가다 보면 그림을 향한 그들의 치열하고 뜨거운 희로애락의 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는 듯합니다.


10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인상파 작품들이 여전히 큰 귀감과 울림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더 나은 예술을 위해 열렬히 꿈꾸고 도전했기 때문일 테죠. 당대에는 낯설다는 이유로 숱한 비난을 들어야만 했지만, 무수한 고민과 시도를 거듭한 끝에 인상파 화가들은 마침내 서양 회화의 근대화 혁명을 이루어냈습니다. 그들의 작품은 곧 그들의 인생 그 자체이자 삶이었죠. 『한 권으로 읽는 인상파』를 덮고 난 이후 다시 작품 앞에 선 당신은, 아마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세계를 마주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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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하

좋아하는 게 많은 사람.
일상을 여행처럼 살아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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