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기의 의미를 알려주는
브랜드 3선

조용히 삶을 데우는
방식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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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날은 “열정”이라는 말이 너무 뜨겁게 느껴집니다. 뭔가를 이뤄야만 할 것 같고, 늘 더 나아가야만 할 것 같은. 숨이 가쁜 단어죠. 그래서인지 요즘은 조금 더 느린 단어에 마음이 갑니다. 열기라는 단어처럼요.

열기는 꼭 불타오르지 않아도 됩니다. 소리 없이 퍼지는 기온처럼 천천히 가까워지는 빛처럼 그런 식으로 우리를 데우는 것들이 있습니다. 감정의 작은 반응이고 집중의 상태이며 어떤 사물을 대하는 태도이기도 하죠.

이번 아티클에서는 그런 ‘열기’라는 감각을 전하는 세 가지 브랜드를 소개합니다. 그들은 화려하지 않지만, 삶에 묵직한 흔적을 남기는 방식으로 우리의 일상을 따뜻하게 만들고 있는 브랜드들입니다.


빈브라더스

– 커피를 넘어, 태도를 볶는 브랜드

출처 : 빈브라더스 인스타그램

2013년 온라인 구독 서비스로 시작한 빈브라더스는 ‘커피 그 자체보다 커피를 대하는 태도’에 집중하는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입니다. 전 세계 농장과 직접 거래하며 윤리적이고 투명한 생두를 수입하고 자체 로스터리에서 균형 잡힌 방식으로 로스팅하죠.

하지만 이 브랜드가 특별한 이유는 커피를 단순한 음료로만 보지 않고, 삶의 방식으로 풀어낸다는 데 있습니다. ‘커피를 태도 있게’라는 철학은 단순한 문장이 아니라, 이들이 운영하는 모든 공간과 제품, 콘텐츠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죠.

대표 매장인 상수동 빈브라더스 커피하우스는 이러한 철학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공간입니다. 마포구 토정로에 자리한 이곳은 6층과 7층으로 나뉘어 있는데, 단순한 카페를 넘어 커피의 감각을 깊이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6층은 예약제로 운영되며 커피 플라이트와 시즈널 메뉴를 통해 원두의 개성과 풍미를 집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죠. 이곳에서는 커피가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하나의 서사이자 태도로 다가옵니다. 7층은 누구나 자유롭게 머물 수 있는 라운지 형태로, 한강과 서강대교가 내려다보이는 탁 트인 전망 속에서 조용한 여유를 즐길 수 있죠.

빈브라더스의 커피 한 잔에는 산지의 이야기, 바리스타의 리듬, 공간을 채우는 빛과 음악까지 모든 요소가 조화를 이루며 삶의 감각을 되살리는 경험이 담겨 있습니다.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를 쫓기보다 커피를 대하는 태도와 철학을 통해 더 깊고 오래 지속되는 경험을 만들어가는 브랜드, 그것이 바로 빈브라더스입니다.


WEBSITE : 빈브라더스


마르헨제이

– 윤리적 열망을 감각적으로 끌어올리는 브랜드

출처 : 마르헨제이 홈페이지

마르헨제이는 비건 가방 브랜드로 시작해 단순한 친환경을 넘어 일상 속 윤리적 선택을 자연스럽게 담아내는 브랜드입니다. 가죽 대신 식물성 소재를 사용하고, 공정한 제작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을 놓치지 않죠.

이 브랜드가 주목받는 이유는 ‘착한 소비’가 무겁게 느껴지지 않도록, 스타일과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제품을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마르헨제이의 가방은 단지 환경을 생각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매일의 삶에서 편안하면서도 멋스러운 선택이 되도록 세심하게 다듬어졌습니다.

소비자가 윤리적인 가치를 지키면서도 자신의 취향을 잃지 않도록 하는 그 감각적인 균형이 마르헨제이만의 강점입니다. 일상의 작은 순간에 스며드는 변화가 결국 우리 삶을 조금씩 더 따뜻하게 만든다는 믿음이 브랜드 곳곳에 배어 있습니다.

세련된 디자인과 윤리적 가치를 조화롭게 연결하며, 자연스러운 지속 가능성을 보여주는 마르헨제이는 지금도 새로운 소비의 기준을 만들어가고 있죠.


WEBSITE : 마르헨제이


어글리어스

– 자연의 생명을 품은 투박한 식재료

출처 : 어글리어스 홈페이지

어글리어스는 신선한 제철 채소를 정기 구독 형태로 집 앞까지 배달하는 서비스입니다. 농부들과 직접 협력해 건강한 땅에서 자란 채소만을 선별해, 그날그날 가장 싱싱한 상태로 고객에게 전달하죠.

특히 모양이 완벽하지 않은 ‘못생긴 채소’도 함께 담아내는데, 이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과 소중함을 존중하며 불필요한 식품 폐기물을 줄이려는 브랜드 철학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어글리어스가 전하는 경험은 단순한 배송을 넘어 자연과 계절의 흐름을 몸과 마음으로 느끼게 해줍니다. 바쁜 일상 속 식탁 위에 제철 채소가 놓이는 순간은 잠시 숨을 고르고 내 몸과 마음을 돌보는 리추얼이 되죠.

서툴고 투박한 채소들이 오히려 더 큰 생명력과 온기를 전하며 우리 삶에 작은 변화를 천천히 일으키는 것도 이 브랜드만의 특징입니다. 자연과 연결되는 이 순간들이 모여 매일의 식탁에 작은 쉼표를 놓는 역할을 하니까요.

제철 채소가 도착하는 날, 손끝에서 전해지는 촉감과 색감은 몸과 마음을 차분하게 채워 줍니다. 소박하지만 확실한 건강한 선택들이 쌓여 삶 전체에 부드러운 변화를 불러일으키죠.

자연이 주는 작은 선물들을 통해 오늘도 내일도 조금씩 더 건강하고 균형 잡힌 일상을 가꿔가길 바라는 마음, 그것이 어글리어스가 전하는 진심입니다.


WEBSITE : 어글리어스


우리 삶의 흐름 속에서 ‘태도’란 단순한 행동을 넘어 내면의 작은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바쁘고 빠른 일상에서 한 걸음 물러서 나만의 속도로 무언가를 마주하는 순간, 그 자체가 삶을 조금씩 데우는 시작이 되죠.

빈브라더스의 커피 한 잔, 마르헨제이의 윤리적인 선택, 어글리어스의 자연 식재료를 만나는 시간 모두가 그런 작고 소중한 순간들입니다. 이들이 전하는 태도는 거창하지 않지만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마음 한 켠에 온기를 남깁니다.

지금 이 순간, 당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따뜻하게 만드는 태도를 찾아보세요. 크고 눈에 띄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저 나에게 필요한 온도와 리듬을 지켜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작은 불씨가 모여 큰 온기가 되듯, 우리의 하루도 그렇게 조금씩 더 따뜻해하게 열기를 더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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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빈

단순하지만 가득 차 있는 '심풀라이프'를 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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