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지만 단단하게
ANTIEGG가 만드는 문화

사이드로 태동한 조직이
지속 가능하게 나아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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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을 ‘느슨한 연대’라고 호명하는 브랜드. 회사의 형태를 띠지 않으면서도 단단한 결속을 자랑하는 집단. ANTIEGG를 하나로 응집하고,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도대체 무엇인가. 지난 5월, 필자가 브랜드 디렉터로 이 팀에 합류하기 전까지 줄곧 품었던 의문입니다. ANTIEGG에서 처음 맡게 된 업무는 신규 및 기존 구성원들을 위한 온보딩 세션 제작이었습니다. 조직에 대한 빠른 이해를 돕기 위해 브랜드 정체성부터 콘텐츠 발행 프로세스, 앞으로의 비전까지 명료하게 정리하고 문서화하는 일이었죠. 그 과정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ANTIEGG가 뿌리내리고 있는 단단한 토대는 바로 우리의 ‘문화’라는 답을요. 오늘은 필자가 합류 후 느끼고 경험한 ANTIEGG의 문화를 소개하겠습니다.


모든 목소리를 존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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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EGG에는 어떤 차별과 배제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브랜드의 시작이 경계를 재정의하고, 주류에게만 편중된 권력을 재분배하기 위함이었던 것만큼 모든 목소리를 존중하는 조직을 지향하고 있어요. 다양성을 포용하는 우리의 문화는 ANTIEGG에서 발행하는 콘텐츠의 다채로움으로 이어집니다. 모든 에디터는 높은 자율 아래 자신이 원하는 주제를 선정하고 글을 작성합니다. 내용이 편집자에 의해 검토되고 검수될 수는 있지만, 특정 주제로 이야기하려는 시도가 반려된 적은 없지요.

ANTIEGG 내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과정과 결과 역시 팀 전체에 투명하게 공유되며, 누구든 그에 대해 의견을 낼 수 있습니다. 어떤 시선과 언어도 이곳에서는 수용되기 때문이죠.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는 자유롭게 그러나 윤리적으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더 건강한 조직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사유와 담론을 촉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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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가 되기 위해 상업적 이익이나 권력만을 좇는 문화예술계, ANTIEGG는 조금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우리는 사회가 정답이나 표준이라 부르는 것들을 의심하고 해체합니다. 규격화된 세상에 질문을 던지고, 타격을 가하기도 하죠. 우리는 우리가 원치 않는 방식으로 구분되고 규정되는 것에 반대하며, 주체적이고 소신 있는 활동을 전개합니다.

GRAY는 ANTIEGG의 이러한 정신과 문화를 그대로 담고 있는 콘텐츠입니다. 지금 조명해야 할 사안, 논쟁적인 화두를 제시하고 관련된 다양한 관점을 전함으로써 읽는 이의 사유를 촉진하죠. 우리는 반론이 두렵지 않습니다. 반론은 마찰이 아닌 조율의 기회를 제공하니까요. 모든 목소리를 존중하는 ANTIEGG가 어떤 목소리는 배제하는 이 세상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고 담론을 형성하는 것 아닐까요? 우리는 그렇게 믿고, 행하고 있습니다.


서로의 불완전함을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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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EGG 구성원 간에 자주 주고받는 문장이 있습니다. “완전무결함이란 없다.” 누구나 실수 혹은 실패를 하고, 그건 비난받아야 할 ‘잘못’이 아닙니다. 발견하고 개선하면 그만인 문제이지요. 우리는 이슈가 발생했을 때 개인에게 책임을 묻고 따지기보다, 해결 과정을 통해 함께 학습하고 성장하는 데에 집중합니다.

결함이 없이 완전함을 뜻하는 단어 ‘완벽’. 과연 무엇을 결함이라고 정의할 수 있으며, 완전하다는 건 또 어떤 상태를 의미할까요. 그 기준은 너무나 주관적입니다. 우리는 각자가 가진 불완전함을 수용하고, 개인에서 집단으로 상호보완하며 나아가는 것을 택했습니다. 완전무결하려 애쓸 시간에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를 향해 한 발이라도 더 가까워지는 것이 더 ANTIEGG다운 행보이기 때문입니다.


느리지만 단단하게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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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EGG는 사이드 프로젝트로 태동했습니다. 여전히 구성원 대다수는 본업을 가진 채 밤마다 주말마다 모여 ANTIEGG 활동을 이어가고 있지요. 그래서 때로는 휴재를 하고 다 함께 숨을 고르기도 하며, 잠시 충전이 필요한 팀원의 자리를 뒤에서 누군가 메꿔주기도 합니다. 혹자는 이런 우리의 행보를 보며 너무 여유를 부리는 것 아니냐고 말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애당초 빠르게 높이 올라가길 원하지 않았습니다. 천천히, 하지만 선명하게 나아가길 바랐죠. 우리가 어떤 가치를 바라보고 모였는지 잊지 않는다면, 속도는 느려도 방향을 잃지는 않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앞으로도 모든 건 사람이 하는 일임을 잊지 않고, 지속 가능하게 일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겠지요. 우리가 만들어온, 그리고 지켜나갈 문화를 선보이는 이 글 역시 ANTIEGG가 더 단단해지기 위한 선언이라고 할 수 있을 거예요.


단 하나의 가치를 향해 나아갈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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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큐레이션 플랫폼’이었던 ANTIEGG는 ‘문화예술 커뮤니티 플랫폼’으로의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성공해서 우리가 바라는 세상을 이룩할지, 실패해서 시장의 외면을 받을지 해보기 전에는 알 수 없을 테죠.

지금 ANTIEGG에게 필요한 건 결과와 무관하게 우리가 지향하는 단 하나의 가치를 향해 나아갈 ‘용기’입니다. 그리고 그 용기는 우리가 구축해온 ‘문화’에서 비롯되지요. 아마도 우리는 앞으로도 모든 목소리를 존중하고 사유와 담론을 촉진하는 브랜드로, 서로의 불완전함을 이해하고 수용하며 느리지만 단단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최지희

최지희

브랜드와 사람, 그 사이를 언어라는 가교로 연결합니다.
답이 아닌 질문을 주는 것들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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