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저술가 히토 슈타이얼의 근작 『면세 미술: 지구 내전 시대의 미술』 한국어판이 출간됐습니다. 디자인 스튜디오 워크룸이 운영하는 출판사 워크룸 프레스가 발행한 이번 신간은 주변 서점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워크룸 프레스는 2011년 디자이너 김형진과 디자이너 이경수, 편집자 박활성이 설립한 출판사입니다. 2006년부터 디자인·미술 분야에서 꾸준히 인지도를 쌓아온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워크룸’이 운영하는 출판사입니다. 워크룸 프레스는 그동안 출판업계에서 부차적인 요소로 여겨진 디자인을 전면에 내세웁니다. ‘읽고 싶은’ 책을 출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들고 다니고 싶은’ 혹은 ‘진열하고 싶은’ 책을 내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죠. 2년 전 워크룸 프레스가 ‘100종 출간’의 고지를 넘었다는 소식은 표지에서부터 심미적 아름다움을 추구한 그들의 실험이 성공적이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히토 슈타이얼은 영화 감독, 무빙 이미지 아티스트, 저술가, 에세이 다큐멘터리 작가 등 폭넓은 활동을 보이고 있는 독일 예술가입니다. 그녀는 미디어, 테크놀로지 등 다양한 주제에 관심을 갖고, 이를 그녀만의 특유한 관점으로 풀어냅니다. 국내에 알려진 저서로는 『진실의 색(미술 분야의 다큐멘터리즘』과 『스크린의 추방자들』이 있습니다. 현재 그녀는 베를린 예술대학에서 뉴미디어 아트를 강의하며 왕성한 집필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면세 미술: 지구 내전 시대의 미술』은 “데이터 자본주의가 몰고 온 전 지구적 갈등과 모순”을 다룹니다. 데이터 자본주의는 빅데이터가 자본주의와 접목하며 탄생한 흐름입니다. 데이터에 값어치가 부여되며 과거 부가 낳은 구조적 폭력성이 미디어 세계에서도 그대로 재현됩니다. 히토 슈타이얼은 미디어와 데이터뿐 아니라, 철학, 군사, 경제, 대중예술 등 범위를 넘나들며 자본주의의 구조적 폭력과 모순을 고발하는 또다른 관점을 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