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연화에 이어 개봉하는
중경삼림 리마스터링

왕가위 감독 신드롬을 일으킨
중경삼림 리마스터링 3월 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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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가위 감독 신드롬을 일으키며 많은 이들을 열광하게 했던 영화 <중경삼림 리마스터링>이 3월 4일 재개봉합니다. <중경삼림>은 1994년 개봉작입니다. 90년대 홍콩 반환을 앞둔 어지러운 시대적 상황을 왕가위 감독 특유의 독보적 미장센과 연출로 잘 녹여내 감각적이고 스타일리시한 영화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왕가위 감독의 영화 중 그의 스타일이 가장 잘 드러나는 영화라 평가받고 있으며, 특유의 슬로 모션 화면은 그 당시 매우 감각적인 기법이었다고 합니다. 대부분 스토리에 집중했던 영화들 사이에 왕가위 감독의 감각적인 이미지를 통해 사랑과 이별, 고독에 대한 이야기를 탐미하니, 당대 젊은이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으리라 생각됩니다. 1995년 홍콩 금상장 4개 부문, 작품, 감독, 남우주연, 편집상을 수상하였으며 1994년 대만 금마장 영화제 남우주연상, 1994년 스톡홀름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중경삼림
출처 : 문화예술의전당
문화예술의전당
출처 : 문화예술의전당

영화는 총 2부의 옴니버스 형식으로 전개됩니다. 1부는 마약밀매상(임청하 분)과 경찰 223(금성무 분)의 이야기, 2부는 경찰 663(양조위 분)와 페이(왕페이 분)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두 에피소드의 남자 주인공 모두 실연한 경찰로, 둘 다 실연의 아픔을 잊는 독특한 방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왕가위 감독은 청춘들의 이별을 받아들이는 방식을 등장인물들을 통해 은유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합니다.

“경찰 223(금성무 분)은 시간만 되면 패스트푸드점에서 헤어진 옛 애인을 기다린다. 자신의 생일이자 옛 애인과 헤어진 지 딱 한 달이 되는 5월 1일이 유통기한인 파인애플 통조림을 사 모으던 그는 한달 동안 그녀에게서 연락이 오지 않으면 그녀를 잊기로 마음먹는다. 같은 시간, 노랑머리 마약밀매 중계자(임청하 분)는 자신을 배신한 마약 중개인을 제거한 뒤 술집을 찾고 그곳에서 경찰 223은 술집으로 처음 들어오는 여자를 사랑하겠노라 마음 먹는데…

한편 경찰 663(양조위 분)는 패스트푸드점에서 언제나처럼 똑같은 샐러드를 고른다.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하는 점원 페이(왕정문 분)는 그런 경찰 663을 남몰래 좋아하고 있다. 어느 날, 경찰 663의 애인이 이별의 편지와 함께 경찰 663의 아파트 열쇠를 페이의 가게에게 맡긴다. 그 후 페이는 경찰 663이 집을 비운 사이 그 집에 남아있는 그녀의 흔적을 하나 둘 지워나며 새롭게 꾸민다. 변화를 쉽게 알아차리지 못하던 경찰 663은 어느 날 자신의 집이 변해가는 것을 깨닫게 되고…”

영화 <중경삼림>, 출처 : 문화예술의전당

만우절에 이별 통보를 받은 경찰 223과 마약밀매상의 미묘한 만남

“기억이 통조림에 들어 있다면, 기한이 영영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꼭 기한을 적어야 한다면, 만 년 후로 하고 싶다.” “사람은 변한다. 어제 파인애플을 좋아했던 사람이 오늘은 아닐 수도 있다.”

_<중경삼림> 중, 경찰 223의 대사

영화 <중경삼림>, 출처 : 문화예술의전당

애인이 남기고 떠난 이별 편지를 외면하는 경찰 663 그 편지 속에 담긴 그의 아파트 열쇠를 가진 단골가게의 점원 페이

“이 방이 점점 감정이 생겨난다. 강한 줄 알았는데 이렇게 많이 울 줄은 몰랐다. 사람은 휴지로 끝나지만 방은 일이 많아진다.” “아무 데나, 당신이 원하는 곳으로”

_<중경삼림> 중, 경찰 663의 대사

중경삼림
영화 <중경삼림>, 출처 : 문화예술의전당
영화 <화양연화>

지난 1월 재개봉한 왕가위 감독의 영화인 <화양연화>도 이번에 개봉하는 <중경삼림>과 함께 왕가위 감독의 영화 시리즈 리마스터링 프로젝트에 포함되는데요. 20년의 세월이 흘러 재개봉한 <화양연화>는 단숨에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으며, 누적 관람객 10만 명을 돌파하였습니다. 지난 2000년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고, 전 세계 영화인들의 극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같은 해 국내에 개봉했을 때는 누적 관람객 1만 2천여 명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폭발적인 반응입니다.

왕가위

이번 리마스터링은 배급사인 ‘야누스 필름’, 블루레이 제작사인 ‘크라이테리온 컬렉션’, 영화필름 복원사인 ‘르이마지네 리트로바타’가 협업한 프로젝트입니다. 왕가위 영화 리마스터링 프로젝트 ‘월드 오브 왕가위’에는 <열혈남아>, <아비정전>, <중경삼림>, <타락 천사>, <해피 투게더>, <화양연화>, <에로스>가 포함된 총 7편입니다.

기존 개봉작과 <중경삼림 리마스터링>의 차이점은 기존 1.66:1 비율로 촬영하고 상영했지만 비디오로 옮기면서 1.85:1로 변경됐다는 점, 음향적 변화는 5.1 채널에 맞춰 사운드를 다시 세팅했다는 점입니다. 왕가위 감독은 영화 복원 과정에서 자신이 영화를 제작할 때 의도한 것을 중점으로 해야 할지, 관객들이 기억하는 작품을 중점으로 복원할지 고민했다고 하는데요. 결과적으로 왕가위 감독이 의도한 바를 구현하는 방향으로 영화를 복원했다고 합니다. 또한 복원 버전을 위한 새로운 크레딧을 만들었으며, 복원 버전에는 이 새로운 크레딧이 일관적으로 사용되어 기존 개봉작과의 차이를 주는 역할을 합니다

왕가위 감독 리마스터링 패키지 ‘월드 오브 왕가위’, 출처 : 크라이테리온컬렉션

한편, 왕가위 감독 리마스터링 패키지인 ‘월드 오브 왕가위’는 오는 3월 23일 크라이테리온 컬렉션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홍콩 영화를 수놓은 왕가위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영화관에서 다시 볼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암울한 영화계에도, 관객들에게도 단비 같은 작품인듯합니다. 왕가위 감독의 영화를 처음 보시는 분에게도, 다시 보시는 분에게도 충분히 가치 있는 경험이 될 것이라 예상되는 <중경삼림 리마스터링> 추천드립니다. OST를 감상하며 곧 개봉하는 중경삼림을 함께 기다려봅시다.


왕가위 감독 리마스터링 구매 페이지


문수진

문수진

보고, 읽고, 듣는 모든 문화예술을 사랑합니다.
디자이너로 ANTIEGG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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