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향으로
공간에 스미는 스머지 스틱

실체 없이 안온함을
선사하는 특별한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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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채우는 방법에는 다양한 방식이 있습니다. 멋진 가구를 놓거나 적절한 장소에 오브제를 두고, 자신에게 긍정적인 영감을 주는 아티스트의 액자를 전시하는 등이죠. 자신의 취향이 듬뿍 묻어있는 물건들로 공간을 채우는 일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공간을 예쁘게 채색하는 행위 같기도 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나만의 공간’은 삭막한 도시의 삶에서 평안한 휴식처가 되어줍니다.

그런 공간을 조금 더 풍요롭게, 조금 더 밀도 있게 만들어주는 세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어쩌면 공간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데 가장 중요한 세 가지라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바로 ‘빛’과 ‘소리’ 그리고 ‘냄새’입니다. 달리 말하면 ‘조명’과 ‘음악’, ‘향’이 되겠죠. 이러한 것들은 삶에 필수적인 요소는 아닙니다. 하지만 이 세 가지를 잘 다룰 수 있다면, 공간을 아주 다채롭게 꾸며주는 마법 같은 재료가 될 것입니다.


공간에 향을 입히는
가장 매력적인 방법, 스머지 스틱

이미지 출처: 아비테

오늘은 첫 번째로 ‘향’을 소개합니다. 공간에 향을 입히는 방법은 정말 다양하죠. 그 중 ‘스머지 스틱’은 아주 매력적인 방법 중 하나일 겁니다. 스머지 스틱이 생소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센스의 한 부류라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생경하지도 않죠. 우리가 흔히 ‘향을 피운다’고 말하면 코끝에서 느껴지는 전형적인 향의 냄새가 있습니다. 누군가는 절 냄새 혹은 제사 냄새라고 말하기도 하죠. 어쩌면 인위적으로 다가오는 향의 특유한 냄새 때문에 인센스와 친하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겁니다. 자신이 그런 사람이라면 스머지 스틱은 인센스의 훌륭한 대안이 되어줄 것입니다.

질 좋은 캘리포니아산 ‘화이트 세이지’를 바싹 말려 수작업으로 만든 스머지 스틱. 시원한 멘톨과 상쾌한 세이지의 향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스머지 스틱 8천원, 세라믹 홀더는 1만9천원, 아비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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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테 공식 인스타그램


스머지 스틱의 유래와 종류

이미지 출처: 스머지 서울

스머지 스틱의 가장 큰 특징은 ‘자연’ 그대로의 향입니다. 어떠한 인공적인 과정을 거치지 않고, 순수하게 천연의 재료를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스머지 스틱의 유래는 고대 그리스까지 거슬러 갑니다. 정확한 기원은 찾을 수 없지만, 이집트와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제의를 위해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말린 식물을 태워 피어오르는 연기로 나쁜 기운을 몰아내고,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정화했다고 합니다. 스머지 스틱의 향은 실제로 심신을 편안히 해주고 정신을 맑게 해준다고 합니다. 두통, 천식, 불안, 우울증 등에 도움을 주는 동시에 벌레 퇴치용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스머지 스틱을 만들고 피우는 방법 또한 어렵지 않습니다. 허브나 꽃을 말린 뒤 묶어 태워주면 됩니다. 스머지 스틱에 주로 사용하는 허브는 세이지, 라벤더, 로즈메리, 예르바산타 등이며 이외에도 선호하는 허브와 꽃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산 ‘라벤더’를 자연건조해 만들었다. 스틱을 감는 실은 천연 마사를 사용했으며 부드럽고 싱그러운 라벤더향이 공간을 호화롭게 만들어 준다. 한 세트(3개) 2만4천원, 스머지 서울.

이미지 출처: 스머지 서울

‘미니 로즈’와 ‘라벤더’를 말려 함께 엮었다. 태우지 않고도 향을 즐길 수 있고, 생화의 색이 그대로 보존되어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해도 좋다. 한 세트(3개) 1만8천원, 스머지 서울.


스머지 서울 공식 웹사이트


PALO SANTO는 무엇인가

이미지 출처: 글로썸

팔로산토는 페루, 에콰도르, 베네수엘라 등 남아메리카에서 자라는 야생나무입니다. 우리나라에선 유창목(癒瘡木)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풀이하면 상처를 치유해 주는 나무란 뜻입니다. 국내에서 스머지 스틱으로 유통될 때는 스페인어로 신성한 나무(Holy Wood)란 의미의 ‘팔로산토’란 이름을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숲이나 나무의 훼손 없이 윤리적으로 채집한 팔로산토는 스머지 스틱으로 사용할 때 원목 그대로를 태우는 방식으로 사용합니다. 실제 고급 향수의 베이스 노트 재료로 사용하는 팔로산토는 스위트한 톱 노트와 밀키한 미들 노트가 특징적입니다. 페루산과 에콰도르산 팔로산토의 특징은 조금씩 다르며 조금 더 스파이시한 것이 페루산, 더 스윗한 것이 에콰도르산 팔로산토입니다. 그 자체로 발향이 무척 진하고 매력적이기 때문에 굳이 태우지 않고 방 한편에 놓아만 두어도 팔로산토 특유의 향을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자연 친화적, 윤리적으로 채집한 페루산 팔로산토. 옅은 시트러스가 묻어난 스모키한 우디향 뒤로 은은하게 피어나는 달콤한 향이 특징이다. 5~7개 8천9백원, 전용 버너는 6만5천원, 글로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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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이기소

캐나다 원주민의 손길로 아름답게 땋은 ‘스윗그라스’는 독특한 형태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달콤한 바닐라향과 흙내음이 성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1만5천원, 이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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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소 공식 인스타그램


방 한편 자리하는 스머지 스틱

이미지 출처: 온도

스머지 스틱은 일반 인센스 스틱처럼 피워 사용하면 됩니다. 환기가 충분히 가능한 장소에서 불을 붙인 후, 불꽃이 일면 몇 초 뒤 입으로 불거나 흔들어 불을 끕니다. 그리고 조용한 공간에서 타닥타닥 타들어 가는 소리와 함께 피어오르는 연기와 은근한 향을 즐기면 됩니다. 단 팔로산토는 일반 인센스 스틱과 다르게 지속해서 태워 사용하는 것이 아닌, 연기가 사라진 후 남은 잔향을 즐기는 스머지 스틱입니다. 가만히 눈을 감고 숨을 깊게 들이쉬면 공기에 뭉근하게 묻어나는 팔로산토의 섬세한 향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용의 피’라는 신비로운 이름의 ‘드래곤스 블러드’는 화이트 세이지에 붉은 수지를 입혀 만들었다. 스파이시한 톱 노트로 건조한 사막, 흙 향이 이국적이다. 1만원, 온도.


온도 공식 웹사이트

온도 공식 인스타그램


이미지 출처: 스머지 서울

겨울에만 나오는 잎을 재료로 만든 ‘디셈버 스머지 스틱.’ 고유의 풀향과 레몬향이 상큼하게 공간을 연출하고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에 어울린다. 9천5백원, 스머지 서울.


피워 놓은 스머지 스틱의 향이 어떠한 실체도 형태도 없이 어느새 제 주변의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향은 어쩌면 다른 어떤 시각적 요소보다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보이지 않지만 확실하게, 충만하지만 고요하게 공간을 감싸는 것이죠. 바깥세상과 시·공간을 달리하는 또 다른 세계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처럼 향은 특별한 체험을 제공해 줍니다. 오늘,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의 몸과 마음을 살피고 보듬어 줄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스머지 스틱과 함께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강성엽

강성엽

아직은 한창이란 생각으로 경험에 망설임이 없습니다.
성패와 상관없이,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글과 사진으로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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