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와 무의미 그 사이
최병소 개인전

의미와 무의미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작가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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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초반, 유신체제가 공포된 후 사회는 표현의 자유가 억압된 분위가 팽배했습니다. 이러한 영향을 받아, 당시 미술계에서는 작가들이 의도적으로 현실을 외면하고 자연으로 회귀하려는 단색화 사조와 예술 영역 안에서 직간접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했던 실험 미술 사조가 주류를 이뤘습니다.

하지만 단색화 사조와 실험 미술 사조 그 사이에서 자신만의 예술 영역을 구축한 작가가 있었습니다. 바로 최병소 화백입니다.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에서 최병소의 개인전 《意味와 無意味 SENS ET NON-SENS: Works from 1974 to 2020》을 개최했습니다. 전시는 2월 27일까지 예약을 통해서 관람할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예술 세계의 근간을 이루는 1970년대 초기 작품과 최근의 작품을 병치시킴으로써 최병소만의 독특한 미술사적 위치를 보여주며 진행됩니다.


최병소 화백
최병소 화백 출처: 에스카사

최병소는 1970년대 5.16 군사 정변과 유신체제에 대한 정치적 좌절감, 새마을 운동으로 인한 경제적 안정과 희망을 동시에 경험했습니다. 그는 실험미술과 단색화의 경계에서 일상의 오브제를 사용해 사회적 불평등과 부조리를 직시해야 한다는 예술 정신을 실천했던 작가입니다.

《意味와 無意味 SENS ET NON-SENS》 설치 전경
《意味와 無意味 SENS ET NON-SENS》 설치 전경,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202
최병소, 016000, 2016, Hangers, Dimension variable
최병소, 016000, 2016, Hangers, Dimension variable (installation: 730 x 430 cm), 이미지 출처: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

그는 신문지, 연필, 볼펜은 물론이고 의자, 잡지 사진, 옷걸이 등 우리가 하찮게 여기는 물건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흐릿하게 하고, 회화에서 가장 회화적인 것은 종이 매체 위의 ‘평면성’과 ‘회화 재료만의 특성’이라며 이것을 강조시켜왔던 표현 양식과 같은 미술 위계 또한 무너뜨립니다.

최병소, 0170712 Untitled
최병소, 0170712 Untitled, 2017, Paper, ballpoint pen, pencil, 110 x 80 x 1cm, 이미지 출처: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
최병소, Untitled 0201012, Untitled 0200815
최병소, Untitled 0201012, Untitled 0200815, 2020, Newspaper, ballpoint pen, pencil, 57.5x73x1cm, 이미지 출처 : 아라리오 서울

이번 전시를 통해서 최병소 작가의 대표작으로 알려진 신문 지우기 연작 또한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은 시대적 배경과 이것을 담아내는 기능을 하는 언론 매체라는 상징성을 지닌 신문이 주재료입니다. 작가는 볼펜과 연필로 신문을 지워나가는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신문을 전혀 새로운 물질로 변화시킵니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그리기인 동시에 지우기고, 채우기인 동시에 비우기며, 의미이자 무의미다.”라고 표현했습니다. 치우침이 없는, 어떠한 행위나 표현 그리고 일상과 미술 재료의 중간에 서서 경계를 흐리는 작업을 했던 최병소 작가. 이번 전시를 통해 그의 세계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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