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상치 않은 기온 등락, 역대 최악의 가뭄… 이상 기후 문제가 낯설지 않은 요즘, 더는 경고성 알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체감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기후 행동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모든 산업에 환경 감수성이 요구되었지요. 많은 브랜드가 앞다퉈 지속 가능성을 사명으로 내걸었지만, 깊은 고찰 없이 관성적으로 체득해 ‘그린워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긍정적인 영향력을 만들기 위해서 무엇이 선행되어야 할까요? ANTIEGG는 그럴싸한 카피만을 내건 ‘친환경’ 브랜드가 아닌, 건강한 문화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는 브랜드를 찾았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지구에 무해한 상품을 선보이는 것을 넘어 인식의 전환, 근본적인 선순환을 이룩하기 위해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민트컬렉션
순환 패션 플랫폼 민트컬렉션은 생산-유통-소비로 이어지는 구조를 혁신해 의류의 생애 주기를 연장합니다. 기존 패션 산업의 고질적인 문제인 폐기물 문제에 염증을 느낀 민트컬렉션의 노힘찬 대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고 의류를 활용, 지속가능한 가치를 창조하고 있습니다. 얼핏 보기에 단순히 세컨 핸드 상품을 취급하는 브랜드라 생각할 수 있지만, 민트컬렉션의 궁극적인 목표는 패션 생산자와 소비자의 패턴을 변화시켜 건강한 패션 향유 문화를 만드는 것입니다.
생산자는 시즌에 맞춰 거듭 상품을 생산하고 판매하지 못한 재고는 폐기하는 수순을 밟습니다. 반면 소비자는 시즌마다 새 옷과 안 입는 옷 사이에서 골머리를 썩이죠. 만약 아이템의 가치를 보존할 수 있다면 옷의 운명은 어떻게 변화할까요? 민트컬렉션은 다양한 브랜드와 팝업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상품에 새로운 기회를 부여하고, 디지털 케어라벨 솔루션 MINT ID를 통해 생산 및 유통 이력을 추적, N차 거래 수익 공유 등으로 상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듭니다. 이들은 편의에 의해 선택할 수밖에 없는 대안으로, 선순환의 가치가 각자의 일상에 스며드는 모습을 꿈꾸고 있습니다.
WEBSITE : 민트컬렉션
INSTAGRAM : @mntc.kr
울퉁불퉁 팩토리
울퉁불퉁한 외양의 ‘비규격 농산물’로 가공식품을 만드는 울퉁불퉁팩토리는 유통 과정에 소외된 농산물들을 바라봅니다. 매대를 채운 농산물에 비교했을 때 맛과 영양에는 차이가 없지만 외관에 작은 흠이 있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농산물들. 요리사 출신 조찬희 대표는 못난이 농산물을 활용해 처트니, 마멀레이드 등으로 오랜 시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저장 식품을 만듭니다. 또한 여러 오프라인 행사에 출점하고, 요리 클래스를 기획하는 등 사람들을 만나며 톡톡 튀는 레시피와 음식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음식에도 미(美)의 기준이 존재할까요? 울퉁불퉁팩토리는 식재료에 적용되는 기준에 질문을 던집니다. 나아가 식탁에 오르는 음식이 어디서 왔는지, 어떻게 생산되었는지에 대한 앎의 영역을 확장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특정한 식재료가 가진 고유의 모양에 익숙하지만, 그것은 어쩌면 기준을 통과하지 못해 버려지는 ‘못난이’들이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말이죠. 이들의 행보에는 더 많은 이들이 식재료의 배경에 관심을 갖길 바라는 마음이 깃들어 있습니다. 매일 먹는 식재료의 배경에 기후나 환경 등 생각보다 많은 문제가 연루돼 있음을 깨닫는 순간, 각자의 자리에서 또 다른 행동이 이어질 수 있을 테니까요.
WEBSITE : 울퉁불퉁팩토리
INSTAGRAM : @wtbt_factory
호호히
‘빛나고 맑게’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브랜드 호호히는 소비자 개인을 넘어 환경과 로컬까지 모두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제품을 추구합니다. 호호히를 전개하고 있는 모노무브는 피부 효과뿐 아니라 질감과 향, 사용 방법 등에서 최고의 경험을 위해 쉬지 않고 치열하게 고민하는 한편, 지역 농가와의 협업을 통해 로컬의 자원을 활용하여 제품화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나주 인디고 샴푸바는 나주의 ‘쪽’이라고 하는 원료에서 추출한 제품이며, 장성 피톤 탑투토 워시바는 장성의 편백 원료에서 추출하여 만들었습니다.
친환경 제품과 비건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자 트렌드입니다. 건강한 브랜드로의 길은 모든 기업에게 주어진 숙제임과 동시에, 각자의 방법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브랜드 호호히의 탄생과 행보는 유의미한 사례입니다. 이들의 미션은 단순히 상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보다 가치 소비를 향한 소비자 한 명 한 명의 선택을 독려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작은 선택들로 만들어질 커다란 변화의 힘을 믿는 모노무브. 이들이 그린 궤적이 건강한 문화를 만들고자 하는 브랜드에 좋은 선례가 될 거라 믿습니다.
WEBSITE : 호호히
INSTAGRAM : @hohohi.official
민트컬렉션, 울퉁불퉁팩토리, 호호히의 공통점은 상품 판매라는 일회적 목표 달성이 아닌, 더 거시적인 변화를 목표로 내달리고 있는 브랜드라는 점입니다. 자신이 몸담은 산업의 문제를 바로 보고, 지구에 무해한 문화를 만들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부단히 노력하고 있죠. ANTIEGG는 이들에 대해 더 깊이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3주간 각각 브랜드의 대표를 직접 만나 기록한 이야기를 소개할 예정입니다. 이들이 만드는 새로운 흐름을 가까운 거리에서 탐구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