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을 위한 주문서
커스터마이징 미식 공간

내 취향껏 특별하게
커스터마이징해 먹는 음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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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사람과 옷깃을 스치며 부산히 걷다 보면, 모두가 일인칭의 시점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어쩐지 생경하게 느껴집니다. 걸음걸이부터 외모, 목소리, 습관, 그리고 입맛까지 누구나 각자의 고유성을 간직하고 있지요. 만약 나만의 특별함을 외식에도 담을 수 있다면 어떨까요? 천편일률적인 메뉴판을 거부하고, 단 한 사람만을 위한 커스터마이징을 제공하는 음식점들을 소개합니다.


고사리 바이 배드캐럿

고사리 바이 배드캐럿 채소들
이미지 출처: 고사리 바이 배드캐럿 네이버 플레이스

망원동에 방문하신다면 이곳에 꼭 들러보세요. ‘채소 혁명’을 외치는 비건 푸드 스타트업 배드캐럿이 고사리 오일 파스타를 선보입니다. 배드캐럿이라는 브랜드 이름에는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악당들이 지구를 지키듯, 사람들이 꺼리는 ‘나쁜’ 채소들이 우리 몸을 지킨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하는데요. 망원시장에서 매일 수급하는 농산물로 요리해 더 맛깔난 고사리 파스타를 맛볼 수 있어요.

고사리 바이 배드캐럿 주문서
고사리 파스타
이미지 출처: 고사리 바이 배드캐럿 인스타그램

현재 ‘고사리 바이 배드캐럿’의 메인 메뉴는 고사리 오일 파스타 단일 구성으로 단출하지만, 곁들일 두 가지 채소를 어떻게 선택하는지에 따라 200여 가지 맛의 파스타로 재탄생합니다. 15가지의 채소 리스트에는 언제 먹어도 좋은 기본 채소들을 비롯해, 봄동, 참나물, 냉이와 같이 제철에 먹어야 더 맛있는 채소들도 함께 꾸려져 있지요. 각각의 재료에 따라 알맞게 조리된 고사리 오일 파스타는 같은 메뉴임에도 서로 다른 풍미를 자랑하는데요. 취향껏 만들어진 파스타를 동행한 사람과 나누어 먹어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일 겁니다. 팝업스토어로 운영되는 고사리 바이 배드캐럿은 올해 11월까지만 만나볼 수 있다고 해요. 올봄이 지나기 전, 향긋한 봄나물로 요리된 고사리 파스타 한 끼 어떨까요?

주소: 서울시 마포구 희우정로 95, 1층
영업 시간: 화~일 12:00~20:30 (월요일 휴무)


INSTAGRAM : @gosaribybadcarrot


풀리김밥

폴리김밥
이미지 출처: 풀리김밥 인스타그램

미국에 써브웨이가 있다면, 한국에는 풀리김밥이 있습니다. 풀리김밥은 얼마 전 오픈과 동시에 ‘K-써브웨이’로 이름을 알린 커스터마이징 김밥 전문점인데요. 이제는 우리에게 꽤 익숙해진 샌드위치 브랜드 ‘써브웨이’와 독특한 시스템이 닮아있습니다. 샌드위치 안에 들어가는 속 재료뿐만 아니라, 빵과 소스까지 즉석에서 선택해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써브웨이의 주문 방식은 무척이나 센세이션했죠.

폴리김밥 메뉴판
이미지 출처: 풀리김밥 인스타그램
폴리김밥
이미지 출처: 풀리김밥 인스타그램

성수동에 문을 연 풀리김밥에서는 샌드위치 대신 김밥으로 한국인들의 니즈를 백분 충족시킵니다. 밥만 해도 백미, 현미귀리, 흑미 3가지에다 메인 재료 13가지, 그 밖의 다양한 토핑과 야채들로 ‘나만의 김밥’을 만들어 먹을 수 있기 때문이죠. 이렇게 조합해 만들어지는 김밥 종류만 260여가지라고 하니 누군가와 메뉴가 겹치기도 쉽지 않습니다. 돈가스 김밥, 유부 김밥처럼 흔하지 않은 김밥에서도 이젠 특별함을 찾기 어렵다고 느끼는 김밥 마니아에겐 이곳이 종착지가 아닐까 싶은데요.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하루 150줄로 한정된 김밥이 금세 동난다고 하니, 웬만큼 부지런하지 않고서는 좀처럼 맛을 보기 힘들 수도 있겠습니다.

주소: 서울시 성동구 성수일로10길 26, 하우스디 세종타워 상가동 1층 112호
영업 시간: 토~목 10:00~20:00 (금요일 휴무)


INSTAGRAM : @fullygimbap_official


문래방구

문래방구
이미지 출처: 문래방구 공식 인스타그램

한 끼 배불리 먹었다면 카페로 향하게 되는 건 당연한 수순이죠. 오늘은 왠지 요즘 유행한다는 에스프레소 바를 경험해보고 싶다고요? 그렇다면 조금 특별한 문방구, ‘문래방구’로 인도합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카페인지, 공방인지, 문구점인지 모르겠는 모호한 공간이 기다리고 있는데요. 원래는 문래창작촌에 자리한 작업실 중 하나였다고 합니다. 당시 예술가 다섯 명의 카페인을 책임질 커피값이 만만치 않았고, 업소용 커피머신을 들이면서 이곳을 카페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생겨났죠. 이들을 매번 돌려보내기도 여러 차례, 결국 키치한 캐릭터가 반겨주는 에스프레소 전문 카페로 태어났습니다.

이미지 출처: 문래방구 공식 인스타그램
이미지 출처: 문래방구 공식 인스타그램

문래방구에서는 거래명세표를 활용해 나만의 에스프레소를 주문할 수 있습니다. 에스프레소에 추가하고 싶은 재료와 어디서 마실지를 결정해 도장을 찍어주면 되죠. 방구크림을 얹으면 어떤 맛이 날지 무척 궁금해지는데요. 에스프레소를 맛보고 난 후에는 별점란에 내 레시피를 직접 평가해봅니다. 창가에 붙여놓고 떠난 거래명세표는 누군가에게 좋은 참고 자료가 되어 줄 거예요. 카페 한쪽에는 이곳의 문구 브랜드 ‘꾸(GGU)’에서 판매하는 문구류들도 진열되어 있습니다. 연필 각인 서비스를 위한 주문서도 마련되어 있으니, 세상에 하나뿐인 연필 한 자루를 만들어 오는 것도 뜻밖의 경험이겠네요.

주소: 서울시 영등포구 경인로 763 문래방구
영업 시간: 수~월 12:00~20:00 (화요일 휴무)


INSTAGRAM : @mullaebanggu


사람들이 커스터마이징에 열광하는 이유는 대상 안에 ‘나’를 담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다른 누군가와 구별되기 어려운 세상, 나만의 취향을 식사 한 끼에도 녹여 보세요. 무료한 일상 속 재미를 더하는 이벤트가 되어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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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유림

아무래도 좋을 것들을 찾아 모으는 사람.
고이고 싶지 않아 잔물결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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