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몸과 삶을 매일 구성하는 것 중 하나로 식(食)문화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맛의 즐거움을 아는 사람은 세상을 더 다양한 경험으로 채우며 살 수 있게 되지요. 어떤 음식을, 누구와 어디에서 먹는지는 문화의 많은 부분을 드러냅니다. 모든 요리가 탄생하는 이유가 있듯이요. 오늘은 길을 여행하며 음식의 역사를 소개하는 다큐멘터리 네 편을 소개합니다.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우리나라의 식문화는 백종원 선생님의 방송 등장 전후로 나뉜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을까요?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는 이스탄불, 하노이, 뉴욕 등 미식으로 뛰어난 다양한 도시들을 여행하며 펼쳐지는 백종원의 미식 여행기입니다. 음식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진 백종원의 입담과 입맛을 다시게 하는 먹방이 어우러져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데요. 각 나라의 문화가 담겨있는 음식을 위주로 소개하며 요리에 얽힌 역사도 함께 소개해 주니 평범한 먹방과는 차원이 다른 여행기입니다.
필이 좋은 여행, 한입만
미국의 유명 프로듀서이자 필 로즌솔이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각 지역별 음식을 맛보고 소개하는 <필이 좋은 여행, 한입만>. <I’ll Have What Phil’s Having(필과 같은 것으로 주문할게요)>로 시작한 필의 미식 여행은 넷플릭스에서 무려 5개의 시즌으로 이어졌습니다. 음식에 대한 깊은 지식 없이도 필은 현지인들과 어울리며 즐거운 대화를 나누고 음식을 즐기는데요. 오히려 이런 점에서 시청자들에게 생생하게 와닿는 리액션을 보여줍니다. 마치 우리가 여행을 하며 새로운 요리를 처음 맛볼 때와 같이요.
식객 허영만의 백반 기행
만화 <식객>을 본 적이 있으신가요? 식객은 허영만이 장장 8년 동안 연재한 우리나라 대표 요리 만화죠. 놀라운 것은 135개의 에피소드가 모두 우리나라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쓰였다는 점입니다. 그만큼 우리 음식에는 누구보다 전문가인 허영만이 시대에 맞춰 영상으로 돌아왔습니다. 맛의 협객이라는 타이틀답게 게스트와 함께 대한민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소개하는 소박한 동네 밥상의 매력을 보실 수 있습니다.
길 위의 셰프들
앞서 소개한 프로그램이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사회자가 있었다면, 넷플릭스 시리즈 <길 위의 셰프들>의 주인공은 바로 요리를 만드는 셰프들입니다. 유명하지 않더라도 맛에 자부심을 가지고 요리를 만드는 이들의 삶을 담았죠. 또 다른 특이점은 길거리 음식을 위주로 소개한다는 점인데요. 서울 편에서는 광장동의 칼국수, 빈대떡과 함께 밥플(Baked Baffle)이라는, 구운 밥에 달걀과 양배추 등을 곁들여 잉글리시 머핀을 재해석한 길거리 음식이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앞서 소개한 프로그램들의 공통점은 ‘여행하며’ 먹는 음식이라는 점입니다. ‘식도락’, ‘미식 여행’이라는 단어가 자주 쓰일 만큼 먹는 것에 관심이 많은 시대에 살면서 다양한 음식과 세상을,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는 건 큰 즐거움입니다. 요리에 곁들여진 이야기들, 이것이야말로 식문화의 진짜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