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여기서 한 잔
느긋하고 여유로운 바 3선

독특하고 매력적인 콘셉트로
입소문이 자자한 서울의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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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이대로 헤어지긴 아쉬울 때, 어김없이 바에 갑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지만 그냥 집에 가기는 싫은 날, 이런 날에도 바에 갑니다. 칵테일 바, 우리 술 바, 위스키 바 등 필자가 방문해 본 여러 바 가운데, 느슨하고 느긋한 분위기에서 가볍게 한 잔 즐길 수 있는 곳들을 소개해 드립니다. 모두 독특하고 매력적인 콘셉트가 있는 공간이니, 마음이 간다면 꼭 방문해 보세요.

사진 보미


참프루

‘을지로에 괜찮은 바 없어?’라는 질문을 받으면 항상 이곳을 추천해 주곤 합니다. 참프루는 스토리가 더해진 술과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이에요. 가게 이름이 조금 특이한데, ‘참프루(參圃樓, 참여할 참/채마밭 포/다락 루)’라는 이름에는 ‘모두가 함께 채마밭을 일궈 나가다’, 즉 ‘모두가 함께 즐기다’라는 뜻이 담겨 있답니다.

작은 나무 문을 통해 들어가면 단청과 스테인드글라스가 어우러진 인테리어가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중앙에는 초가 놓인 커다란 원탁 테이블이 있는데요. 이 원탁 테이블은 주인과 손님 등 가게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평등하다는 것을 의미한답니다.

메뉴는 ‘초대 음식’, ‘종교 대통합’, ‘고기 반찬’, ‘작은 그릇’ 등으로 카테고리가 나누어져 있어요. ‘부처의 그릇’, ‘라마단의 밥’, ‘이카루스의 선물’, ‘최후의 만찬’ 등 독특한 이름이 많습니다. 샐러드인 ‘부처의 그릇’에는 삶의 집착을 버리자는 의미가, ‘라마단의 밥’에는 삶과 음식을 소중히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더해져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은 메뉴판에 모두 적혀 있어요. 메뉴판에 서너 줄 이상 쓰여 있는 독특한 스토리를 읽어 보는 것 역시, 이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묘미 중 하나죠.

어떤 술에 어떤 안주를 페어링 해야 할지 감이 잘 안 잡힌다면, 원형 테이블 가운데에 있는 바텐더 분께 추천을 부탁해 보아도 좋습니다. 가벼운 느낌을 원한다면 아보카도 사시미나 칩스+아이스크림에, 본격적으로 안주와 술을 즐기고 싶다면 꿀이 들어간 닭 날개인 ‘이카루스의 선물’에 이달의 맥주나 위스키를 페어링 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위치: 서울시 중구 을지로14길 13 203호
영업시간: 일, 월 18시~24시 / 화, 수, 목 18시~1시 / 금, 토 18시~2시


INSTAGRAM : @champloo_euljiro


법원

안국동 헌법재판소 근처에는 위스키 바 ‘법원’이 있습니다. 이전에 다른 바에서 한 손님이 ‘버번위스키’를 받고는 ‘요즘 법원에서는 위스키도 만들어요?’라고 물은 것을 계기로, 버번위스키를 주력으로 하는 이 바에 ‘법원’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방해받지 않고 여유롭게 나만의 시간을 즐기고 싶은 분이라면, 아마 이곳이 아주 마음에 들 거예요.

내부가 조금 독특하죠? 이전에 한정식집으로 사용되었던 공간을 그대로 살렸기 때문에 공간 자체가 여러 개의 방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일반적인 바와 달리 바텐더와 마주 보는 곳이 없어 조용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죠.

바 이름이 ‘법원’인 만큼, 이곳에선 다양한 버번위스키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위스키들을 샷, 하이볼, 200ml, 병 단위로 즐길 수 있어 위스키를 잘 모르거나 처음 마셔보는 분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죠. 위스키 이외에 와인이나 맥주도 준비되어 있어 취향에 따라, 그날의 기분에 따라 주종을 고를 수 있어요. 안주 역시 파르페나 육포처럼 간단한 것부터, 미트파이와 치즈 플레이트, 견과일과 견과류가 가득 들어있는 구절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답니다.

여러 메뉴가 있지만, 추천하고 싶은 것은 ‘법원 패션드’입니다. 법원 패션드는 위스키 베이스 칵테일인 올드 패션드에 체리 브랜디와 꿀 등을 넣어 이곳만의 스타일로 해석한 것인데, 기존의 올드 패션드보다 날카롭지 않고 약간 달착지근한 맛이 나는 것이 매력 포인트예요. 안주를 주문하고 싶다면 바질 페스토 파르페를 추천!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바질 페스토가 더해져, 달콤함과 짭짤한 맛이 고급스러운 조화를 이룹니다.

위치: 서울시 종로구 창덕궁1길 33
영업시간: 월~목 16시~1시 / 금~일 14시~1시


INSTAGRAM : @bourbon.bar


코메리카

숙대입구역 근처에 위치한 코메리카는 우리 술을 미국 가정식에 페어링할 수 있는 독특한 공간입니다. 맛있는 술과 든든한 안주를 원하는 ‘프로 혼술러’ 분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곳이죠.

내부는 이렇게, 따뜻한 분위기입니다. 곳곳에 있는 책과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어딘가 그리운 듯한, 아늑한 느낌을 냅니다. 바 형식의 테이블은 있지만 단체 테이블은 딱 한 개뿐이기 때문에 여러 명이 방문할 예정이라면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아요.

아지트 느낌이 물씬 나는 코메리카에서 맛볼 수 있는 안주로는 맥앤치즈와 팬케이크, 청경채 파스타와 페퍼로니 피자, 크림 스튜 등이 있어요. 우리 술 종류가 매우 많지만, 무엇을 마실지 어렵지 않게 고를 수 있습니다. 술들을 맛, 도수, 향 등으로 나누고, 종류별 베스트 페어링 조합을 메뉴판에 써 두었기 때문이죠. 또, 주종에 따라 잔술 주문도 가능하기 때문에 혼자서도 여러 종류를 맛볼 수 있답니다.

필자의 추천 조합은 청경채 파스타와 오미로제 와인. 오미자 특유의 산뜻하고 기분 좋은 맛에 짭짤한 오일 파스타가 잘 어울려요. 스산한 날씨에 방문했다면 따뜻하게 먹기 좋은 크림 스튜도 좋은 선택이 될 거예요.

위치: 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81길 20 지하1층
영업시간: 매일 18시~3시 (일요일 휴무)


INSTAGRAM : @komericano1


소중한 사람과 조용하게 시간을 보내고 싶거나 바쁜 일상을 견딘 나에게 선물을 주고 싶다면, 오늘 소개한 공간을 꼭 방문해 보세요. 오직 이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맛있는 술과 음식이, 잔잔한 일상에 조그만 행복을 불어넣어 줄 테니까요.


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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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쓰고 배우는 사람.
라이프스타일에 관련된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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