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아트는
진짜 예술인가

새로운 수수께끼, NFT 아트
NFT는 상업인가 예술의 새로운 기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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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서울은 다양한 아트페어로 물들었다. 사람들은 키아프, 프리즈 등 아트페어에 참석해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작품을 감상하고 신진 아티스트와의 만남도 가졌다. 키아프의 ‘표 갤러리’ 부스에는 NFT 프로젝트 ‘쿼드해시’의 NFT 작품이 공개되었는데, NFT 작품을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이벤트가 함께 진행되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아트페어에도 당당히 모습을 드러낸 NFT는 과연 무엇일까?


새로움의 탄생, NFT

NFT
이미지 출처: Pixabay

이제는 인터넷을 뺀 일상을 상상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음식 배달, 장보기는 물론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처방을 보는 것까지 인터넷으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읽고 쓰는 차원을 넘어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인터넷을 Web2라고 지칭한다. 현재를 Web2의 시대를 넘어 Web3의 세상으로 가고 있다고 평가하는데, 메타버스, 블록체인, NFT 등을 통칭하는 Web3는 탈중앙화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Web2와 Web3도 중앙화를 중심으로 가름하곤 한다. 예를 들어 A라는 Web2 게임에서 아이디를 만들고 게임 캐릭터의 옷을 사서 입힌다고 가정해 보자. 게임 아이디의 주인인 ‘나’가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만, 어느 날 게임이 서비스를 종료하면 더 이상 이 옷을 사용할 수 없다. 그래서 Web2에서 실질적인 소유권은 운영 주체(중앙화된 기관)에게 있다고 설명한다. Web3는 소유권을 개개인이 가진다.

이중 NFT란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암호화폐를 응용하여 데이터의 원본성(originality)을 증명해 구별이 불가한 정보에 고유성 및 가치를 부여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을 일컫는다.a)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라고도 불리는 NFT의 데이터는 소유자만 접근하고 양도할 수 있기 때문에 소유권까지 증명된다. 원본성, 소유권 증명에 용이하다는 특성 때문에 디지털 자산 거래에서 주로 활용되는데, 신진 아티스트부터 유명 작가의 작품까지 다양한 NFT가 만들어지며 NFT 아트에 대한 관심을 불러왔다.

1) 900억에 팔린 NFT가 있다구요?

6,930만 달러에 낙찰된 비플의 “매일: 첫 5000일(Everydays: The First 5000 Days)”
6,930만 달러에 낙찰된 비플의 “매일: 첫 5000일(Everydays: The First 5000 Days)”, 이미지 출처 : Christie’s

전 세계적으로 NFT 아트가 화제가 된 것은 2021년 있었던 경매 때문이다. 세계 3대 경매회사인 크리스티를 통해 비플(Beeple)의 비플이 14년간 매일 그린 5,000점의 그림을 콜라주한 NFT 작품 “매일: 첫 5000일(Everydays: The First 5000 Days)”이 경매되었는데, 그 액수는 무려 6,930만 달러, 한화로는 현재 약 900억 원에 달한다. 2021년 9월 당시 비플의 ‘매일’은 가장 최고가로 거래된 NFT 작품이자, 현존하는 예술가의 작품 중 3번째로 비싼 금액에 거래되었다고 평가됐다.

비플의 작품으로 NFT 아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NFT로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이야기가 퍼지며 한때 ‘투기’ 의혹을 사기도 했다. 이 모든 논란의 중심에는 ‘실체가 없는 디지털 아트인 NFT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에 있다. 영국의 대표적인 팝 아티스트 데이비드 호크니는 미술 평론가 월데마르 야누스자크와 벤디 그로스버너의 팟캐스트에서 “NFT를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하며 ‘사기꾼들’이라는 단어까지 사용하며 NFT 시장을 선도하는 이들을 비판하기도 했다.

2) 박물관과 미술관에 걸린 NFT

하지만 NFT는 계속해서 영역을 넓혀갔다. 2021년 대영박물관(The British Museum)은 에도시대를 대표하는 일본 작가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전시 ‘Hokusai, The Great Picture Book of Everything’ 개막과 함께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대표작 100여 종을 NFT로 발행했다. 구스타프 클림프의 걸작 ‘키스’를 소장하고 있는 오스트리아 벨베데레(Belvedere) 미술관은 클림프의 걸작으로 평가되는 ‘키스(The Kiss)’를 1만 개의 NFT 조각으로 발행했으며, 시애틀에는 NFT 아트 전문 미술관인 ‘시애틀 NFT 뮤지엄Seattle NFT Museum)’이 개관했다. 연간 500만 명의 관람객들이 방문하며 유럽 현대 예술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파리의 퐁피두 센터에도 NFT 작품이 걸렸는데,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들은 기술을 둘러싼 예술적 표현의 폭을 보여주고자 NFT 작품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예술적 표현 방식과 해당 작업을 하는 작가들에 대한 미술관의 옹호적인 입장을 확고히 밝히는 셈이다.b)


NFT가 가져올 새로운 미래

그렇다면 2023년 현재, NFT 아트는 어떻게 이야기되고 있을까? 9월 초 서울에서 개최된 아시아 최대 블록체인 행사 KBW2023에 직접 참여해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었다.

‘Can Art Save the Blockchain?’ 세션에는 다양한 NFT 전시를 성공적으로 이끈 독립 큐레이터 아프로데트 주리(Afrodet Zuri)가 참여해 “블록체인 이전의 예술 거래는 누구나 알기가 어렵다. 하지만 블록체인은 투명하다. 어떤 작품의 가격이 얼마인지, 누가 소유했는지를 정확히 알 수 있어 누구나 컬렉터가 될 수 있다. 전통적인 아트로 가는 하나의 길이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NFT와 정통 예술의 관계를 정의했다.

 ‘더 게이트웨이 코리아(The Gateway Korea)’ 중 작 NFT 작가와의 대담, 왼쪽부터 다다즈, 장승효, 신영선, 요요진 작가
‘더 게이트웨이 코리아(The Gateway Korea)’ 중 작 NFT 작가와의 대담, 왼쪽부터 다다즈, 장승효, 신영선, 요요진 작가, 이미지 출처 : 에디터 직접 촬영

한국의 대표적인 미디어 아티스트 장승효 작가는 ‘더 게이트웨이 코리아(The Gateway Korea)’를 통해 디지털 혁명을 지켜보며 우리 삶이 예술화 되어야 한다는 열망을 가졌고, NFT라는 기술이 이것을 가능하게 해줄 것이라 생각했다고 NFT 아티스트가 된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더 게이트웨이 코리아(The Gateway Korea)’에서 신작을 공개한 비플은 언론사 인터뷰를 통해 NFT 아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미국에서 ‘야구 카드’는 누구나 복사할 수 있지만 야구 선수의 업적이 담긴 ‘원본’의 가치를 존중하기에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면서 “젊은 세대가 게임 아이템을 사듯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아도 충분히 가치를 인정하는 사회적 합의의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했다.c) NFT가 ‘결국은’ 예술적 가치와 새로운 장르로 인정받을 것이라는 강한 믿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기술과 예술의 만남이냐, 상업적 이용이냐 등 NFT 아트에 대한 의견은 아직도 분분하다. 어떤 것이 정답이라 단언할 수는 없지만 정통 예술과 NFT가 밀접한 관계에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만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 삶이 변화했듯 NFT가 예술의 새로운 모습을 발굴하는 창구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a) 이안, 「NFT예술 현황 분석과 국내 미술작품 활용방안 연구」 The Journal of the Convergence on Culture Technology(JCCT) 제8권 제6호, 2022
b) 이투데이, [예술동네 엿보기] 진격의 NFT, 퐁피두센터 입성하다 (2023. 02. 17)
c) 조선일보, 실물 없는 디지털 그림이 무려 910억… 5000일 걸린 열정의 산물 (2023. 09. 20)

  • 이안, 「NFT예술 현황 분석과 국내 미술작품 활용방안 연구」 The Journal of the Convergence on Culture Technology(JCCT) 제8권 제6호, 2022
  • 매일경제, 키아프와 KBW 속 꼭꼭 숨은 NFT를 찾아라[엠블록레터] (2023. 09. 15)
  • 이데일리, [이상미가 전하는 아트테크]비플의 NFT 미술품 판매는 어떻게 이슈가 됐나 (2021. 09. 11)
  • YTN, 데이비드 호크니 “780억짜리 NFT 아트는 사기” 비판 (2021. 04. 06)
  • 한국경제, 기념엽서 대신 NFT?…호쿠사이도 매물로 올린 대영박물관 [김동욱의 하이컬처](2021. 10. 02)
  • 뉴스투데이, [NFT 아트시대] 뜨거운 감자 NFT, 앞으로도 ‘흥’할까? (2022. 02. 14)
  • 시사비전, 파리의 퐁피두 미술관, 크립토펑크 NFT 전시(2023. 04. 21)
  • 이투데이, [예술동네 엿보기] 진격의 NFT, 퐁피두센터 입성하다 (2023. 02. 17)
  • 조선일보, 실물 없는 디지털 그림이 무려 910억… 5000일 걸린 열정의 산물(2023. 09. 20)

최윤영

최윤영

예술, 사람, 그리고 세상.
좋아하는 것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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