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위한 달리기
플로깅과 비치코밍

바다를 지키기 위해
허리를 굽히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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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가 기후 위기로 성큼 다가온 지 오래입니다. 지난 6일, 유니세프는 하루 평균 2만 명의 어린이가 홍수, 가뭄 등의 극단적인 기후 변화로 터전을 잃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미시시피강 또한 기후 이상으로 바닷물이 역류하며, 당국은 오는 22일부터 식수 문제를 겪게 될 것으로 예측합니다.

기후 문제의 큰 원인으로 꼽히는 것이 플라스틱의 무분별한 사용, 불법 쓰레기 투기 등입니다. 우리의 삶과 미래까지 위협하는 쓰레기와의 전쟁. 우리 모두를 위한 특별한 ‘달리기’로 동참 해보면 어떨까요?


우리를 위한 달리기

달리는 사람
이미지 출처: Unsplash

코비드19 이후 사회적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늘었습니다. 필라테스, 클라이밍, 헬스, 테니스 등 다양한 운동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죠. 운동화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쉽게 시작할 수 있는 러닝은 이 중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는 운동입니다. 달리기는 심혈관 질환 예방, 체중 감소, 스트레스 해소 등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달리는 것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나’를 위한 달리기 대신 ‘우리’를 위한 달리기를 해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은 아주 특별한 두 가지 달리기를 소개해 보려 합니다. 바로 플로깅과 비치코밍입니다.

1) 쓰레기 줍는 달리기, 플로깅

쓰레기 줍는 사람들
이미지 출처: Unsplash

산이나 산책로에서 커다란 봉투나 집게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을 본 적 있으신가요? 쓰레기를 주우며 달리는 것을 ‘플로깅’이라고 합니다. 스웨덴에서 시작된 플로깅(Plogging)은 ‘이삭을 줍는다’는 스웨덴어 ‘Plocka upp’(플로카 우프)에 ‘달리기’라는 의미의 영단어 ‘Jogging’(조깅)의 합성어입니다. 한국에서는 ‘쓰담(쓰레기 담기) 달리기’, ‘줍깅(쓰레기 줍는 조깅)’ 등의 단어로도 표현됩니다.

작은 손길들이 모여 만드는 큰 변화

재활용 표시
이미지 출처: Unsplash

플로깅의 대표적인 특징은 도심 속에서 쉽게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거창한 준비물도 필요 없습니다. 쓰레기를 담을 봉투와 손을 보호하는 장갑, 쓰레기를 줍기 위한 기다란 집게만 준비하면 플로깅을 위한 준비는 끝입니다. 한강, 서울숲, 북한산 등 도심 속 휴식 공간은 물론 내가 사는 동네 등 어디서든 할 수 있습니다. SNS를 통해 플로깅 모임에 참여하거나 친구들과 모여 플로깅을 해도 되죠.

누군가는 몇 명이 모여 쓰레기를 주워봤자 얼마나 도움이 되겠냐, 비관적인 목소리를 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2023년 9월, 청주대학교 지역특화청년무역전문가양성사업단(GTEP)에 참여한 학생 40여 명은 우암동 일대와 교내외 등 5km 거리에서 총 300ℓ의 쓰레기를 수거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손길이 모여 얼마나 큰 효과를 낼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2) 바다를 지키는 비치코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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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을 뜻하는 영단어 ‘Beach’와 빗질을 뜻하는 ‘Combing’을 합친 단어인 비치코밍(Beachcombing)은 과거 해변에 떠밀려 온 표류물을 줍는 것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표류물을 주워 생활을 유지하던 것이 시대가 변하며 취미, 연구 활동으로 자리 잡았고, 환경오염이 심각해진 현대에는 환경보호를 위한 운동의 일종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비치코밍은 플로깅처럼 해변가의 쓰레기를 줍는 것은 물론 바닷속을 떠다니는 쓰레기까지 정리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또한 수거한 것들을 업사이클링해 공예품이나 예술작품으로 재활용한다는 것도 눈에 띄는 특징입니다.

바다의 이야기를 알리는 비치코밍

“ㅂㄷㅂㄷ”, 팀마름모
“ㅂㄷㅂㄷ”, 팀마름모. 이미지 출처 : 팀마름모

비치코밍을 통해 탄생한 예술 작품은 환경오염으로 고통받는 바다와 해양생물의 현실을 전하는 메세지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다 쓰레기를 업사이클링해 환경문제를 이야기하는 ‘팀마름모’도 비치코밍을 통해 수집한 수거물들을 예술작품의 재료로 활용합니다.

빨대로 거대한 뱀을 형상화한 팀마름모의 대표작 “ㅂㄷㅂㄷ”는 유동 인구가 많은 해안가에 설치되어, 사람들이 무심코 버린 ‘플라스틱’이 바다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보여줍니다. 거대한 플라스틱 뱀이 해변을 다 덮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게 되죠.


어느새 선선해진 가을입니다. 이번 주말, 달릴 계획이 있다면 장갑과 봉투를 챙겨 우리를 위한 달리기를 해보면 어떨까요? 우리의 오늘들이 쌓여 멋진 내일을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 연합뉴스, “홍수 등 극단기후에 전 세계 어린이 매일 2만명 피난”(2023.10.07)
  • SBS 뉴스, 미 기후변화로 미시시피강에 바닷물 역류…주민들 소금물 위협(2023.10.06)
  • 중부메일, 내몸도 지구도 건강! 플로깅, 비치코밍(2022.10.18)
  • 충북일보, 청주대, ‘플로깅’ 통한 지역사회 가치 창출(2023.09.10)
  • [칼럼] 조깅보다 장점 많은 ‘플로깅’…이렇게 즐기세요 – 정형외과 이현희 교수(2022.09.20), https://www.ish.or.kr/main/contents.do?proc_type=view&a_num=41598210&b_num=7119
  • 핸드메이커, MZ세대의 슬기로운 바다생활 ‘비치코밍'(2023.06.30)
  • 작은 변화의 조각이 모여, (2020.08.31), https://arte365.kr/?p=81841
  • 팀마름모, https://www.facebook.com/teammareum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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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영

예술, 사람, 그리고 세상.
좋아하는 것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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