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를 잇는 연대기 속
고요한 사운드 K-ASMR

삶의 심지를 벼리고자 하는 이에게
장인 정신을 제안하는 새로운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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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우리가 전통문화 예술 분야의 장인을 마주해 온 방식은 한정적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장인이 구현해낸 것을 관람하는 경우, 또는 그중에서도 형상이나 형체가 있는 결과물을 직접 사용해 보는 경우가 많을 텐데요. 이번 아티클에서는 새로운 관점에서 전통문화와 장인을 조명하는 콘텐츠를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바로 문화유산채널의 사운드 콘텐츠 시리즈, ‘K-ASMR’입니다.
ANTIEGG에서는 장인 정신에 대한 담론이 꾸준히 펼쳐져 왔습니다. 만약 아직 ‘장인 정신’이라는 키워드가 낯설게 느껴진다면, 이제부터 소개해 드릴 콘텐츠를 주목해 주세요.


문화유산으로서의 장인

강원특별자치도청
이미지 출처: 강원특별자치도청, 강원특별자치도청 공식 홈페이지

무형(無形). 문자 그대로, 형태 없이 존재하는 예술도 있습니다. 그러한 예술이 묵묵히 이어지는 흐름의 축을 세우는 이들이 바로 장인입니다. 지금도 우리나라 곳곳에서는 수많은 장인들이 전통문화 예술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그중에는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로서 장인의 존재 그 자체가 문화유산인 경우도 있습니다. 문화재청에서는 무형문화재를 “연극·음악·무용·공예기술 등 형태가 없는 문화적 소산으로서 역사적·예술적 또는 학술적 가치가 큰 문화재”로 정의합니다. 그중에서도 국가무형문화재로서 국가가 지정한 종목은 155건입니다. (2022.12.31. 기준, 문화재청 ‘국가지정·등록문화재 현황 통계’)


청각으로 경험하는 전통 문화,
K-ASMR

동영상 출처: 문화유산채널 공식 유튜브

전통문화가 구현되는 현장을 새로운 관점으로부터 엮어낸 콘텐츠 시리즈, ‘K-ASMR’. 이 시리즈는 문화유산채널에서 제작되고 있습니다. 문화유산채널은 문화재청 산하의 한국문화재재단에서 운영하는 콘텐츠 플랫폼인데요. ‘ASMR’이라는 형식과 ‘문화유산’이라는 주제가 평형을 유지한다는 점이, 화면과 스피커 너머의 시청자에게는 안정감을 선사합니다.

시리즈 속 콘텐츠 한 편 한 편은 담백합니다. 장인이 업에 임하는 과정을 거창하지 않게, 동시에 가볍지도 않게 담아내지요. 그저 그 과정에서 비롯되는 자잘한 소리들을 깨끗하게 모으고, 장인이 혼신을 다하는 모습을 정갈히 기록할 뿐입니다.

동영상 출처: 문화유산채널 공식 유튜브

붓을 매는 장인 ‘필장’, 부채를 만드는 장인 ‘선자장’, 인두로 종이나 나무 등을 지져서 그림을 그리는 장인 ‘낙화장’ 등. 이 시리즈를 계기로 우리는 다양한 무형문화재 보유자의 작업 현장을 접하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민속문화재, 사적, 명승 등 무형문화재 이외의 문화유산도 고유의 시선과 감성으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음악을 걷어냄으로써 동작 본연의 소리만 남긴 살풀이춤, 5백여 년의 역사를 지닌 고택 속 소박한 일상음, 늪에서 묵묵히 업을 이어가는 어부의 모습과 더불어 담아내는 늪 주변의 자연음까지. 시리즈 자체가 문화유산을 폭넓게 경험할 수 있는 장과 같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정성으로만 그려낼 수 있는 여백

동영상 출처: 문화유산채널 공식 유튜브

매 콘텐츠는 잔잔하게 전개됩니다. 어떻게 보면 백색 소음 콘텐츠라 해도 무방할 만큼 말이죠. 이 지점에서 ‘K-ASMR’ 시리즈만의 특별함을 발견하게 됩니다. 바로 이러한 잔잔함이, 장인의 서두르지 않는 마음을 전제로 한다는 점입니다. 하나의 완성에 다다르기까지 장인은 결코 조바심을 내지 않습니다. 아무리 사소해 보이는 과정에서도 장인은 자신만의 리듬을 지키며 매 순간에 진심을 담아내지요. 그렇기에 시리즈 속 모든 콘텐츠를 관통하는 고요함은 필연적입니다. 오직 인내와 꾸준함으로만 빚어낼 수 있는 여백이기에 이 또한 귀중하고, 또 하나의 예술 작품과도 같습니다.


K-ASMR 시리즈 페이지
WEBSITE : 문화유산채널


많은 것이 빠르게 변하는 과정에서부터 또 다른 내일을 향한 원동력을 얻고는 합니다. 하지만 그 변화의 날쌘 속도가 가끔은 삶의 중심을 흩트리는 외력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우리가 변하지 않는 것을 떠올리는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전통문화 예술은 오랜 세월을 살아왔습니다. 지금도 수많은 장인들이 인내와 정성으로 빚어내며 그 맥을 이어가고 있지요. 그렇기에 ‘장인 정신’이라는 키워드는 비단 문화 예술 분야뿐만 아니라 삶 전반을 지탱할 수 있는, 그야말로 변치 않는 가치입니다. 시시각각 바뀌는 시대 한가운데에서 삶의 중심을 잡고자 할 때, 장인 정신은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독자 여러분과 질문 하나를 나누고자 합니다. 변하지 않는 것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변하지 않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없기에, 우리는 저마다 다채로운 답을 써내려 갈 듯합니다. 필자는 ‘장인 정신’이라 답하며 글을 마칩니다.


유스

유스

파란 하늘처럼 청명한 힘을 글과 사진에 담고자 하는 사람.
콘텐츠가 선사하는 영감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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