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권의 책으로 끝말잇기
‘말들의 흐름’ 시리즈 4선

11개의 낱말로 잇는
열 가지 삶의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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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담배-담배와 영화-영화와 시-시와 산책-산책과 연애-연애와 술-술과 농담-농담과 그림자-그림자와 새벽-새벽과 음악.’ 친숙한 두 낱말의 조합으로 낯선 끝말잇기가 완성됩니다. 이들은 출판사 시간의 흐름에서 4년간 선보인 ‘말들의 흐름’ 에세이 연작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첫 번째 저자가 두 개의 낱말을 제시하면 다음 저자는 앞사람의 두 번째 낱말을 이어받은 뒤, 새로운 낱말을 제시하며 이어가는 방식의 시리즈인데요. 하나의 낱말에 대해 사람과 사람은 각자 어떤 이야기를 펼쳐낼까요? 열 차례의 끝말잇기 속에서 무심결에 탄생한 네 권의 책을 소개합니다.


정은, 『커피와 담배』

'말들의 흐름' 시리즈. 정은, 『커피와 담배』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

“삶이 괴로운가요? 커피를 한 번 내려보세요. 사는 게 외로운가요? 담배를 한 번 태워보세요” ‘말들의 흐름’ 시리즈는 소설가 정은의 『커피와 담배』로 시작됩니다. 커피와 담배는 그야말로 현대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기호품입니다. 애호가들은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이들과 함께 순간을 누리고자 하죠. 저자는 9년 차 바리스타이기도 합니다. 그에게 커피란 무미건조하고 비참해질 뻔한 삶을 구원해 준, 세상과 자신의 매개체이지요. 담배도 그렇습니다. 누군가와 관계를 맺는 방식이자 내가 나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는 고마운 존재라고 말합니다. 그가 들려주는 인생 이야기는 향이 무척이나 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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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원, 『시와 산책』

'말들의 흐름' 시리즈. 한정원, 『시와 산책』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

걸으며 시를 읊는 삶은 얼마나 낭만적인가요. 작가 한정원의 『시와 산책』은 4만 부 이상 팔린 ‘말들의 흐름’ 시리즈의 베스트셀러이기도 합니다. 스스로 ‘산책 중독자’라고 말하는 그의 문장은 섬세하고 맑습니다. 눈앞에 장면이 그려지는 듯한 표현들과 함께 그가 걷는 길과 사색을 따라가다 보면, 내 마음마저 정화되는 것만 같죠. 제목처럼 작가가 아껴온 시들을 엿볼 수 있다는 점도 이 책의 기쁨입니다. 진심을 꾹꾹 눌러 담아 쓴 스물일곱 개의 짧은 산문은, 곁에 두고 언제든 펼쳐보아도 좋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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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욱, 이주란, 김나영,
한유주, 조해진, 『술과 농담』

'말들의 흐름' 시리즈. 이장욱, 이주란, 김나영, 한유주, 조해진, 『술과 농담』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

술과 농담은 결코 뗄 수 없는 존재이지요. 술이 있는 곳엔 농담이 있고, 웃음소리는 끊일 틈이 없을 테니까요. 『술과 농담』은 무려 여섯 작가의 입담을 모은 앤솔러지라 더 특별합니다. 각자 술에 젖어 농담 아닌 농담을 하고 있지만, 모두가 같은 술자리에 함께 있는 것만 같죠. 만취와 숙취를 오가며 일상을 살아내는 그들의 이야기는 더없이 친근하고 사랑스럽습니다. 시리즈의 다른 책에서 한 사람의 이야기만 듣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면, 왁자지껄한 『술과 농담』이 좋은 선택지가 되어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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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니, 『새벽과 음악』

'말들의 흐름' 시리즈. 이제니, 『새벽과 음악』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

‘말들의 흐름’ 시리즈는 시인 이제니의 첫 산문집 『새벽과 음악』을 끝으로 마침표를 찍습니다. 리듬감 있는 시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그는 산문을 쓸 때도 그 특별함과 아름다움을 잃지 않았습니다. 『새벽과 음악』은 창작자로서 음악과 함께 고독한 새벽을 건너는 시인의 면면이 담겨 있습니다. 음악이라는 낱말을 주제로 한 만큼, 책 본문의 QR코드를 통해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하고 있는데요. 어스름한 새벽, 불면의 막막함 속에서 같은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만큼 위안이 되는 일은 없을 겁니다.


『새벽과 음악』 구매 페이지


두 개의 낱말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열 가지로 뻗어나가며 사유를 넓혀갑니다. 한편, 일상적인 소재에서 비롯된 연결의 감상은 우리네 삶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으로 이어집니다. 엇비슷한 과정과 결말일 것이란 걸 알면서도, 우리는 각자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기 위해 살고 있진 않을까요? ‘말들의 흐름’ 시리즈는 공식적으론 매듭지어졌지만, 우리 안에서 『음악과 OO』으로 다시 시작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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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유림

아무래도 좋을 것들을 찾아 모으는 사람.
고이고 싶지 않아 잔물결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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