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발되거나 전통 스포츠를 변형하여 만든 것을 ‘뉴스포츠’라고 하죠. 뉴스포츠는 기존의 규칙이나 용구를 변형하거나 새로운 요소를 첨가해 사람들이 쉽게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고안되는데요. 그중 미국 스포츠 피트니스 산업 협회(SFIA)의 발표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스포츠’로 선정된 종목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피클볼’.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관심도가 증가하여 2028년 올림픽 시범종목에 추가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죠. 과연 피클볼은 어떠한 운동이길래 이토록 사람들이 열광하고 있는 걸까요?
위대한 탄생
피클볼의 탄생은 6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65년 미국 워싱턴주의 작은 섬, 비시온 섬에 위치한 한 가정의 뒷마당에서 시작하였는데요. 당시 미국 하원 의원이었던 조엘 프리처드는 휴가를 보내던 중 자신의 친구들과 아이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놀이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배드민턴을 치려 했지만 이내 셔틀콕이 없는걸 깨달았죠. 그래서 집에 있던 다양한 종류의 공과 라켓을 서로 조합해 보았고 이윽고 피클볼의 서막이 열렸습니다.
테니스 + 탁구 + 배드민턴
= 피클볼?
흔히 피클볼을 테니스와 탁구, 그리고 배드민턴을 혼합한 스포츠라 말합니다. 배드민턴 코트와 같은 크기의 경기장에서 탁구채와 비슷한 모양의 라켓으로 테니스처럼 랠리를 주고받기 때문이죠. 서브가 상대편 코트에 들어가지 못하거나, 네트 한 쪽에서 공이 두 번 튀는 경우. 또한 자신의 신체로 공을 건드리는 경우에 실점을 하는 것도 다른 라켓 구기 종목의 규칙과 유사하고요. 단식경기와 2:2로 경기를 진행하는 복식 경기가 있는 것도 공통점인데요. 과연 다른 라켓 종목과 무엇이 다를까요?
패들
피클볼 라켓을 ‘패들’이라 하는데요. 패들은 납작한 탁구채의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크기는 탁구채의 2배가량이죠. 다만 높이는 60.96cm, 너비는 43.13cm를 넘지 않아야 합니다.
공
공은 플라스틱 재질로 실내용과 실외용 공으로 나뉩니다. 실내용 공은 26개, 실외용 공은 40개의 구멍이 뚫려있는데요. 공기저항을 덜 받기 위해 실외용 공의 구멍이 작고 개수가 많습니다.
서브
서브는 반드시 서버로부터 대각선에 있는 코트를 향해 공을 보내야 하며, 모든 서브는 언더핸드 모션만이 가능합니다.
투 바운스 룰
서브 된 공을 발리로 바로 쳐서는 안됩니다. 상대방 서브와 서브를 리시브한 공이 한 번씩 바운스 된 후에 발리가 가능합니다.
논 발리 존 (Non Volley Zone)
피클볼에는 발리 금지구역이 있는데요. 네트 양쪽으로 2.13m 이내에서는 발리를 할 수 없으며 이 구역을 밟아서도 안됩니다.
점수
서브권을 가지고 있는 선수나 팀만 득점할 수 있습니다. 서브권이 없는 선수나 팀이 이긴 경우, 서브권을 가져오며, 11점을 먼저 획득하면 한 세트를 따냅니다. 양측이 똑같이 10점을 획득한 경우 듀스 제도를 통해 2점을 먼저 내야지만 승리를 따낼 수 있습니다.
1시간, 1만 원이면 충분해
제가 처음 테니스를 쳤을 때가 떠오르는데요. 제법 운동 신경이 좋다고 자부하던 저였지만 가장 기초 동작인 ‘포핸드’를 한 시간 연습했음에도 날아오는 공을 제대로 넘기지 못해 좌절했던 기억이 있죠. 하지만 피클볼은 어린이부터 노년층까지 짧게는 몇 시간만 배워도 기본적인 랠리를 진행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물론 선수들처럼 치밀한 전략과 전술, 특별한 기술을 배우기까진 오래 걸리지만 타 구기 종목에 비해 짧은 시간 내에 경기를 진행할 수 있어 누구나 금세 재미를 붙이기 좋습니다. 다른 라켓 스포츠에 비해 장비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도 큰 장점인데요. 1~2만 원대로 패들을 구입할 수 있고, 10만 원 초반대로 공과 패들 그리고 이동식 매트까지 갖출 수 있죠.
피클볼이 하고 싶어요
피클볼을 처음 배우시려는 분들은 동호회를 통해 손쉽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국내 최대 피클볼 커뮤니티인 네이버 카페 ‘아이러브피클볼’을 이용하면 되는데요. 카페를 통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동호회에 가입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한국체육대학교 평생교육원, 시립마포청소년센터, 온조대왕문화 체육관, 금촌 다목적 실내 체육관에서는 정규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니 수업을 들어보는 것도 또 다른 법입니다.
2016년 국내에 피클볼이 소개된 이래로 2018년 대한피클볼협회가 설립되며 점차 저변을 넓혀나가고 있는데요. 아직 피클볼 인구는 많지 않지만, 2018년 100명 수준이었던 국내 동호인 수는 차츰 증가해 2023년에는 2800명가량 되었을 정도로 성장세가 눈여겨볼 만합니다. 평소 테니스나 배드민턴이 부담되어 시작을 망설였던 분들 그리고 구기종목을 배우고 싶은데 운동 신경이 없어 주저하셨던 분들은 하루빨리 피클볼에 도전해 보세요. 함께 모여 즐기는 스포츠의 재미를 경험하고, 건강까지 챙겨가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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