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컬한 유머 속
나쓰메 소세키의 통찰

마음 깊이 깔린 고독을
재기발랄하게 읽어내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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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ove you.”를 “달이 아름답네요.”라는 아름다운 문장으로 번역했다는 그 유명한 일화의 주인공을 소개합니다. 나쓰메 소세키는 일본 근대 문학의 아버지이자 일본의 셰익스피어로 불리는 국민 작가입니다. 20세기 초반 왕성한 집필 활동을 펼친 작가로 생전에도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죠. 창의적인 표현, 유쾌한 말장난, 기발한 비유가 돋보이는 이야기꾼이자 시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선생님의 면모까지 두루 갖추었습니다. 100년이 지난 지금 돌아보더라도 그의 문장은 수려하며, 깊은 마음을 꿰뚫어 보는 통찰은 빛을 발합니다. 해외 고전 문학 작품을 처음 시작하는 독자에게 책을 추천할 때 고려하게 되는 요소인 재미, 분량, 깨우침, 익숙한 정서 등 여러 면모를 지닌 완성형 작가이기도 하고요.

“나는 나의 글이 백대 후에까지 전해지기를 바라는 야심가라네.” 백 년이 지나더라도 자신의 글이 많은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길 바랐던 소세키. 그의 글에 어떤 매력이 있길래 그토록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는 것일까요?


참신한 발상,
무심한 듯 유쾌한 재담가

나쓰메 소세키의 초기작에는 소세키 특유의 유머가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 속에 나오는 인물들은 어쩐지 정이 갑니다. 세상만사에 시큰둥하다가도 아무것도 아닌 것에 예민하게 반응하는데, 자존심은 강해서 절대 예민한 티를 내지 않으려 점잔을 떨다가 말도 안 되는 농담에 발끈합니다. 그러다 일을 잔뜩 키우고는 허둥거리며 쩔쩔매지만, 나름 진지한 인생 철학을 갖고 정의롭게 살아가는 입체적인 인물들입니다. 소세키는 인생과 사람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시선을 참신한 방식, 정겨운 인물로 그려내 독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1)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이미지 출처: 현암사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나쓰메 소세키의 데뷔작입니다. 영국 유학에서 돌아온 소세키가 소설을 써볼 것을 권유받고 하이쿠 잡지에 단편 소설로 기고한 글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 애초 계획과 달리 11회분이나 쓰게 되었습니다. 이 연재분을 모아 하나의 작품으로 낸 책이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입니다.

이미지 출처: Unsplash

이 작품의 가장 매력적인 점은 화자이자 관찰자가 고양이라는 점입니다. 작품을 극단적으로 요약하자면 ‘고양이가 바라본 세상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데, 이 고양이가 한심한 중생을 바라보는 신처럼 인간사를 관망하는 투가 맛깔스럽습니다. 책의 첫 문장부터 거만하기 짝이 없는데요. 원문을 그대로 번역하면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이름은 아직 없다.”입니다. 조금 더 원문의 맛을 살려 의역해 보자면 “이 몸은 고양이올시다, 에헴.” 같은 태도랄까요. 이름조차 거론되지 않는 화자인 이 고양이는 부엌 음식을 몰래 훔쳐 먹다 하녀에게 걸려 목덜미가 잡혀도 ‘감히 내 뒷덜미를 잡아?’ 하고 부르르 떤다던가, 주인이 친구와 둘러앉아 시답잖은 만담을 나누면 ‘지독하게 재미없구나, 이 한심한 작자들.’ 하며 평가를 내리기도 합니다.

작품 속에서 고양이가 거주하는 집 주인인 쿠샤미는 나쓰메 소세키 본인을, 화자이자 관찰자인 고양이는 실제 소세키가 기르던 고양이를 모티브로 했다고 합니다. 고양이가 사는 집주인이자 교사가 직업인 쿠샤미는 코털을 뽑아 모으는 등 괴짜 같은 행동을 일삼기도 하고, 매번 집에 찾아와 그럴듯한 농담으로 자신을 속이는 지인 메이테이에게 번번이 당하는 순진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작가 나쓰메 소세키가 실제로 이 작품을 잡지사에 연재했듯이 이야기 속 주인도 자신의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한 글을 기고했는데, 사람들이 자기보다는 고양이 안부를 먼저 물어오거나 고양이에게만 선물을 보내는 등 인기가 밀려 토라지기도 하고요. 그런 주인을 보며 고양이는 속으로 조롱합니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모티브가 된 소세키의 고양이 묘. 도쿄 나쓰메 소세키 산방기념관 소재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모티브가 된 소세키의 고양이 묘. 도쿄 나쓰메 소세키 산방기념관 소재. 이미지 직접 촬영

고양이가 하는 말이니 무시하면 그만인데, 고양이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왜 이리 마음이 뜨끔해질까요? 고양이가 면밀히 관찰하며 비웃는 사람들의 언행에는 우리의 모습이 녹아있기 때문이죠. 게다가 이 고양이는 신묘하게도 언행에 담긴 사람들의 속마음까지 꿰뚫어 보며 ‘혼네’(本音; 속마음)와 ‘다테마에’(建前; 겉마음)의 괴리에서 비롯되는 모순적인 면을 가감 없이 조롱합니다. 이렇게 나쓰메 소세키는 고양이의 눈과 입을 빌려 자신을 둘러싼 삶을 신랄하게 그려냈는데요. 이 고양이의 오만함과 인간사에 대한 솔직한 평가, 소세키의 재치 있는 표현과 유쾌한 에피소드들이 어우러져 독자들의 엄청난 호응을 불러일으킵니다. 실제로 이 작품 속 고양이는 작품이 발표된 후 100여 년간 많은 작품에서 오마주 되었다고 합니다. 어쩌면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고양이의 도도한 이미지는 이 작품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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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도련님』

『도련님』
이미지 출처: 현암사

『도련님』은 나쓰메 소세키의 대표적인 초기작 중 하나이자 역시 나쓰메 소세키 본인의 경험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도쿄에서 멀리 떨어진 지방에 있는 학교 교사로 근무하던 시절의 이야기를 토대로 완성되었죠.

도쿄에서 자란 주인공은 어릴 적부터 집안의 문제아였습니다. 말썽을 부리는 탓에 부모님의 천덕꾸러기였고, 늘 형의 그늘에 있어야 했습니다. 설상가상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형과도 멀어져 가련해진 주인공을 지지하고 아껴준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집안의 하녀 ‘기요’입니다.

그리 훌륭하지 않은 성적으로 학교를 졸업한 뒤 시골 마을의 교사가 되어 부임한 주인공은 학교생활에서 온갖 인간 군상을 목격합니다. 도련님이 부임한 학교는 학생들에게 정직을 가르치면서도 교활한 계략과 음모가 판을 치는 곳입니다. 학교에 등장하는 인간 군상을 보고 있자면, 부조리가 만연해진 당대 사회상을 비판하려는 작가 의도를 바로 알아차릴 수 있죠. 순수한 것인지 정직한 것인지, 정의로우면서도 괴짜인 도련님은 불의에 맞서며 주변 사람들에게 ‘너구리’나 ‘빨간 셔츠’, ‘알랑쇠’처럼 상대의 인간상을 대변하는 별명을 붙입니다.

이 인간상은 비단 100년 전 일본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시대와 나라, 문화와 상관없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만한 인간 모습이라 격한 공감을 자아냅니다. 이렇듯 작품 전체가 냉철하고 정의로운 시선을 주로 가져가고 있어 박진감 넘치지만, 상술한 도련님의 하녀 ‘기요’의 진실하고 한결같은 정성이 드러나는 대목은 독자들에 마음에 잔잔한 감동의 물결을 일으키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합니다.

이 소설은 소세키의 작품 중 가장 사랑받는 소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연재작을 모아 낸 탓에 전체 분량이 600쪽에 달하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보다 분량이 짧으면서도 유쾌한 에피소드가 내내 이어지기 때문이죠. 결말은 권선징악 구조를 갖추고 있어, 독자에게 속 시원한 기분을 안겨주는 오락소설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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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는 청년들의 선생님

소세키가 활동하던 시절은 일본 정세가 급변하던 시기였습니다. 19세기 말 서양 문물을 받아들이며 갑작스러운 근대화를 이룬 일본은 20세기 초, 제국주의 열강의 대열에 빠르게 합류하고자 조급하게 움직였죠. 급격히 변한 일본 문화에는 전통과 새로운 것이 뒤죽박죽 혼재되었습니다.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 기준이 환경에 따라 변모해 버리니 그간 의심의 여지 없이 답습하던 관습, 윤리, 가치 중 그 무엇 하나 올곧게 확립하기 어려웠죠. 개인보다 국가가 중요했던 20세기 초 일본에서 혼란한 시대 변화를 그대로 마주해야 했던 젊은이들이 자기 본위를 확고히 세우는 것조차 어려움을 겪던 시절이었습니다.

1) 『춘분 지나고까지』

『춘분 지나고까지』
이미지 출처: 현암사

소세키는 이런 시대적 배경이 두드러지는 작품을 여럿 남겼습니다. 주로 시대의 풍파 한 가운데서 시작을 도모하는 시기를 놓쳐 방황하거나 갈피를 잃고 주저앉아 놀고 있는 청년들이 종종 등장하죠. 그중에서도 『춘분 지나고까지』는 서구화 영향을 받아 외양은 개화했으나 내면은 공허한 당대 일본 사회를 비판하는 작가의 시선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변화는 곧 기회인지라, 마음만 굳건히 먹는다면 해내지 못할 것도 없는 이 풍요로운 사회에서 망연히 머리만 굴린 채 실행하지 않는 젊은이들에 대한 질책이 매섭습니다. 하지만 소세키는 비판에 그치지 않습니다. 시대의 커튼을 들춰보면 양극단에 서서 전혀 다른 인생을 사는 것 같은 사람들도 그 내면은 모두 똑같이 고독하다는 점을 포착하죠. 연인, 가족, 친구, 사제 등 갖가지 관계를 면밀히 들여다보며, 시작과 도전을 미뤄둔 이들에 대한 속 깊은 이해심을 비춥니다.

이미지 출처: Unsplash

이 책은 ‘각각의 단편을 쓴 후 합쳐 하나의 장편이 되게 하면 의외로 재미있게 읽히지 않을까?’ 싶어서 작가가 재미로 시도해 본 작품입니다. 제목도 새해 첫날부터 시작해 춘분이라는 절기 지나기까지 쓸 예정이라 그냥 붙인 이름이었다고 하네요. 이야기가 흘러갈 때마다 중심인물도 달라지고, 사건의 중점도 순식간에 다른 방향으로 틀어집니다. 하지만 그래서인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는 매력이 있습니다. 어쩌면 작가가 손 가는 대로 가볍고도 진솔하게 썼기 때문인지, 당대 젊은이들의 고민이나 깊은 속마음도 낱낱이 드러나 있는 소설입니다.

작품 제목도 큰 의미 없이 지은 데다가 재미로 단편을 합쳐 장편으로 만든 자신의 변덕에 대한 변명이랄까요? 소세키는 작품 머리말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겨놓았습니다. 『춘분 지나고까지』를 다 읽고 책을 덮고 나면 이 변명 같은 머리말이 작가의 통찰이었고, 낙망한 젊은이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작가의 위로였다는 생각이 불현듯 스쳐 무릎을 치게 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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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마음』

이미지 출처: 문학동네

나쓰메 소세키의 대표작을 떠올릴 때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와 함께 가장 많이 거론되는 작품인 『마음』은, 초기작과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의 중편 소설입니다.

어느 바닷가에서 화자이자 젊은 ‘나’는 염세적이고 쓸쓸한 분위기 탓에 어쩐지 마음이 끌리는 ‘선생님’을 만납니다. 선생님으로부터 그의 연륜과 지혜, 삶을 배우고 싶다고 생각한 화자는 열심히 선생님을 따르지만, 무슨 일인지 선생님은 자신의 과거에 대해 명확하게 말해주지 않습니다. 그러다 아버지의 병세가 악화하여 고향으로 내려가 있는 동안 선생님으로부터 편지를 받게 되고, 선생님의 인생을 낱낱이 알게 되죠. 『마음』의 핵심은 바로 선생님의 편지 속 내용입니다.

이 작품은 추리소설 같은 구조도 취합니다. 선생님의 고백이 마치 사건을 진술하듯 풍성한 서사를 품고 서서히 드러나기 때문이죠. 작가는 사건 전개의 완급 조절을 절묘하게 해냈습니다.

선생님이 밝혀주는 이야기에서는 인간 내면 깊은 곳에서 찰랑이는 어두운 본능, 신념과 실리 사이에서의 갈등, 이성과 감성 등 ‘마음’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요소를 아주 세세하게 느끼게 됩니다. 정교하고 쓸쓸한 인간 고뇌 탐구 일지를 보는 기분이죠. 차분한 속도로 선생님의 마음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내 마음뿐 아니라 이 시대를 함께 호흡하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은 어디쯤 도달해 있을지 가늠할 수 있을 것 같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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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등대였던 지식인

나쓰메 소세키는 일본의 변화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며 국민이 각자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징하게 제시하려 노력한 선구자였습니다. 이미 이름난 작가이자 지식인이었던 만큼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강의와 면담을 요청하곤 했죠. 혼란한 시대에서 단단히 자기본위를 세운 소세키의 생각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글로는 소세키의 수필과 강연문, 서간집이 제격입니다. 작품에는 대체로 작가 본인의 자아가 어느 정도 투영되기 마련이지만, 소세키 작품에는 작가의 사상이 거의 그대로 들어가 있기 때문이죠.

『나쓰메 소세키-인생의 이야기』, 『유리문 안에서』

『나쓰메 소세키-인생의 이야기』
이미지 출처: 시와서

『나쓰메 소세키-인생의 이야기』와 『유리문 안에서』는 나쓰메 소세키가 지인들과 나눈 편지, 잡지 등에 연재한 산문, 학교에서 진행한 강연, 공적인 자리에서 나눈 담화 등 다양한 기록을 모은 책입니다. 소설을 쓰는 사람의 자격에 대한 자기 생각을 밝힌 위 인용문처럼, 소세키는 매사에 자기 주관을 다듬고 정립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이런 단단한 심성이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었고요. 이렇듯 소설 외에도 작가의 생각을 선명히 드러내는 다른 종류의 글을 읽어보는 것은, 작가인 나쓰메 소세키뿐 아니라 시대의 변화가 몰아치는 태풍의 눈 한가운데 선 지식인 나쓰메 소세키를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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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문 안에서』
이미지 출처: 민음사

마흔셋의 소세키는 지병인 위궤양이 악화하여 갑자기 많은 피를 토하고 병원에 입원합니다. 소세키는 그 기간에도 꾸준히 수필을 썼습니다. 죽음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순간순간 자신에게 떠오르는 기억과 경험을 살아있는 문장으로 남기고자 했던 작가였죠. 생사가 오가는 상황에서의 위급함을 고스란히 녹여낸 삶과 죽음에 대한 탐구를 담은 소세키의 수필은 우리에게 인생에 관한 교훈을 남겨줍니다.

작가를 탐구하려는 목적이거나 무거운 인생 교훈을 얻으려는 목적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상술한 작품 소개에서도 짐작할 수 있겠지만, 소세키는 블랙 유머의 대가였습니다. 그는 아무것도 아닌 일상에 기발한 시선을 더해 사물과 상황을 새롭게 인지하게 해주는 데 천재적입니다. 창의적인 관점을 뽑아내는 귀재였죠. 때로는 허탈한 웃음을, 때로는 먹먹한 감동을 선사하는 통찰이 담긴 산문 모음집을 읽어보세요. 세상만사에 관심 없는 척하는 양반이 제법 날카롭게 세상을 바라보면서도 사람들에게 호되게 당하는 모습을 가볍게 읽다가, 일순간 재기발랄한 태도 대신 진지하고 다정한 눈으로 삶과 인간을 연민하고야 마는 그의 사유를 따라가다 보면 100년 후 우리 시대까지 관통하는 인생에 대한 깨우침을 손에 묵직하게 쥘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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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작이 뜨거워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인생의 변곡점을 맞이한 이들이 앞만 보고 달려갈 수 있도록 강하게 독려하는 사람도 있지만, 변화 앞에 주저하며 스스로를 낙오자라 여기는 이들의 고독을 알아보고 잠잠하게 지켜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잠시라도 가만히 있게 되는 순간 뒤처지는 듯한 불안으로 안달복달하게 되는 마음을 내려놓고, 잠시 나쓰메 소세키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까요. 그 불안에 숨어있는 자아를 다독이는 마음으로 말이죠. 나쓰메 소세키라면, 자신에게 너그러워진다는 것은 방종의 동의어가 아닌 스스로를 연민할 수 있는 만큼 더 넓은 세계와 더 많은 인간 군상을 이해할 수 있는 너그러운 마음을 지녔다는 의미라고 이야기해 줄 것 같습니다.

“무사태평해 보이는 이들도 마음속 깊은 곳을 두드려보면 어딘가 슬픈 소리가 난다.” 나쓰메 소세키는 모두의 마음 깊은 곳에 깔린 슬픔을 꿰뚫어 보는 통찰을 지녔지만 포착해 낸 타인의 슬픔을 함부로 전시하지 않습니다. 모든 것을 풍자할 수 있는 사람이지만 사람의 마음은 함부로 비웃음거리로 삼지 않았죠. 소세키의 해학에는 왠지 인간에 대한 연민이 담겨있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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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빈

고전이라는 창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
방황하고 반항하며 만드는 담론이 세상을 바꾼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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