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가 수집한 조각들을 소개합니다

ANTIEGG Archive는 에디터들의 주변에서 발견한 조각들을 소개합니다.

활자, 이미지, 소리, 도구, 그림 등 형태 너머의 세계를 공유합니다.

안녕하세요,
ANTIEGG 형운입니다.


오늘은 미루고 미루던 ANTIEGG Archive를 처음으로 작성하는 날입니다. ANTIEGG Archive는 에디터들이 한 달간 수집한 단상들을 엮은 수필입니다. 호기롭게 새로운 Original을 선보이겠노라 다짐하고 거의 3개월이 흘렀습니다. 이제야 컴퓨터 앞에 앉은 제가 부끄럽지만, 뒤이어 소개될 동료 에디터들을 믿고 용기 있게 나아가 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에디터는 우리 중 가장 감각에 예민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세상의 흘러가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포착하며 그 속에 담긴 의미와 아름다움을 누구보다도 잘 조명하는 능력을 가졌죠. 에디터들에게 단순히 글쓰기 능력만 있다고 생각해서는 오산입니다. 에디터는 누구보다 뛰어나게 관찰하고 기록할 줄 압니다. 그것을 잘 정리하여 표현하면 글이 되는 것이고요.


그렇기에 에디터의 기록엔 무엇이 있을지, 그들이 관찰하는 것들은 무엇일지 대단히 궁금합니다.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분명한데, 왜 에디터의 눈은 반짝이고 그들의 표현은 매번 생경할까요? ANTIEGG Archive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에디터들의 기록들을 아낌없이 나누고 싶습니다. 아직 글로 탄생하지 않은 기록들, 남몰래 에디터의 노트 속 메모를 훔쳐보는 느낌으로 말이죠.


부끄럽지만, 첫 번째 관찰과 기록은 제 것부터 내어 보겠습니다.


저의 요즘 최대 관심사는 ‘단정한 삶’입니다. 단정한 삶이란 크게 대단한 것이 아닙니다. 삐죽 튀어나온 것이 없고 크게 무너진 곳이 없는 상태이죠. 어쩌면 본질에 가까워지려는 몸짓일 겁니다. 중요한 것들만 남겨두고, 중요하지 않은 것들은 하나씩 정리해가고 있습니다. 그것이 물건이든, 사람이든, 사건이든 개의치 않습니다. 나다운 것들만 남기고 나답지 않은 것들은 내 주변에 두지 않는 것이 단일한 원칙이죠.


이제 제 주변을 구성하는 단정한 도구들을 소개해 보려 합니다. 하나하나 골랐고 모두 단정한 삶을 위해 꼭 필요한 것들로 추렸습니다. 화려하거나 특별하고 대단한 물건들은 아닙니다. 흔히 어디서든 볼 수 있는 것들이죠. 하지만 제 삶에 들어와 제각기 기능을 하고 있는 도구들입니다.

1
책꽂이

놀랍게도 이것은 책꽂이로 나온 제품은 아닙니다. 싱크대 선반 안에 두는 그릇 보관함이죠. 무인양품 제품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실제로 싱크대 선반을 정리하기 위해 구매하였는데, 책을 꽂아보니 찰떡이라 책꽂이로 재탄생하였습니다. 지금은 책장 위에 두고 최근에 읽는 책들을 보관하고 있습니다. 자유롭게 길이가 조절되는 것도 특징입니다. 책이 더 많아지면 넓히고, 책 부피에 맞게 조절하면 책들이 넘어지지 않고 서 있기에 매우 매력적인 도구입니다.


2
리갈패드

컴퓨터 마우스 옆에 늘 두고 있는 리갈패드는 정말 유용한 친구입니다. 이 리갈패드는 어느 오피스에나 흔히 쌓여 있는 것인데 저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한 장씩 뜯어지기에 쓰고 뜯고를 반복하며 끝을 향해 달려가죠. 이 리갈패드가 다른 노트보다 매력적인 점은 지금 적고 있는 것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첫 장에 적힌 것에 집중하고, 더 이상 필요 없어지면 뜯어 버립니다. 뜯고 나면 기억에서 지워져 버립니다. 주로 매일 아침 해야 할 일들과 기억해야 할 것들을 간단히 적고 시작하는데요. 잡념을 없애고 정말 중요한 것들을 기록한다는 측면에서 한 장씩 뜯어지는 리갈패드가 최고의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3
파일 수납함

이 또한 탄생 이유와 사용 방법이 다른 도구입니다. 본래는 파일을 수납하는 목적으로 나왔으나, 실제로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수납함으로 활용하고 있죠. 단정한 삶을 좋아한다지만, 모순적이게도 물건들이 참 많습니다. 다 숨겨져 있을 뿐. 이 파일 수납함에는 잡다하게 숨기고 싶은 물건들이 들어가 있습니다. 자주 사용하여 곁에 둬야 하지만, 꺼내 놓으면 불편한 것들을 주로 보관하고 있죠. 마침 거실에 둔 무인양품 SUS 선반과도 잘 어울리는 모양이라 흡족하게 사용하는 도구입니다.


4
교구장

이번에 소개하는 도구도 원래의 목적과는 다르게 사용하고 있네요. 본래는 아이들의 교구장, 책장으로 나온 바이퍼니 제품입니다. 다만, 우리 집에는 아이가 없고 어른들만 있어서 커피장, 거실 책장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비슷한 디자인의 타사 제품들은 고가이지만, 해당 제품은 매우 착한 가격으로 나와 있습니다. 다만, 검은 색상이라 흠집에는 약하지만, 맨 상단에는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보호 패드 등을 사용하여 최대한 손상이 없도록 유지하고 있습니다. 저는 주로 시리즈로 나온 문학책들과 커피 생활에 필요한 도구들을 보관하는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5
안경 보관 패드

정말 왜인지, 이것도 원래는 마우스 패드로 사용하라고 나온 것인데 저는 안경을 두는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매일 같이 쓰는 안경을 보관함에 넣기 애매하고, 아무 데나 두면 찾는 데 어려움이 있어 위치를 정하고 싶었죠. 웬걸, 마우스 패드가 안경 길이에 딱 맞게 나와 지금은 제 기능을 못하고 있습니다. 다만, 안방 한켠에 놓여진 덕에 마우스 패드 시절보다 저와 더욱 자주 마주하고 있죠. 경기문화재단에서 판매하는 지역 디자이너의 제품인데, 꽤나 좋은 가죽 품질을 가졌고 오랫동안 사용할 것 같은 도구입니다.

Feel the Vibration!

진정한 문화예술 경험에서 오는 전율,
규격화된 세상에 타격을 가하며 느껴지는 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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