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과 함께 하는 법을
제안하는 5가지 브랜드

브랜드에 이웃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을까
Edited by

우리가 사는 세상은 수많은 이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곳이기 때문에 사회라고도 부르죠. 전혀 다른 이들이 뒤섞여 사는 이 세상이 어떻게 유지가 되는가, 가끔 궁금할 때면 언제나 이웃들의 목소리를 궁금해하는 이들의 얼굴부터 떠오릅니다. 서로 다른 이들이 ‘우리’가 되도록 서로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는 특별한 이들. 그들이 이웃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곳은 편지지가 아닌 ‘물건’입니다.

품질이 좋은 것, 보기 좋은 것을 넘어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특별한 물건을 만드는 브랜드들. 오늘은 5가지 브랜드와 함께 이웃들의 이야기까지 들어보고자 합니다.


폐지 대신 마음을 줍는 할머니들,
신이어마켙

‘신이어마켙 할매 조각 스티커’
신이어마켙 할매 조각 스티커, 이미지 출처: 신이어마켙 스토어팜

“할머니가 부탁하고 싶은 말은 용기 내서 살면 행복한 길이 열릴 수 있다, 힘내라. 할머니 말 끝!”

삐뚤빼뚤한 글씨로 꾹꾹 눌러 담은 특별한 진심. 신이어마켙의 대표 상품 중 하나인 ‘할매할배 손글씨 스티커’입니다. ‘할매할배 손글씨 스티커’뿐 아니라 신이어마켙의 상품 모두가 실제 노인들이 직접 그리고 손글씨를 적어 탄생시켰습니다. 시니어(senior)라는 영어를 모르는 어르신이 ‘신이어’라고 되묻는 것에 착안해 브랜드명을 탄생시킨 신이어마켙은 ‘노인 빈곤’에 오랫동안 관심을 기울인 브랜드입니다.

실제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으로, 다수의 노인이 거리의 폐지를 수거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신이어마켙은 그림 교육을 제공해, 노인들을 폐지 대신 사람의 마음을 줍는 그림작가로 재탄생시켰습니다.

‘할매할배’가 전하는 따뜻한 위로부터 ‘매운맛’ 현실 조언까지 신이어마켙의 상품 속에 담깁니다. 2030 소비자들은 볼펜, 노트 등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물건들을 통해 ‘할매할배’의 이야기를 보고 듣습니다. 청년 세대와 노년 세대의 새로운 소통을 열어주는 것입니다. 세대가 분절되는 현대 사회, ‘우리’라는 단어의 의미가 퇴색 되어가는 지금, 신이어마켙은 작은 물건들로 사회에서 잊혀져가는 ‘우리’라는 단어의 공백을 채워줍니다.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올여름, ‘할매할배’의 이야기가 담긴 스티커들로 이 여름을 기록해 보는 건 어떨까요?


WEBSITE : 신이어마켙


특별한 동료와 만나는
향기로운 방법, 동구밭

동구밭 샴푸바
동구밭 샴푸바, 이미지 출처: 동구밭 공식 스토어

동구밭은 고체 화장품과 생활용품을 제작하는 브랜드입니다. 다양한 쇼핑플랫폼과 대표적인 생활용품점인 ‘다이소’에도 입점이 되며 큰 화제를 모은 동구밭은, 제로웨이스트 아이템인 고체 화장품 업계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는 브랜드로 제품력으로도 인정을 받은 브랜드입니다.

동구밭은 지속 가능한 삶의 방식과 상생에 대해 고민하는 브랜드입니다.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아 액체 샴푸 사용 대비 최소 16.2g의 플라스틱 배출을 막을 수 있으며,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비건 브랜드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직원의 절반을 발달장애인으로 구성하며 특별한 이웃, 특별한 동료와 함께 사는 방법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동구밭은 ‘직원의 절반을 발달 장애인으로 채용한다’는 원칙을 철저히 지키며, 월 매출이 증가할 때마다 발달 장애인 사원을 추가로 고용하며 발달장애인의 자립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인식 개선을 위한 다양한 캠페인, 기부 활동 등을 통해 사회 구성원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사는 방식에 대해 계속 고민하며, ‘조금 특별한 옆자리 동료’인 ‘가꿈지기(동구밭에서 장애인 사원들을 부르는 명칭)’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전하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선물할 일이 있다면, 동구밭 가꿈지기들이 만든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향기를 선물해보는 건 어떨까요?


WEBSITE : 동구밭


‘곰’들이 만든 달콤한 쿠키,
베어베터

베어베터
이미지 출처: 베어베터 공식 홈페이지

아주 특별한 ‘곰’들이 모인 곳이 있습니다. 바로 발달장애인들이 모인 베어베터(BEARBETTER)입니다. ‘발달장애인이 더 나은 세상(Better)을 만들어간다’는 뜻을 담은 베어베터는 커피, 쿠키, 꽃다발 등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발달장애인은 타 장애 유형보다 취업이 매우 어렵습니다. 발달장애인이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식이 큰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베어베터는 이런 발달장애인들의 취업을 돕기 위해 탄생했습니다.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누구보다 약속과 규칙을 잘 지키는 발달장애인들은 베어베터의 대표 캐릭터인 ‘곰’으로 표현됩니다. 성실하고 우직한 곰(Bear)을 보고 있으면 우리보다 조금 느리지만, 누구보다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는 발달장애인들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됩니다.

일상에서 달콤한 쿠키와 시원한 커피, 그리고 한 다발의 꽃이 필요할 땐 베어베터를 떠올려보세요.


WEBSITE : 베어베터


이 세상 모두를 위한 쉬운 정보,
소소한 소통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정보가 내가 이해하기 어려운 복잡한 내용으로만 적혀 있다면, 우리는 과연 일상을 잘 살아갈 수 있을까요? ‘소소한 소통’은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을 발달장애인들의 입장에서 언어의 장벽을 낮추는 ‘쉬운 정보’를 만듭니다. 언어의 장벽을 낮추기 위해 쉬운 정보를 만듭니다. 한자어, 전문용어 등은 쉬운 글로 바꾸고 이미지를 함께 넣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합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전시 해설을 쉽게 풀어내고, 맥도날드 키오스크 사용법을 설명하는 디지털 문해 교육 등도 이런 과정에서 탄생했습니다.

도서 『어려운 구인 공고는 이제 그만』
도서 『어려운 구인 공고는 이제 그만』, 이미지 출처: 소소한 소통 공식홈페이지

‘소소한 소통’은 일상에 꼭 필요한 정보를 도서로도 만들고 있습니다. 잡지 『쉽지』는 다이어트부터 연애, 사진찍기 등의 취미까지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어렵지 않은 구인공고도 어렵게 느껴지는 이들을 위해 『어려운 구인 공고는 이제 그만』, 『나도 이제 직장인』, 『내일도 출근합니다』, 시리즈도 발간해 직장 찾기부터 회사 생활 적응까지 조목조목 설명해줍니다. 이렇게 제작된 ‘일상에 꼭 필요한 정보’는 발달장애인뿐만 아니라 고령자, 어린이, 청각장애인, 그리고 외국인 등 정보 접근이 어려운 모든 이들에게 유용하게 활용됩니다.

최근 ‘소소한 소통’은 ‘쉽게 말해요’ 이모티콘을 출시했는데,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같은 일상적인 표현뿐만 아니라, ‘복지 카드’, ‘약’, ‘전화’, ‘도와주세요’와 같이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 구체적인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이모티콘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알고 있던 정보들, 그 정보에서 소외된 이들을 위한 ‘소소한 소통’을 돕는 다양한 책과 이모티콘을 통해 ‘쉬운 정보’의 필요성을 되새겨볼 수 있습니다.


WEBSITE : 소소한 소통
‘쉽게 말해요’ 이모티콘 페이지


세상을 이해하는 특별한 놀이,
플레이31

아주 특별한 ‘놀이’를 만드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놀이와 배움의 도구를 만드는 플레이31입니다. 플레이31을 만든 엄효정 대표는 과거 한 매체 인터뷰를 통해 “장난감이 없어지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어른들의 편견이 들어간 장난감이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판매되며, 아이들 삶의 한정적인 부분만을 주목하는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플레이31은 이런 시장의 방향과 전혀 다른 ‘놀이’를 만듭니다. ‘포용’의 가치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놀잇감을 만드는 것입니다.

플레이31의 플레이 에이드 키트(PLAY AID KIT)
플레이31의 플레이 에이드 키트(PLAY AID KIT), 이미지 출처: 플레이31 공식홈페이지

플레이31의 대표 상품인 ‘플레이 에이드 키트(PLAY AID KIT)’는 아이들이 재난 상황을 상상하는 것에서 시작해, 구호 활동가가 되어 재해, 빈곤 등의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은 이 놀이를 통해 포용력을 기르고, 사회의 문제에 공감하는 마음을 기르게 됩니다. 또한 폐플라스틱과 폐종이, 폐섬유를 활용하여 지속 가능한 상품을 만들며,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돕습니다. SNS를 통해 환경, 다문화 등의 이야기도 꾸준히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래를 만들어갈 아이들이 놀이를 통해 ‘더’ 많은 것을 사랑하는 포용력을 기르길, 결국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 어른이 되기를 플레이31의 놀이를 통해 꿈꿔봅니다.


WEBSITE : 플레이31


어느덧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새로운 계절을 준비할 때가 왔습니다. 계절이 바뀌며 새로운 물건을 구입해야 할 때, 어떤 기준으로 물건을 고르시나요? 가격, 생김새, 브랜드 등 사람들은 저마다의 기준에 따라 물건을 고릅니다. 에디터 역시 보기 좋은 것에 먼저 눈길을 주곤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고른 수많은 물건들은 종종 의미없는 소모품으로 전락하기 일쑤였습니다. 하지만 동구밭의 비누는 볼 때마다 이 물건을 만든 이들의 얼굴을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한참이 지나도 물건의 가치를 잊지 않게 하는 것은 결국 ‘우리’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이번엔 이런 브랜드를 선택해보시는 건 어떠세요? 어떤 소비는 세상을 ’지속’시키는 힘이 되기도 하니까요.


Picture of 최윤영

최윤영

예술, 사람, 그리고 세상.
좋아하는 것을 씁니다.

에디터의 아티클 더 보기


문화예술 전문 플랫폼과 협업하고 싶다면

지금 ANTIEGG 제휴소개서를 확인해 보세요!

– 위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는 저작물로 ANTIEGG에 저작권이 있습니다.
– 위 콘텐츠의 사전 동의 없는 2차 가공 및 영리적인 이용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