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직업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2019년 기준, 한국직업사전에 등록된 직업 수는 12,823개, 직업명 수는 16,891개입니다. 심지어 8년 전보다 5,236개가 늘어난 걸로 보아 앞으로 더 많은 직업이 생겨날 것은 확실합니다. 이 중 우리에게 익숙한 직업은 100개 안팎인데요. 이렇게 많은 선택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잘 맞는 일을 찾는 것은 어렵기만 합니다. 일과 업에 대한 궁금증은 넘쳐나지만 미지의 영역에 대한 두려움, 사회적 시선 등 모종의 이유로 결국 변화와 경험을 포기하는 것이죠.
겁먹은 이들과는 다르게 오롯이 나다운 일을 찾는 용감한 여정을 시작한 사람을 찾았습니다. 직업적 경험을 마다하지 않고 나다운 것에 계속해서 도전하는 ANTIEGG의 PM 류진. 그녀는 말합니다. 흔히 인생의 방향을 세울 때 안정성과 성공을 떠올리지만, 나에게는 내가 얼마나 나답게 살고 있는지가 훨씬 중요하다고. 고이지 않고 나아가는 그녀의 여정을 따라가봤습니다.
ANTIEGG 구성원의 일과 삶을 조명한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인터뷰어 박혜림 @berry__rim
인터뷰이 류진 @ryuzene
사진 황하영 @gloryhwang
고이지 않고 나아가야 할 때
다양한 일을 하고 계신 걸로 알아요. 어떻게 본인을 소개하시나요?
ANTIEGG 프로덕트 매니저 류진입니다. 말씀해 주신 것처럼 ANTIEGG 기획자, 개인 브랜드 준비 등 다양한 일을 하고 있어요. 저를 하나의 직업명으로 소개하기보다는 제가 지은 제 이름을 소개하며 제가 지향하는 바를 설명하는 편이에요.
저는 흐를 류, 나아갈 진이라는 한자이름을 쓰고 있는데요. 고이지 않고 흐르며 나아가고 싶은 제 마음을 담고 있어 저를 소개할 때 좋은 문장이 되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과거 전공과 다른 직무로 회사도 다니셨던 걸로 알고 있어요. 어떤 커리어를 거쳐왔는지 궁금해요.
저는 대학교에서 가정교육을 전공하고 산업디자인을 부전공했어요. 교육을 공부하는 것은 좋았지만, 졸업 이후의 진로가 제한적이라는 느낌을 받았죠. 다양한 분야에 흥미를 느끼는 제 성격과는 달리, 전형적인 경로를 따르는 제 모습이 잘 그려지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여러 대외활동을 통해 기획과 홍보 경험을 쌓았고, 그 계기로 산업디자인을 부전공하게 되었습니다. 디자인 분야의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과정이 제 성향과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졸업 후에는 평범한 사무직도 해보고, 디자인 에이전시에서 디자인 기획자로 근무하며 다양한 경험을 하기도 했죠. 여러 직업을 겪으면서 이제는 제가 잘하는 것과 힘들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조금씩 알게 되었어요. 앞으로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저의 일을 시도해 보려고 합니다.
완전히 다른 분야에 계속 도전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선택이잖아요. 주변의 시선이나 편견에 두려울 수도 있고요. 당시 어떤 마음으로 결정하고 실행할 수 있었나요?
말이 좋아 도전이지 어찌 보면 계속 방황하는 것이었을지도 몰라요.(웃음) 스스로 아직까지 뭐 하나 제대로 이룬 게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렇지만 직업이라는 게 제게 주어진 시간 중 절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보내고,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존재잖아요. 그런 존재를 책상 앞에 앉아서 이게 좋을지, 저게 좋을지 그저 상상으로 판단을 내릴 수가 없다고 생각해요. 저에게 가장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직접 부딪혀보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고민하지 않고 현실에 안주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훗날 후회하는 것보다,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느끼는 감각이 더 중요했던 것 같아요.
그러한 의미에서 저는 경험이야말로 가장 확실한 배움의 도구라고 생각해요. 머리로만 아는 것과 몸으로 겪는 것은 다르잖아요. 그래서 언제나 새로운 일에 뛰어들며, 직접 부딪히는 경험을 통해 배워나가고 싶어요. 물론 그 과정이 쉽지 않을 때도 있지만, 그만큼 나 자신을 더 잘 알게 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도 조금씩 분명해진다고 믿습니다.
경험을 통해 내가 뭘 잘하는지, 힘들어하는지 알게 되는 것. 시도해 보지 않으면 영원히 모를 수도 있기에 중요한 과정이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구체적으로 들어보고 싶어요!
앞으로의 계획은 제 이름처럼 흐르며 나아가는 과정이 될 것 같아요. 아직 세부적인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저에게 맞는 길을 찾고 싶습니다.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저에게 맞는 길을 찾아가고 싶어요. 그러한 의미에서 요즘에는 요가 지도자 과정을 준비하면서 몸과 마음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보고 있고, 또 한편으로는 ANTIEGG에서의 경험을 통해 얻은 인사이트들을 바탕으로 제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중이에요.
그 과정에서 더 많은 사람들과 협업하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도하면서 성장해나가는 것이 당분간의 목표인 것 같아요. 무엇이 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매 순간 제 자신을 업데이트해가며 제 안의 가능성을 계속 열어두고 싶어요.
평생 직장이 없어진 시대에서 눈치 보지 않고 나만의 일을 만들어가는 류진 님의 행보는 선구적이라고 생각해요. 인생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있나요?
진부한 이야기겠지만 놓치지 않고 계속 좇아야 할 가치는 “자기다움”이라고 생각해요. 단순히 나만의 방식으로 일을 하는 걸 넘어서, 내가 누구인지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와 발견하려고 노력하는 태도요. 흔히들 인생의 방향을 세울 때 안정성과 성공을 떠올리지만, 저에게는 내가 얼마나 나답게 살고 있는지가 훨씬 중요해요. 그래서 어떤 환경이나 조건이 변하더라도 나의 중심을 지키고, 나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그런 삶을 지향하고 있어요. 결국, 누구에게나 흔들림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자신의 이야기가 있는 것처럼, 저 역시 제 이야기와 가치를 지켜나가고 싶어요.
‘류진’이라는 새로운 이름처럼, 현재의 직업도 류진 님만의 방식으로 새롭게 정의한다면요?
아직 길을 찾아가는 중인 저에게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너무 어렵네요. 다만 제가 하고자 하는 확고한 방향은 다양한 분야에서 쌓아온 경험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일을 하고 싶어요.
한 가지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경계를 넘나들며, 제 이름처럼 ‘흐르고 나아가는’ 직업을 갖고 싶어요. 저의 직업은 특정 직함으로 설명하기보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끊임없이 배우며 성장하는 과정 그 자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일을 따라 살아가는 삶
요즘 어떤 일상을 보내고 계시나요? 타임라인을 알려주세요.
요즘은 개인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일에 시간을 많이 쏟고 있어요. 몸과 마음을 살피기 위해 꾸준히 해오던 요가를 더 깊이 배우고자 요가 지도자 과정을 준비하고 있답니다. 평일에는 새벽 5시에 일어나 요가를 가고, 평범하게 근무하고 그 외의 시간에 ANTIEGG일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휴식하는 시간을 보내요. 주말에는 하루 종일 수련을 가고, ANTIEGG 프로젝트에 관한 회의를 하거나 없을 때는 주말 하루 정도 휴식하는 것 같아요.
요가 지도자는 지금까지 류진 님이 겪어온 것들과 완전히 다른 분야라 굉장히 흥미롭네요. 어떤 기준으로 시도하고 싶은 것들을 선택하시나요?
저의 기준은 “즐거운 두려움”인 것 같아요. 무언가를 선택할 때 두렵지만 동시에 설레는 그 기분이 들면 시도해 보자는 생각을 해요. 요가 지도자 과정도 그렇고, ANTIEGG에서의 다양한 시도도 처음에는 두려움이 컸지만, 그만큼 저를 자극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였어요. 두려움이 없는 도전은 오히려 매력이 없다고 생각해요. 항상 나에게 새로운 도전이 되고, 나를 한 단계 더 나아가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질문하면서 선택하는 편이에요.
프리랜서의 경우 대부분 회사 다닐 때보다 수익이 안정적이지는 않은 걸로 알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삶을 지속할 수 있는 프리랜서의 매력이 무엇인가요?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가장 큰 매력은 자유와 유연성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ANTIEGG에서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계속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만족감을 느끼고 있고요. 특히 매번 다른 문제를 정의하고, 그에 맞는 해결책을 찾아내는 과정이 저에게는 일이 아니라 흥미로운 수학문제 같아요.
또한,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의 협업에서 얻는 기쁨도 빼놓을 수 없고요.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각기 다른 배경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일하게 되는데요. 서로의 아이디어를 나누고, 시너지를 창출해가는 과정은 제게 정말 값진 자산이 되어주고 있어요. 동료들의 도움으로 시야가 확 트이는 기분을 느낄 땐 학생처럼 설레요.
프리랜서로서 수익이 다소 불안정할 수 있지만, 그 대신 자기계발과 새로운 기회를 추구하는 데 있어 훨씬 더 많은 자유를 누릴 수 있잖아요. 안정적이지 못한 수익에 불안해하기보다는 그걸로 안정적인 수익을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에 집중하면 그 문제도 조만간 해결되지 않을까요?
사실 새로운 시도나 기회는 회사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요. 회사를 벗어나 독립적으로 일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독립적으로 일해야겠다는 결심보다는 아직 둥지를 못 찾은 느낌에 가까워요. 언제든지 저와 뜻이 잘 맞는 회사가 있다면 함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열어두고 있고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최종적으로 회사가 제 인생의 최종 목적일 수는 없겠다는 생각도 있어요. 회사가 저의 미래를 책임져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거의 모든 것이 대체 가능한 요즘 세상에 결국엔 저만의 메시지를 이야기해야만 일을 지속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일을 하는 자아로서 류진 님이 앞으로 꿈꾸는 모습이 있을까요? 롤모델이 있다면 누구인지도 궁금해요.
혹시 혜림 님도 ‘빅뱅이론’이라는 시트콤을 보신 적 있나요? 저는 그 주인공인 쉘든 쿠퍼를 롤모델로 삼고 있어요. 쉘든은 천재적인 이론물리학자인데, 흔히 ‘nerd’라 불리는 독특한 성격과 생활 방식을 지녔죠. 그는 사회적 규범에 신경 쓰기보다 오로지 자신의 일과 연구에 몰두하는데요, 저는 그 ‘자신만의 길을 가는’ 모습이 참 좋습니다.
그를 롤모델로 삼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그가 일을 대하는 태도와 열정 때문이에요. 쉘든에게는 일과 삶의 경계가 없고, 자신의 지식을 넓히기 위해 언제나 최선을 다하죠. 어릴 때부터 모니터 속 쉘든을 보면서 저도 자연스럽게 제 일에 몰입하는 법을 배웠던 것 같아요. 일을 단순한 과제가 아니라, 내 삶의 중요한 일부로 받아들이는 태도도 쉘든에게서 많이 배웠고요. 그가 보여주는 자신감과 자신의 분야에 대한 확고한 믿음은 제게 늘 큰 영감을 줍니다. 저도 앞으로 쉘든처럼 제 분야에서 흔들림 없이 나아가고 싶어요. 일을 통해 스스로를 계속 성장시키면서, 삶과 일의 균형을 잘 맞추고, 저만의 전문성을 쌓아가는 모습을 꿈꾸고 있습니다.
류진님은 일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같아요.(웃음) 롤모델인 쉘든처럼 평소에도 일과 삶을 분리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나요? 프리랜서는 일과 삶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으면 오히려 워라밸이 나빠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사실 일과 삶의 경계가 없는 것이 저에게는 더 자연스러운 것 같아요. 일과 삶이 나누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꼭 나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안에서 균형을 찾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쉘든처럼 일하는 것 자체가 삶의 한 부분이고, 삶의 일부가 곧 일처럼 느껴질 때 저는 제일 행복해요. 어찌 보면 워라밸이 나빠질 수 있는 위험도 분명히 있지만, 그만큼 제가 하는 일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크기 때문에 그 사이에서 나름의 밸런스를 찾아가는 게 재미있어요. 일을 사랑하지만, 사랑하는 만큼 휴식도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않고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혼자, 또 함께 하기 위해 연결 짓다
ANTIEGG에 합류한지 1년 반 정도 되셨잖아요. 합류하게 된 스토리가 궁금해요!
다른 대부분의 팀원들과 마찬가지로 형운의 합류 제안으로 들어오게 되었어요. 형운과는 4년 전에 제 프로젝트에서 협업했던 경험이 있었고, 그 때부터 형운의 일하는 방식을 보고 저에게 엄청 긍정적인 영향을 주어서 혼자 형운에 대해 엄청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합류하는 데에 고민은 불필요했습니다. 그렇게 안부를 주고받다가 제가 1년 반 전 상경하면서 바로 간택(?)되어 ANTIEGG에 합류하게 되었답니다.
형운 님의 일하는 방식이 어땠길래 고민도 없이 합류를 결정할 수 있었는지 궁금하네요.
가장 핵심이 되는 문제를 정의하고, 일관된 기준으로 앞으로 밀고 나가는 힘이 강한 형운의 업무 방식이 늘 감탄스러웠어요. ANTIEGG에 들어가 형운과 함께 일하면 저도 그런 힘이 더 생길까 하는 기대로 이 조직에 더 합류하고 싶었죠.
사실 그 무엇보다도 그의 명료한 소통 방식이 가장 좋았어요. 형운은 팀원들과 직선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리더인데요. 돌려 말하지 않고 속뜻 없이 투명한 대화가 저는 날카롭지 않고 오히려 따뜻하다 여겨요. 알게 모르게 그간 ‘괜찮다 거절해도 적어도 몇 번은 권해야 예의’의 대화방식에 피로감이 쌓여있었나 봐요. 덕분에 저희는 오해 없이 효율적으로 대화할 수 있어요. 말의 속뜻을 헤아리느라 시간 낭비하지 않아도 되고, 업무를 주고받을 때 불필요한 쿠션이 없으니 일의 싱크도 잘 맞게 되었다고 생각해요.
현재 ANTIEGG에서 비즈니스 업무를 하고 계신데요. 현재 하고 있는 업무와 연관이 없어 보이는데 계속 활동을 지속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맞아요. 사실 저는 비즈니스 자체를 따로 배워본 적도 없고, 주로 해오던 프로젝트 기획이나 디자인 영역과도 거리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왠지 비즈니스 담당자를 떠올리면 차디찬 이성을 가진 전문가가 되어야만 할 것 같잖아요. 처음 비즈니스 매니징을 맡아달라고 했을 때는 자신감도 없고 내가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막상 부딪혀서 경험해보니 제가 가지고 있던 생각과는 다른 부분이 많더라고요.
예를 들면, 실무를 맡고 보니 비즈니스 업무가 가장 앞선에서 ANTIEGG를 알리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는 걸 처음 배웠어요. 우리가 어떤 일을 하는지, 우리와 함께 하면 어떤 점이 좋은지 등등 ANTIEGG를 알리는 역할을 한다는 점이 제게 큰 즐거움이 되었어요. 아울러 제게 제가 가졌던 편견과 달리, 비즈니스는 가장 상업적인 영역인 동시에 큰 보람을 얻는 업무라는 걸 배웠어요. 저희는 브랜드들과 작은 협업을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브랜드와 기업에 저희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여지가 있는지 자세히 들여다보고, 담당자와 상세히 이야기 나누고 최대한 서로에 모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찾으려고 노력하거든요.
그러면서 그분들에게 저희가 필요한 구석이 되어드릴 수 있다는 것 자체에 기쁨을 느끼는 것 같아요. 그럴 때마다 ANTIEGG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여요. 이런 마음으로 비즈니스 업무를 계속할 수 있는 것 같고, 앞으로 키워낼 비즈니스 업무들도 몹시 기대가 됩니다.
ANTIEGG의 비즈니스 담당자로 앞으로 꿈꾸는 ANTIEGG의 모습이 있을까요?
ANTIEGG에 아티클을 쓰는 많은 에디터 중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계신 에디터인 경우가 많고, ANTIEGG를 즐겁게 보고 계신 독자분들 중에 자기만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계시거나,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다는 걸 발견했어요. 프리랜서 에디터는 안정적이고 일정한 소득이 필요하고, 브랜드나 기업은 합리적인 비용으로 좋은 콘텐츠를 발행하고 싶어 한다는 필요도 동시에 알게 되었죠. 그래서 앞으로 ANTIEGG에서는 그들을 서로 연결하는 일을 해보고 싶어요.
류진 님에게 ANTIEGG는 어떤 집단인가요?
저에게는 ANTIEGG가 비빌 언덕인 것 같아요. 사실 혼자 일하면서 울컥 불안을 마주칠 때마다 포기하고 싶거든요. 그런데 퇴근하고 매일 밤 울리는 슬랙 알림이, 매주 만나서 근황을 묻고 함께 ANTIEGG를 가꾸어나가는 회의가, 각자의 역할을 정직하고 성실히 임하는 팀원들이 저를 포기하지 않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언제나 저를 이끌어주는 고마운 존재예요.
류진 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깨달은 게 있다면, 경험해 보지 않는다면 그곳은 영원히 미지의 영역으로 남는다는 것인데요. 진정 원하는 일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은 단 한 가지, 그 세계를 겪어보는 것뿐이라는 것을요. 무모하고 비합리적인 도전이라고 할지라도 그 넓어진 세계가 고유의 이야기가 되어 그녀를 만들고, 류진다움을 구성하게 될 테니까요. 일과 삶의 자아를 분리하기 위해 노력하는 시대에 삶의 어떤 부분보다도 일을 통해 나다움을 찾기 위해 도전하고 있는 특별한 류진의 여정. 단단하게 쌓아가고 있는 그녀만의 서사에 앞으로 이어질 이야기가 더 궁금해져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