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성을 이기고
결국 해내는 습관

박혜림, 멈추고 싶던 순간에도
지속을 선택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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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림 님으로부터 이 멘트를 두 번이나 들었습니다. 안타깝지만, 그때마다 “안됩니다”라는 답변을 내놓을 수밖에 없었어요. 혜림 님이 그만두는 것을 쉽게 용인할 수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아직 혜림 님이 해볼 수 있는 것들이 더 많다고 생각했고 혜림과 형운의 신뢰 관계가 충분한 기반이 되어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죠. “좀 더 해보자. 할 수 있다. 내가 돕겠다.”라고 말하며 그를 설득했어요. 혜림 님과 같이 일하던 동료 2명을 떠나보내며 팀을 안착시키는 동안 많은 어려움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꽤나 안정적인 퍼포먼스를 보이는 ANTIEGG 핵심 리더로 거듭났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을 하나 고르자면, ‘관성을 이겨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하던 대로 하는 것이 가장 편하거든요. 힘들면 그만두고 다른 시작을 하면 그 순간 설렘이 있어요. 그런 설렘에 중독되어 그만두기와 시작을 반복하지만, 실상 남는 것이 없는 시간의 연속일 뿐이죠. 혜림 님은 그만두기를 마음 먹었지만 관성을 이겨낸 사람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사람 중 가장 강력한 그만두기와 지속을 해낸 사람이라고도 생각이 들 정도요. 관성을 이겨내고 지속하기란 처음 시작보다 더 어렵습니다. 꺾인 마음을 곧게 피는 노력도 필요하니깐요. 이런 혜림 님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요? 긴 시간 나눈 대화 속에서 그 힌트를 찾아보시고요. 인터뷰의 말미에 ‘관성을 이기고 결국 해내는 습관’의 끝은 어떤 모습인지도 확인해보세요.

인터뷰어 형운 @hyungwoon.kr
인터뷰이 박혜림 @berry__rim
사진 황하영 @gloryhwang


일을 잘 해내고 싶은 마음
끊임없이 나아지려는 몸짓

안녕하세요. 혜림 님을 처음 접하는 분들을 위해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이야기를 전하는 마케터 박혜림입니다. ANTIEGG의 전 브랜드 마케터이자 현 PM으로 함께 하며 ANTIEGG 속 다면의 모습을 독자분들에게 전하고 있어요. 본업으로는 도서 관련 스타트업에서 책 구독 서비스를 포함해 앱 전반의 브랜드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호기심과 열정이 넘치는 사람이라 재밌어 보이는 일이라면 직무, 직종, 분야를 막론하고 도전하며 유목민처럼 떠돌았는데요. 결국 종착점은 브랜드에 담긴 매력을 찾아 이야기로 전하는 마케터가 되었네요. 많은 분들께 다정히 스며드는 것들을 오래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혜림 님이 겪고 계신 일에 대한 고민이 궁금해요. 어떤 어려움을 극복하고 계신가요?

요즘 가장 큰 고민은 조금은 철학적일 수 있지만(웃음)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삶의 근본적인 질문으로 귀결되는데요. ‘평균’이라는 명목하에 나이대별 정해진 모습을 선호했던 과거에 비해 현재는 다양한 삶의 모습과 속도를 만들어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세상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인지 만 서른이 된 지금, 수많은 선택지가 놓이고 있고 그중 제게 꼭 맞는 삶의 모양을 만들고 싶은 욕망이 커지게 되었어요. 그래서 마치 회사의 전략을 짜듯 제 삶의 북극성 지표를 찍어 놓고 인생의 단계마다 목표를 정해서 하나씩 이뤄나가려고 하는 중입니다.

그중 큰 영향을 주는 것이 ‘일’이기에 직업과 업무 환경에 대한 것들이 최우선으로 따라오게 되더라고요. 올해 가장 중요한 목표는 업무적 능력을 성장시키며 동시에 나를 잘 돌보는 것인데요. 최선을 다해 성장하고 틈틈이 잘 쉬려고 하고 있습니다.

본인에 대해서 스스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강점과 약점이 무엇인지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얼마 전 생일이 지나 만으로도 서른이 되었어요. 주마등처럼 20대를 돌이켜보게 되더라고요. 20대의 온 시간을 나를 알아가기 위해 사용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별히 잘 하는 것이 없고 미칠 만큼 좋아하는 것도 찾지 못했기에 호기심이 생기면 망설이지 않고 도전해 봤어요. 일본어과를 졸업했지만 디자인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서 디자이너로 커리어를 시작했고, 디자인을 하다 보니 기획에 대한 욕심이 커져서 대행사 AE가 되었죠. 이후 커머스 영상 기획자를 거쳐 브랜드 마케터가 되기까지 짧은 4년의 경력에 이렇게 많이 옮길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예요. 이 여정에서 실패와 성공의 경험을 쌓이다 보니 자연스레 저라는 사람에 대해 잘 알게 된 것 같아요.

제 약점은 보다시피 재미가 없으면 못 견딘다는 거예요. 세상에는 재밌는 것이 많으니 다 해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마음 한편에 있어요. 빠르게 시도하고 빠르게 실패하는 것을 낫다고 생각하는 편이고요. 하지만 조금의 재미라도 느끼고 있다면 온 힘을 다해 견뎌냅니다.

강점은 사람에 대한 파악, 감정에 대한 이해가 빨라요. 그래서 업무적으로 협업을 할 때 대면으로 이야기를 나누면 업무가 성공적으로 성사될 확률이 높아요. 또 마케팅에 마음을 사로잡는 문구나 이미지를 잘 캐치하고 활용하는 편이죠. 마케터에게는 꽤 좋은 강점이라고 어필하고 싶네요.(웃음)

혜림 님이 일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재밌어 보이는 일의 기준도 궁금하고 브랜드에 담긴 매력이 무엇인지도 궁금해요.

올해 중순까지 일을 해왔던 이유는 자아 탐구에 가까웠어요. 그래서 재밌는 일을 선택하는 기준도 막연하게 ‘내가 하면 잘할 것 같은 일’이었죠. 그렇게 선택한 직무를 직접 부딪혀보며 내게 재밌는 일이 맞는지 확인하고 조금씩 방향을 조절해 여기까지 왔네요. 이 과정을 통해 이제는 제가 잘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의 기준이 꽤 단단하게 생겼어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지금은 또 다른 기준을 갖고 재밌는 일을 선택하고 있는데요. ‘브랜드 이념에 공감하는가’예요. 대행사 때부터 약 10여 개의 브랜드를 담당했었는데 재밌게 일에 몰입할 수 있던 브랜드는 제가 공감하는 브랜드의 메시지를 세상에 남길 수 있던 곳들이었어요. ANTIEGG처럼 조금 더 세상을 이롭게 만드는 그런 메시지요. 그래서 제가 맡은 브랜드는 저의 또 다른 자아라고 생각하고 몰입해서 일하려고 있어요. 마치 부캐를 키우는 재미랄까요?(웃음)

2022년 몰타

지금까지 찾은 혜림 님에게 딱 맞는 삶의 모양은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일까요? 어떻게 찾고 계신지도 궁금해요.

자칭 ‘여행가’라고 소개할 만큼 혼자 하는 여행을 즐기는 편인데요. 혼자 여행을 하면 일상에서는 쉽게 만나기 어려운 국가, 직업, 나이,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이죠. 이렇게 만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니 삶의 선택지가 확 넓어졌어요. 제가 상상도 하지 못했던 모양으로 살고 있는 분이 정말 많더라고요. 특히 회사라는 방법 외에도 밥벌이할 수 있는 수단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알게 됐죠.

지금까지 그려본 제게 딱 맞는 삶의 모양은 시간을 자유롭게 쓰는 프리랜서 마케터가 되어 자연과 가까운 지역에서 일하며 사는 거예요. 회복할 때 자연을 보면 쉽게 안정을 찾는 편이라 도심에서만 지내는 삶은 잘 맞지 않거든요. 제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요소가 자유와 자연인데요. 당장은 어려울 수 있지만 지금 이룩해 놓은 커리어로 5년 뒤 원하는 모양의 삶을 살 수 있기를 기대하며 고군분투 중입니다!

재미라는 키워드가 혜림 님에게 매우 중요한 것 같아요. 재미가 주는 원동력이 어떤 것일지 너무 궁금한데요.

철이 없어 보일 수 있지만 아직까지도 저는 돈보다도 재미가 더 중요해요.(웃음) 세상에는 수많은 선택지가 있고 아직 제가 모르는 세계가 무수히 많죠. 그중에서 제 것을 골라가는 일이 참 재밌어요. 재미를 쫓아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큰돈은 아니지만 의미 있는 수익도 생기더라고요. 그리고 그만큼 성장해 있는 제가 느껴지죠.

아직 발견하지 못한 잠재된 능력이 있다고 믿고 그걸 계속 탐구해 나가는 것. 이게 제가 느끼는 재미이자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일하는 자신을 타자화하여 파악하는데 어떤 계기가 가장 도움이 되었나요?

한 회사에서 디자이너에서 기획자로 직무를 옮긴 경험이 있어요. 심지어 디자인 실력에 물이 올라 평판이 가장 좋았을 2년 차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획이라는 업무가 너무 매력적으로 느껴져 기획자로의 도전을 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하지만 막상 시작해 보니 정말 막막했어요. 기획자에게 기획서를 받아서 업무를 할 때는 간단하고 재밌어 보였던 일들이 막상 직접 해보니 많은 노력과 과정이 필요한 일이었으니까요. 심지어 전 이미 2년 정도 회사를 다녔던 사람이라 저보다 연차가 적은 사수는 저를 가르치는 걸 부담스러워했죠. 그때부터 자아를 분리하고 온전히 신입의 자세를 갖춘 것 같아요. 오로지 배우기 위해서요. 몇 년을 회사를 더 다녔는지 어떤 경력이 있는지는 상관없었어요.

그렇게 마음가짐을 바꾸니 모자란 것들을 빠르게 받아들이고 채워나갈 수 있었어요. 냉정하게 지금 갖춘 능력으로만 나를 판단할 수 있게 되었죠.

이때부터 새로운 환경, 새로운 일을 할 때는 가장 먼저 그전과 지금의 자아를 분리해서 모자란 부분과 잘 할수 있는 부분을 파악하는 것 같아요.


자유와 사랑
그리고 평화

혜림 님은 그동안 어떤 커리어를 쌓아 오셨나요?

앞서 이야기했듯 여러 커리어를 거쳐왔어요. 일본 콘텐츠가 좋아서 일본어를 전공하게 됐지만 일본어 공부는 잘 맞지 않았어요. 그래서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국비 지원 교육을 받고 콘텐츠 디자이너로 커리어를 시작하게 됐죠. 한 1년 넘게 하다 보니 당시 주 업무인 카드 뉴스 디자인이 단순하게만 느껴졌어요. 그 당시 페이스북 카드 뉴스가 유행이었거든요. 그때부터 기획자에게 콘텐츠 방향도 제안해가며 기획에 대한 꿈을 키워나갔던 것 같아요.

마음을 다잡고 회사에 기획자로 이직을 하겠다고 선포했고, 회사에서는 내부적으로 이동하는 것을 제안했죠. 그렇게 AE로 처음 기획자 업무를 시작하게 됐어요. 공공기관과 공기업 AE로써 운 좋게도 콘텐츠 기획, 영상 기획, 영상 편집, 디자인, 오프라인 행사 등 다양한 업무를 경험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대행사는 하나의 브랜드를 맡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간과 조건에 제약이 있었죠. 그 부분이 아쉬워서 인하우스 브랜드로의 이직을 준비하기 시작했어요. 현재는 이 경험과 역량을 마음껏 활용할 수 있는 브랜드 마케터가 되어 직접 선택한 브랜드와 함께 성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현재 혜림 님은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우선 ANTIEGG에서는 브랜드를 독자들에게 널리 퍼트리는 일을 하고 있어요. 유능한 에디터분들의 아티클로 ANTIEGG의 정체성을 알리고는 있지만, ‘아티클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어떤 사람들이 만들고 있는지’와 같은 내부 이야기들을 드러나지 않잖아요. 브랜드에 담긴 이야기를 발췌하고 콘텐츠로 만들어서 아직 닿지 못한 독자들에게 스며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본업에서도 마찬가지인데요. 메인으로는 한 달에 한 권 종이책 한 권을 큐레이션 하여 보내드리는 구독 서비스를 운영해요. 더불어 서비스에 맞는 매달 다른 주제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큐레이션 레터를 작성하죠. 또한 구독 서비스 및 앱 대한 전반적인 브랜딩과 콘텐츠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있어요. 정리하자면 전략, 마케팅, 운영까지 리드이자 실무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얼마 전부터는 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잔잔소리’라는 팟캐스트를 사이드 프로젝트로 시작해서 직접 녹음과 편집까지 하고 있어요. 앞으로 재밌어 보이는 일들은 계속 추가될 예정입니다!

이미지 출처: 잔잔소리 인스타그램 @janjan_sori

팟캐스트 ‘잔잔소리’라니 너무 멋지네요. 어떤 기획 의도를 가진 팟캐스트인지 설명해주세요.

‘잔잔소리’는 철학적인 수다를 좋아하는 마케터 두 명이 행복, 사랑, 삶 등에 대한 주제로 다양한 분야, 나이 등의 사람들과 잔잔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팟캐스트예요. 사실 이 팟캐스트는 오직 재미를 위해 만들어진 사이드 프로젝트인데요. 기획 의도도 목적도 ‘우리가 먼저 즐겁기’죠! 각자 본업에서 여러 콘텐츠를 만들고 있지만 온전히 재미를 위한 프로젝트는 할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수익은 신경 쓰지 않고 둘이 만날 때마다 목이 쉬도록 나누는 자연스러운 수다 내용을 사람들과도 나눠보자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탄생한 프로젝트랍니다. 이렇게 보니 정말 재미에 미친 사람 같네요.(웃음)

팟캐스트를 통해 세상의 다양한 삶의 모양을 알리며 듣는 분들의 생각의 폭을 넓혀드리고 싶어요. 둘 다 마케터라 재미 또한 놓치지 않으려고 힘쓰고 있으니 귀가 심심하실 때, 철학적 수다가 필요할 때 언제든 찾아주세요!

10년 뒤 혜림 님은 어떤 사람이 되어있을까요?

제가 꿈꾸는 삶의 모양에 가까워져 있을 것 같아요.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일할 수 있는 능력 있는 마케터이자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한 가족의 구성원이겠죠. 10년 뒤에는 작게 저만의 공간을 꾸려 그곳에서 일을 하고 있을 거예요. 관리자가 아닌 실무자로요.

회사에서 마케터의 역량이 만족할 만큼 갖춰지게 되면 저만의 작은 브랜드를 만들어서 운영해 보고 싶어요. 어떤 분야가 될지는 아직 정하고 있고요. 지금 업무적 성장을 위해 달리는 이유는 10년 뒤 평화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일과 별개로 10년 뒤 혜림 님은 어떤 성품 혹은 경험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어요? 10년 뒤 인간 박혜림을 3가지 키워드 정도로 꼽아보자면요.

10년 뒤 자유, 여유, 사랑이라는 키워드로 표현됐으면 해요. 제가 꿈꾸는 어른의 모습이 앞선 키워드에 모두 담겨있거든요.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금전적, 시간적 자유에서 얻은 여유 있는 마음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보답 없이 맘껏 베풀며 살아가는 40대를 맞이하고 싶네요.(웃음)


ANTIEGG와 혜림

ANTIEGG는 혜림 님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처음에는 동경했고 지금은 애정하고 있습니다.

쉽게 만나기 힘든 분야의 동료들이 만들어낸 ANTIEGG 특유의 이지적인 분위기에 동경하는 마음으로 합류하게 됐는데, 함께 활동하며 본인의 삶을 열심히 꾸려가는 인간적인 모습에 깊은 애정이 생기게 되었어요. 또한 실질적으로 업무적인 성장에 큰 도움을 주시기도 했고요.

모두 성장 혹은 즐거움을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독특한 곳이다 보니 서로에 대한 마음이 동료와 친구 그 사이에 있습니다. 함께 했던 모든 분들과 오래도록 보고 싶은 곳이에요.

구체적으로 업무 성장에 ANTIEGG가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가장 도움이 된 건 ‘기획을 하는 방법’과 ‘협업 방식’이에요. 얼마 전 ANTIEGG 시즌 휴식기에 형운 님께서 기획자를 모아 독서모임을 진행해 주셨어요. 기획에 대한 책을 읽고 서평을 작성하는 식이었죠. 이 모임을 통해 기획을 할 때 어떤 것에 집중해야 하는지, 데이터는 어떻게 봐야 하는 지, 잘 협업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 기획자로서 갖춰야 할 많은 부분을 배울 수 있었어요. 기본적이지만 정리되지 않았던 지식들이 한 번에 정리되어 한층 성장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ANTIEGG를 만들어가는 능력 있는 동료들의 일하는 모습을 보며 저의 모자란 점을 발견하고 고쳐가는 것도 큰 도움이 되고 있죠. 협업을 할 때는 어떤 태도로 소통해야 하는지와 같이 기술적인 부분뿐 아니라 소프트 스킬까지 ANTIEGG 안에서 정말 많이 배우고 성장하고 있습니다.

혜림 님은 ANTIEGG를 통해 이루고 싶은 것이 있나요?

이미 많은 부분을 이룬 것 같습니다. 만일 회사라면 쉽게 주어지지 않을 큰 기회를 많이 얻었고 힘들었지만 똑똑하고 든든한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서 해낼 수 있었죠. ANTIEGG는 성장하고자 하는 마음과 함께 이루고자 하는 태도만 있다면 원하는 것을 뭐든 해볼 수 있는 곳이에요. 멋진 브랜드 안에서 열정 넘치는 동료들과 함께 성장해 보는 것이 목표였는데 그 부분에서는 얻은 것이 많습니다.

그래도 한 가지 더 커리어적으로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ANTIEGG의 활동들을 발판 삼아 더 큰 규모의 회사에서 업무적인 역량을 펼쳐보고 싶은 욕심은 있네요.(웃음)

현재 ANTIEGG에서 Core Squad PM으로 활동하고 계시잖아요. 혜림 님이 생각하는 ANTIEGG의 미션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Core Squad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ANTIEGG는 앞으로 문화예술이라는 키워드를 넘어 에디터와 세상을 연결하는 미션을 향해 달려갈 예정입니다. 그 안에서 제가 맡은 Core Squad는 에디터, 독자, ANTIEGG의 오작교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에디터를 꿈꾸는 분들이 ANTIEGG를 무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잘 만들어 연결시키고, 더 많은 독자분들에게 ANTIEGG가 닿을 수 있도록 우리의 이야기를 콘텐츠로 내보내기도 합니다.

현재 업무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말하자면, 누구든 ANTIEGG에서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앞으로 ANTIEGG는 어떤 조직이 되어야 할까요?

ANTIEGG는 지금껏 문화예술에 대한 정보 전달을 넘어 독자들의 생각을 확장하는 역할도 해왔어요. 앞으로도 더 깊이 있는 정보와 주제를 다뤄 건강한 담론을 익숙하게 하고, 세상이 가진 고정된 관념을 넓힐 수 있는 영향력 있는 조직이 되기를 바라고 있어요. 더불어 문화 빈부격차를 해결하고자 했던 브랜드 초기의 다짐도 계속돼야 하고요.

읽어주는 독자들에 대한 진실한 마음이 유지되는 조직이기를 바랍니다.

지금 구성원들 외에 또 만나고 싶은 동료상이 있을까요? 어떤 동료가 있으면 ANTIEGG 활동에 더 도움이 될까요?

지금의 ANTIEGG 구성원은 이상적일 정도로 일에 열정적인 사람만 모여있어요. 뛰어난 능력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보다도 같은 온도로 업무에 몰두할 수 있는 동료와의 협업에서 좋은 시너지가 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다음에 들어오실 동료분들도 저희와 비슷한 온도로 일에 몰두하는 분이면 어떤 활동을 하든 큰 도움이 될 것 같네요!

우리는 언제까지 함께 ANTIEGG를 할 수 있을까요?

ANTIEGG가 그리고 ANTIEGG를 구독해 주시는 독자가 존재하는 한 계속 함께 하지 않을까요? 구성원으로 애독자로 계속요. 불혹에도 ANTIEGG의 아티클을 읽으며 세상을 넓힐 수 있기를 바라요.

마지막으로 ANTIEGG에 있는 현 동료들 그리고 앞으로 맞이할 새로운 동료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일에 대한 열의가 떨어질 때면 ANTIEGG의 동료들을 가장 먼저 찾게 됩니다. 어떤 집단보다 열정적이며 똑똑한 동료과 가까이에서 함께 할 수 있어 든든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오래오래 보아요!


혜림 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내고’ 있습니다. 멈추고 싶은 순간에도 멈추지 않을 선택을 한 그가 존경스럽습니다. 이제는 10년 뒤를 상상할만큼 함께 앞을 내다보는 사이가 되었어요. 우리 조직의 비전을 함께 고민하고 세우기도 하고요. 그 끝에 이루어야 할 것이 있냐하면 물론 없습니다. 그저 의미있는 과정만 있을 뿐입니다. 이 인터뷰를 읽고 있는 순간에도 ‘관두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면, 혜림 님의 선택을 다시금 곱씹어 보면 어떨까요? 혜림 님만큼 결국 해낸 사람이 없습니다. 이것은 혜림 님만의 좋은 습관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앞으로 마주할 수많은 어려움에도 그는 분명 해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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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운

현실을 지배하는 인과관계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원칙'을 추구합니다.
ANTIEGG 만들고 있는 형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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