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IEGG 에디터들의
잘산템 어워즈 2024 2부

문화예술 에디터의
2024 잘산템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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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are what you eat.” 먹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유명한 문장이죠. 이번 기회에 저는 이렇게 바꿔보려 합니다. “You are what you buy.” 생각해 보면 ‘산다’는 행위는 먹는 것만큼이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우리가 무심코 구매한 무언가가 생활의 편의를 증대시키는 건 물론 삶 자체를 풍성하게 가꿔주기도 해요. 그럴수록 신중하고 가치 있는 소비가 필요하겠죠. 그렇다면 문화 예술 커뮤니티의 관점에서, ANTIEGG 에디터는 올해 어떤 아이템을 샀을까요? 컬쳐, 아트 분야에서 활약 중인 에디터분들께 일상 속 문화 예술 향유를 도와준 ‘잘산템’ 추천을 부탁했습니다. 이 안에서 풍요로운 예술 생활을 위한 힌트를 얻어가 보세요.


컬쳐 에디터 김자현’s Pick

슬기로운 독서의 밤, 파나소닉 LED 무선 스탠드 미니 클립 3W 휴대용 침대 독서등

이미지 출처: 파나소닉

자기 전 스마트폰을 보는 습관을 버리고 책을 읽고 싶어서 구입한 독서등입니다. 숙면을 앞두고 책 몇 자 읽기 위해 방 전체를 환하게 하고 싶지는 않아서 소형 제품을 찾던 중 발견했어요. 편리한 것은 집게형이라 책 자체에 고정해서 쓸 수 있습니다. 덕분에 밤에 누운 채로 잠깐 독서하기에 딱 알맞은 제품입니다. 밝기 조절 및 조명 위치 변경도 가능해요. 생각보다 충전을 자주 해야 한다는 점만 빼면 무척 만족스럽습니다. 자기 전 침대에서 독서 습관을 이어가고 싶은 분께 강력 추천할게요.



컬쳐 에디터 서희’s Pick

후원도 하고 공연도 보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단체 후원하기

이미지 출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홈페이지

저는 올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시스템을 통해 극단 뚱딴지의 후원 회원이 되었어요. 현재 월 1만 원을 기부금 형식으로 정기 후원하고 있습니다. 후원 회원이 되면 극단 공연의 초대권을 받아 좋은 자리를 우선 예매할 수 있고, 소속 단원들의 외부 공연에 대한 혜택도 받을 수 있어요. 9월에 후원을 시작한 저는 벌써 한 차례 공연을 관람했고, 다음 공연도 초대받아 예매 완료했답니다. 보통 극단들은 비영리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활동 기반 마련을 위해선 실질적인 관심과 후원이 매우 필요하다고 해요. 저 또한 공연 예술 창작과 향유 문화 발전을 돕고 싶다는 취지에서 기꺼이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정기 후원 신청 페이지에서 극단 및 예술 단체 리스트를 확인하고 신청할 수 있어요. 마음에 드는 단체를 직접 후원하고 공연 관람 혜택도 누릴 기회이니, 모두 관심 가져보면 어떨까요?



컬쳐 에디터 이한빈’s Pick

함께 걷는 길마다 행운 가득, 쿠에른 런던 09 로퍼

이미지 출처: 쿠에른 홈페이지
이미지 출처: 쿠에른 홈페이지

캐주얼한 자리엔 물론 격식 있는 자리에도 어울릴 만한 질 좋은 가죽 구두를 꼭 하나 장만하고 싶었어요. 업무 특성상 클라이언트 미팅이 잦았던 시기였거든요. 적당히 저렴한 가죽 구두를 신으면 늘 발을 구두에 맞춘다는 느낌이었는데요. 쿠에른은 달랐습니다. 천연 가죽이라 편안하면서 고급스럽고, 발에 딱 맞추어 가죽이 부드럽게 변하는 느낌이랄까요. 올해 1월에 구입해서 한 해 동안 업무 미팅부터 연주회, 전시회, 강연회 등 중요한 자리마다 이 신발과 함께했습니다. 마치 제 삶을 담아낸 듯 나이테 같은 주름도 자연스레 잡혔어요.

신기하게도 이 신발을 신는 날마다 행운이 있었는데요. 그날 미팅이 술술 풀린다던가, 전시 이벤트에 당첨된다던가, 일행과 헤어지려는데 ‘아까부터 말할까 말까, 고민했는데.. 착장이 너무 예뻐요! 특히 신발요!’라는 인사를 듣는 등 예상치 못한 행운이 줄곧 뒤따랐답니다. 아마 이 신발이 지닌 여러 요건이 그날의 제게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추측하고 있어요. 눈에 보이는 요소로는 구두의 남다른 색감, 발을 감싸주는 편안한 모양 등이 있겠고요. 보이지 않는 요소로는 수제 구두를 만든 장인의 마음이 제게 스며들었겠죠? 훌륭한 구두를 따라 전체적인 코디 톤을 맞추며, 몸과 마음가짐도 무의식중에 바로잡았었나 봐요. 그래서 저는 이 구두를 ‘행운의 신발’이라 부른답니다. 수제 가죽 구두가 지닌 우아한 바이브와 편안한 발, 덩달아 따라오는 행운의 기운을 받고 싶은 분들께 추천하고 싶습니다.



아트 에디터 이수현’s Pick

음악 여정을 더욱 가뿐하게, 비이커X실리카겔 메시 짐색

이미지 출처: 비이커, 실리카겔 인스타그램

평소 전시만큼이나 공연 관람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최근엔 실리카겔 음악에 빠져 팬심으로 짐색을 구매해 봤어요. 살 당시엔 실용성을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도 기대 이상으로 잘 쓰고 있는 아이템입니다. 우선 무척 가볍고요. 구겨져도 모양이 잘 흐트러지지 않는 소재라 공연 볼 때 들기 딱 좋습니다. 특히 페스티벌 관람 시 유용했는데요. 물병과 겉옷 등 짐도 꽤 많이 수납할 수 있고, 스탠딩존에서 내내 들고 있어도 가뿐합니다. 굿즈로서의 쓸모도 빼놓을 수 없죠. 가끔 같은 가방이 보이면 되게 반갑고 기분이 좋아요. 평소에도 이런 팬 굿즈 소비를 즐기는데, 저랑 같은 무언가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함께 살아가고 있구나 싶어 마음이 훈훈해지곤 합니다. 친구나 직장 동료들이 알아봐 주면 괜히 자랑스럽기도 하고요! 아쉽게도 이제는 판매가 종료되었다고 하네요. 같은 가방이 아니더라도 공연과 페스티벌을 좋아하는 모든 분께 메시 짐색 아이템을 추천합니다. 음악과 함께 하는 여정을 더욱 가볍게 만들어줄 거예요.


아트 에디터 안수연’s Pick

영화 팬들의 영감 집합소, 왓챠 구독 서비스

이미지 출처: 왓챠
이미지 출처: 영화 <말아>

독립 영화 보는 걸 좋아해서 시간이 나면 종종 씨네 큐브, 에무 시네마, 아트나인 등 독립 영화관을 방문하곤 했어요. 지금 잠시 해외에 살게 되면서 독립 영화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고 싶었는데요. 다행스럽게도 왓챠가 좋은 창구가 되어주었습니다. 왓챠는 한국뿐 아니라 해외의 저예산 영화, 독립 영화, 고전 영화, 실험 영화 등 쉽게 접할 수 없는 작품을 소개하고 있어요. 주류 바깥의 것에 관심이 많은 제게 왓챠가 전해주는 영상들은 모두 너무나 소중한 영감의 원천이자 원동력이랍니다.

이어서 올해 왓챠로 본 작품 몇 편을 추천하고 싶은데요. 먼저 한국 독립 영화 <말아>는 팬데믹의 세상에서 모든 인간관계를 단절한 ‘주리‘의 이야기입니다. 얼떨결에 엄마가 운영하는 김밥집을 잠시 맡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을 다뤄요. 엄청난 사건은 없지만 주리가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는 과정이 잔잔하게 진행되며 위로를 전합니다. <소공녀>는 제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지금 나아가는 방향이 맞는지 막막할 때마다 꺼내 보는 영화입니다. 술과 담배를 즐기는 삶을 사랑하는 ‘미소‘는 금전적 어려움이 찾아오자 옛 친구들의 집을 전전하는데요. 그 과정에서 사회적으로 성공한 것처럼 보여도 각자의 사정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결국 미소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따르는 삶을 선택하죠.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삶을 채우는 게 진정한 행복이란 걸 깨닫게 하는, 소중한 영화입니다. 마지막으로 <가스등>은 상대의 심리를 조작하고, 판단력을 잃게 하는 ‘가스라이팅’의 어원이 된 흑백 영화입니다. 가스라이팅의 과정과 그 공포, 답답함을 노골적으로 보여줍니다. 평범한 사람이 가스라이팅으로 인해 서서히 무너지는 과정이 사실적이고, 심리 묘사와 복선이 촘촘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감상했어요. 우리 사회에도 대입되어 영화가 끝난 뒤에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브랜드 에디터 주제’s Pick

매달 열리는 홍대 앞 귀호강 나이트, 라이브 클럽 데이

이미지 출처: 라이브 클럽 데이 인스타그램

글을 마무리하며 브랜드 에디터인 제가 뽑은 올해의 소비 아이템은 ‘라이브 클럽 데이’입니다. 친숙하신 분도, 처음 듣는 분도 있으시리라 생각하는데요. 라이브 클럽 데이는 올해 9주년을 맞이한 무경계 음악 축제로, 홍대 앞에 위치한 라이브 클럽과 공연장이 주체가 되어 함께 진행하는 행사입니다.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에 열리며 하나의 티켓으로 다양한 팀의 공연을 즐길 수 있어요. 온라인으로 사전 예매 후, 시간표에 따라 보고 싶은 팀이 공연하는 클럽에 방문하면 됩니다. 마치 음악 페스티벌처럼 하루의 스케줄이 짜여 있는데 스테이지가 홍대 곳곳에 흩어져 있다고 이해하시면 쉬워요. 한 팀의 공연이 끝난 뒤 짬을 이용해 재빨리 인근 클럽으로 이동하는 재미가 쏠쏠하답니다. 약 35,000원의 저렴한 티켓값으로 여러 인디 아티스트의 공연을 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고요. 저는 올해 라이브 클럽 데이를 통해 윈디시티, 전기뱀장어, 까데호, 서울전자음악단, 정미조, 윤석철 트리오 등 보석 같은 뮤지션들을 만났습니다. 공식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해 두면 그달의 공연 테마 등 정보를 받아볼 수 있으니 취향에 맞춰 방문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2024년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올해 가장 ‘잘 샀다’ 싶은 아이템은 무엇인가요? 소비란 행위는 일상에 직접 닿아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소비의 가치를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검증된 제품과 서비스에 돈을 써야겠죠. 요즘같이 우리의 지갑을 노리는 물건이 넘치는 때일수록, 큐레이션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스스로의 힘만으로는 옥석을 가려 내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니까요. ‘소비’를 키워드로 안티에그 에디터분들과 추천 리스트를 완성하면서, 다시 한번 큐레이션 콘텐츠의 효용 가치를 되새깁니다. 2025년에도 믿고 읽음 직한 큐레이션을 통해 바람직한 소비를 돕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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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뭐든 되어가는 중인 잡학다식 크리에이터.
일상에 낭만을 보태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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