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공감’을 질감으로 표현한다면 어떨까요? 모난 데 없이 부드럽고 포근한 느낌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때론 너무나 거칠고 모질게만 느껴지잖아요. 열심히 해도 늘 제자리에, 세상이 나만 ‘억까’하는 것 같은 순간이 간혹 있을 거예요. 이럴 때 묵묵히 우릴 위로해 줄 브랜드를 소개합니다. 공감의 질감을 똑 닮은 패브릭, 이를 소재로 삼아 개성을 뽐내는 브랜드를 차곡차곡 모았어요. 차가워진 마음을 폭 감싸줄 아이템을 둘러보며 물건이 주는 힘을 실감해 보세요.
무엇이든 기꺼이 품을게요,
표뵤뵤

“가방은 저의 좁은 마음과 다르게 모든 걸 담아주고 품어줘요. 그런 가방의 마음이 너무 예쁘고 아름다워요.” 어쩌면 표뵤뵤에 대한 소개는 이 두 줄로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인스타그램 프로필에 적힌 이 문장에 브랜드의 지향점, 만드는 이의 마음이 전부 담겨있기 때문이죠. 표뵤뵤란 독특한 이름은 바닷가를 거닐다 들었던 파도 소리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이름부터 ‘걷다가’ 탄생했기 때문인지 산책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데요. 또 다른 브랜드 소개엔 “모든 외출이 산책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만듭니다”라 적혀있을 정도랍니다. 참 낭만적이죠?

표뵤뵤의 여러 가방들은 주문 제작 형식으로, 재봉틀 위에서 수제로 만들어집니다. 가방으로 시작한 브랜드지만 지금은 파우치와 열쇠고리, 컵 감싸개, 인형 등 다양한 패브릭 소품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녹지 않는 ‘아이스크림 주머니’와 충전이 필요 없는 ‘휴대폰 열쇠고리’, ‘얼굴 없는 인형’ 등 하나하나 대체 불가능한 매력이 느껴져요. 이토록 귀엽고도 친근한 위로의 패브릭, 누구나 사랑할 수밖에 없는 브랜드 표뵤뵤입니다.
INSTAGRAM : @pyobyobyo_home
표뵤뵤 판매처
가장 푹신한 동심 지킴이,
포쉐뜨

“여태껏 안 죽여본 식물이 없어.” 자조하던 친구에게 포쉐뜨의 화분을 건넸습니다. 이건 절대로 시들지 않는 식물이거든요. 포쉐뜨의 모든 식물은 부드러운 천과 털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덕분에 어딜 만져도 보드랍고, 화분이 깨질 걱정 또한 없어요. 종류도 일반 꽃집에 뒤지지 않아요. 베고니아와 고무나무, 꼬불이 선인장 등 구경하다 보면 어떤 아일 입양해야 하나 한참을 고민하게 됩니다. 특별한 보살핌 없이도 사계절 내내 푸릇하다니, 어쩐지 대견하고 바라볼수록 고맙기도 해요.

포쉐트는 본래 ‘아이 그림 인형’을 제작하는 브랜드로 출발했습니다. 아이의 그림이 종이 속에서 막 튀어나온 것처럼 똑같이 생긴 봉제 인형을 만들어주는 거죠. 현재는 패브릭 식물과 조명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특히 조명은 원단을 뚫고 새어 나오는 빛이 여타 조명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어디든 가볍게 설치할 수 있단 것도 장점이죠. 무엇보다 소재 특성상 안전해서 반려동물이나 아이가 있는 집에 더욱 인기라고 해요. 세상 무해하면서도 흔하지 않은 인테리어 아이템을 찾고 있다면 포쉐뜨가 제격일 겁니다.
WEBSITE : 포쉐뜨
INSTAGRAM : @hellopochette
인생이란 여정을 위해,
더 그란

제가 더 그란을 처음 알게 된 건 인스타그램 콘텐츠를 통해서였습니다. 외국인 모델이 등장하는 필름 속 메시지가 인상적이었어요. “인생은 목적지가 아닌 그 자체로 여정이다. 지금 이 순간은 돌아오지 않아.” 더 그란은 우리에게 ‘오늘’은 인생에서 언제나 단 한 번뿐이기에, 빈틈없이 즐겨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 방법으로 이들은 잘 만든 타월과 바스 로브를 제안해요. 언뜻 소홀하기 쉽지만 매일 쓰는 만큼 중요한 물건이죠. 삶의 질을 좌우하는 건 사실 이런 것들입니다.

타월이 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한다면, 아직 진짜 좋은 걸 써보기 전이기 때문일 겁니다. 고중량, 고밀도의 타월은 두께감과 흡수력에서 일반 타월과 큰 차이를 보이거든요. 더 그란은 25여 년 전통의 독일 전문 업체에서 제품을 생산하며 내구성과 품질에 큰 노력을 기울입니다. 걸어두기만 해도 욕실이 밝아지는 디자인은 덤이고요. 샤워 후 걸치는 바스 로브는 매일의 기분을 호캉스에 온 듯 특별하게 가꿔줍니다. 일상이 무료하고 어딘가 울적할 때, 타월과 같은 ‘일상의 물건’에 변주를 줘보세요. 쓸 때마다 나를 아끼는 느낌에 감탄하게 될 거예요.
INSTAGRAM: @grann_korea
더 그란 판매처
마치 여행 같은 일상,
멧앤멜
우리 일상이 늘 여행만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멧앤멜과 함께라면 여행지 속 여유를 현실에서도 누릴 수 있습니다. 이들은 원단을 직접 염색해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프린팅한 패브릭 제품을 선보여요. 모두 숙련된 장인의 손길을 통해 수작업으로 제작되기에 같은 제품일지라도 조금씩 다르게 완성된다는 묘미가 있습니다. 패브릭에 새겨지는 패턴은 주로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탄생한다고 해요. 핸드 드로잉 특유의 감성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멧앤멜은 제품의 용도를 한정 짓지 않습니다. 대표 제품 사롱과 블랭킷 모두 다용도 패브릭으로, 덮개가 필요할 때면 언제든 사용 가능해요. 피크닉 매트, 담요, 테이블보는 물론 커튼, 포스터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이거 하나면 다 된다’는 강인한 인상을 주니 든든하기까지 합니다. 그 밖에도 특색있는 비치 웨어와 스카프도 판매하니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발견해 보세요. 일상에 이국적인 터치를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은 꽤나 산뜻하게 전환됩니다.
WEBSITE : 멧앤멜
INSTAGRAM : @matt_and_mel
정말로 힘들고 지칠 땐 누군가를 불러 마음을 털어놓기도 버거운 법이죠. 세상은 왜 이리도 공감에 인색한지 원망스럽기도 합니다. 이럴 때 저는 ‘무생물’이 가지는 힘을 믿습니다. 쇼파에 앉아 애착 쿠션을 껴안거나, 자전거에 몸을 맡겨 마음의 짐을 털어내듯, 우리는 알게 모르게 ‘물건’에게 자주 신세를 지곤 하잖아요. 이번에 소개한 아이템도 믿고 기댈 수 있는 것들이랍니다. 패브릭의 질감을 닮은 포근함이 인생에 필요할 때, 취향에 맞춰 장만해 보세요. 누군가에게 공감의 마음을 담아 건넬 선물로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