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바뀌었다. 과거 운동은 다이어트를 위한 도구였다. 원하는 몸을 만들기 위해 헬스장에 가고, 유산소를 하고, 단백질 쉐이크를 마시는 것이 익숙했다. 하지만 최근 사람들은 운동을 단순한 몸매 관리가 아닌, 더 건강한 삶을 위한 과정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부터 운동의 목적이 숫자(체중 감량, 근육량 증가)에서 경험과 감각(몸을 쓰는 즐거움)으로 이동한 것이다. 이 변화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것이 아니다. 서서히 스며들듯 우리의 일상 속으로 들어왔다. 다이어트 중심의 운동에서 웰니스 중심의 운동으로. 이것이 바로 지금 우리가 목격하는 운동에서의 전환이다.
과거의 운동 문화 :
‘몸매 중심’ 운동 트렌드는
어떻게 형성되었나

한때 운동은 몸매를 만들기 위한 필수 과정이었다. 8-90년대 헬스클럽의 등장과 피트니스 붐으로 홈트레이닝 VHS 영상이 유행했고, 2000년대에는 연예인 다이어트 식단 등이 유행하며 극단적인 체중 감량 문화가 확산되었다. 2010년대 이후에는 몸을 가꾸는 것이 자기 관리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피트니스 모델과 바디프로필이 유행하며, 운동은 더욱 ‘프로젝트화’되었다. “여름 대비 몸 만들기”, “단기간 체중 감량”과 같은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달성하는 것이 운동의 주요 목적이었다.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에서는 바디프로필 도전기가 쏟아졌고, “이 식단으로 한 달 만에 5kg 감량”과 같은 콘텐츠가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러한 운동은 지속 가능하지 않았다. 단기적인 감량에 초점을 맞춘 다이어트 운동은 결국 유지보다 리바운드를 반복하게 만들었다. 운동이 삶의 일부라기 보다는, ‘해야만 하는 것’, ‘필요할 때만 하는 것’에 머물렀다.
코로나 이후
운동의 의미가 달라졌다

그러던 중, 운동의 의미가 바뀌기 시작한 결정적인 계기는 팬데믹이었다. 헬스장이 문을 닫게 되면서, 사람들은 새로운 운동 방식을 찾아야 했다. 러닝과 등산, 홈트레이닝 등이 그 대안이 되었다. 이전까지 헬스장 기구에 의존했던 사람들이 공원에서 뛰고, 유튜브 영상을 따라 하면서 집에서 운동을 시작했다. 흥미로운 점은, 많은 사람들이 이 과정에서 운동은 단순히 몸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정신적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하루종일 집에만 머물며 무기력함을 느끼던 사람들이 바깥으로 나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러닝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요가를 통해 내면에 집중했다. “운동을 해야만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 “운동을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감각을 발견한 것이다. 그렇게 운동은 점점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것’으로 변해 갔다. 다시 말해, ‘몸을 바꾸는 도구’에서 ‘삶을 채우는 루틴’으로 전환되는 순간이었다.
웰니스 중심의
운동 방식

운동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면서, 자연스럽게 운동 방식도 변하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바디프로필 촬영을 목표로 삼거나, 단기간에 체중을 감량하기 위해 강도 높은 웨이트 트레이닝과 유산소 운동을 반복하는 것이 트렌드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자신이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을 찾고, 장기적으로 지속하는 것이 더 중요한 흐름이 되었다.
예를 들어, 단순히 러닝머신 위에서 칼로리를 태우던 사람들이 이제는 트레일 러닝이나 러닝 크루 활동을 통해 더욱 역동적이고 즐거운 경험을 찾고 있다. 또한, 근력 운동을 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무거운 중량을 드는 것만이 아니라, 유연성과 코어 근력을 함께 기르는 필라테스나 클라이밍 같은 운동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단순히 ‘근육량 증가’가 아니라, 몸의 균형과 기능적인 움직임을 향상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운동 방식이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 가운데에는 ‘운동을 지속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있다. 특정 목표를 정해놓고 운동을 하다 보면, 그 목표를 달성했을 때 운동의 지속 이유가 흐릿해진다. 반면, ‘웰니스’를 위한 운동은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걷기, 등산, 명상, 요가 등 몸과 마음을 함께 돌볼 수 있는 방식이 최근 각광받는 이유다.
피트니스 산업도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운동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지면서, 운동 산업 전반과 콘텐츠에도 빠르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 다이어트 보조제가 시장을 장악했다면, 이제는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 루틴을 돕는 웰니스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단기 PT보다 장기적인 운동 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 코칭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스마트 워치와 피트니스 앱을 활용해 운동을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애플 워치, 갤럭시 핏 같은 웨어러블 기기가 하루에 몇 걸음을 걸었는지 기록해 주고, 루틴을 유지하도록 돕는 것도 이런 흐름의 일부다.
콘텐츠 분야에서도 과거에는 ‘살 빼는 법’, ‘단기간에 몸 만들기’와 같은 콘텐츠가 주를 이루었다면, 요즘은 ‘운동 루틴 만드는 법’, ‘운동을 습관으로 정착하는 꿀팁’ 등의 지속 가능성을 강조하는 콘텐츠가 늘어나고 있다. 또한, 커뮤니티 기반의 운동 문화가 확산되면서, 단순히 헬스장에서 혼자 운동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운동하는 트렌드도 강해졌다. 러닝 크루, 실내 클라이밍 클럽, 요가 커뮤니티 등 다양한 형태의 모임이 생겨나고 있으며, 이는 운동을 ‘해야 하는 것’에서 ‘하고 싶은 것’으로 만드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결국 이러한 변화의 핵심은 ‘운동의 지속 가능성’이다. 이제 운동은 단기간의 프로젝트가 아닌, 장기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삶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다. 단순히 살을 빼는 것이 아니라, 내 몸과 마음을 직접 돌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운동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는 웰니스, 마인드풀니스와 같은 개념과도 맞닿아 있으며, 현대인들이 운동을 통해 몸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균형을 찾고자 하는 흐름과도 연결된다.
운동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달라졌다. 과거에는 목표 달성을 위한 과정이었다면, 이제는 삶을 더 풍족하고 건강하게 만드는 수단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이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될 전환의 흐름이다. 당신에게 운동은 어떤 의미인가? 과거와 지금 사이에서 당신은 어떤 운동의 전환을 경험했는가? 당신의 이야기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