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치면 더 재밌는
테니스 이야기

이제 막 라켓을 든 사람을 위한
흥미로운 테니스 문화 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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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치솟았던 MZ 세대의 골프 사랑이 이제는 테니스로 뜨겁게 번지고 있습니다. 골프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라켓만 있으면 시작할 수 있고, 시간 대비 운동 효과도 더 크다는 점이 인기의 비결입니다. 주말 서울 소재 야외 테니스코트 예약은 이미 하늘의 별 따기. 실내 테니스장의 수는 늘고 있지만 레슨을 잡기 쉽지 않은 상황인데요. 이 같은 테니스 열풍에 발맞춰 알고 보면 더욱 재밌는 테니스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코트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테니스 스코어 점수판
이미지 출처: pexels

“Love thirty”, “Fifteen love”. 테니스 경기를 볼 때면 ‘Love’라는 말이 자주 들립니다. 왜 이렇게 테니스 경기장에서는 사랑이 넘치는 걸까요? 이유는 바로 득점하지 못한 0점 상태를 ‘Love’라고 부르기 때문입니다. 숫자 0과 모양이 비슷한 계란을 프랑스어로 ‘뢰프(L’oeuf)’라 하는데, 이후 영국으로 건너가 ‘러브’가 되었다는 설이 유력합니다. 마치 우리나라에서는 숫자 0이 빵을 닮았다 하여 ‘빵점’이라고 하는 것과 비슷하죠. 또한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을 담아 0점을 사랑스럽게 ‘Love’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세 가지 코트 이야기: 잔디, 클레이, 하드

테니스 코트를 위에서 바라본 모습
이미지 출처: pexels

축구, 폴로, 하키 등의 필드와 마찬가지로 테니스는 잔디 위에서 시작된 경기입니다. 하지만 유지 및 보수가 힘든 잔디의 특성상 일 년 내내 테니스를 즐길 수 없다는 아쉬움이 커져만 갔고, 코트 표면 재질에 대한 연구가 시작됐습니다. 그 결과 지금의 하드코트와 클레이코트가 탄생하게 됩니다.

각각의 특징을 살펴보면 우선 잔디 코트는 바운드된 볼이 낮게 깔려 빠른 속도로 날아가며 선수들의 관절 피로도가 상대적으로 적게 누적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잔디가 공에 강하게 맞거나 선수들의 스텝으로 인해 맨땅이 드러나게 되는 경우 불규칙 바운드가 발생한다는 단점이 존재합니다. 반면 클레이 코트는 표면이 흙이나 모래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흙을 분쇄하여 뿌리고 다져 놓아 배수가 잘되기 때문에 비가 자주 내리는 유럽에서 많이 사용되는 방식입니다. 잔디 코트와 달리 공의 바운드가 높고 스핀이 많이 걸리며, 속도가 느린 게 특징이죠. 마지막으로 하드 코트는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코트입니다. 콘크리트나 아스팔트를 깔고, 그 위에 마감재를 올려서 제작됩니다. 바닥이 단단하여 부상의 위험성이 다소 있으나 표면이 일정하여 불규칙 바운드가 잘 나타나지 않고, 공의 바운드 속도도 적당할 뿐만 아니라 관리가 용이합니다.


초록과 노랑 사이

테니스 코트에 놓인 테니스공
이미지 출처: unsplash

2015년 무렵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었던 드레스 색깔 논쟁을 기억하시나요? 파란 바탕에 검은 레이스인지, 흰 바탕에 금색 레이스인지 그 당시 매우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당시 드레스 색깔만큼 테니스계에도 의견이 팽팽히 갈리는 색깔 논쟁이 있는데요. 여러분은 테니스공이 무슨 색으로 보이시나요?

과거 테니스공은 모두 흰색이었습니다. 양털이나 건초로 속을 채우고 흰색 천을 박음질해 만들었습니다. 이 당시 공이 흰색이었던 이유는 흑백 텔레비전 때문이었는데요. 텔레비전 속 하얀 공은 검은색과 대비되어 시청자들 눈에 선명하게 잘 보였습니다. 같은 이유로 갈색 공이던 축구공도 1970년대부터 흰색 공을 채택했죠. 그러던 중 컬러 텔레비전이 등장하게 되었고, 다양한 색상으로 빛나는 화면 속에선 오히려 하얀 공의 위치가 잘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국제테니스연맹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72년부터 공에 여러 가지 형광색을 입히기 시작했고, 1986년 마침내 현재 사용되는 공식 색상을 채택하였습니다. 연맹이 밝힌 테니스공의 색상은 옵틱 옐로우(optic yellow). 자 이제 다시 한번 질문하겠습니다. 여러분의 눈에 테니스공은 무슨 색으로 보이시나요?


피케셔츠, 위대한 탄생

라코스테 피케 셔츠
이미지 출처: 라코스테 공식 인스타그램

통풍이 잘되는 ‘피케(pique)’면을 소재로 만들어 일상에서 누구나 편하게 착용하는 피케셔츠. 폴로셔츠라고도 불리는 이 옷이 테니스를 위해 제작되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테니스는 상류층의 운동이었기 때문에 초창기 선수들은 불편함을 감수한 채 단정한 흰색 긴팔 버튼다운 셔츠를 입은 채 경기를 펼쳤습니다. 그러던 중 프랑스의 전설적인 테니스 선수 르네 라코스테는 그가 직접 만든 유니폼을 입고 코트 위에 나섰습니다. 바람이 잘 통하는 흰색 피케 원단, 뜨거운 햇살로부터 목을 보호할 수 있는 카라, 격렬한 움직임에도 옷이 빠져나오지 않도록 앞 기장보다 길게 제작된 뒷기장. 그가 선보인 이 셔츠는 활동성이 좋을 뿐만 아니라 격식을 갖춘 옷으로 평가받으며 선수들에게 주목받기 시작합니다. 라코스테는 훗날 은퇴 후 프랑스 최대 니트웨어 회사의 사장이었던 앙드레 질리에와 의류 브랜드 ‘라코스테’를 설립하게 됩니다. 라코스테의 끈질긴 승부욕 때문에 생긴 별명 ‘악어’는 브랜드의 상징이 되어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화이트 앤 화이트

wimbledon
이미지 출처: wimbledon 공식 인스타그램

국제 테니스 연맹(International Tennis Federation, ITF)에서 관장하는 여러 대회 중 가장 권위 있는 4개를 메이저 대회라고 지칭합니다. 윔블던·US 오픈·프랑스 오픈·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가 바로 4대 메이저 대회이죠. 또한 이 4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것을 ‘그랜드슬램(grand slam)’이라고 합니다.

4대 메이저 대회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윔블던에는 아주 독특한 드레스 코드가 있는데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선수들이 착용하는 옷과 신발 심지어 속옷까지 흰색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 선수는 밑창이 주황색인 신발을 신었다가 대회 조직위로부터 ‘다음 경기부터는 밑창 색깔에 주황색이 보이지 않도록 해달라’라는 지적을 받기까지 했습니다. 또한 대회장에 들어오는 의료진도 흰색 옷을 입어야 합니다. 왜 이렇게 엄격한 규정이 있는 걸까요? 그 이유는 테니스는 귀족적인 스포츠로 최대한 예절을 갖춰야 하기 때문입니다. 흰색 옷은 땀이 나도 덜 얼룩져 보여 단정함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각종 의류를 통해 상업적 광고를 하는 스포츠 기업들이 대회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 역시 있다고 합니다. 시대가 흐를수록 강하되는 규정에 ‘선수의 개성을 허용하지 않는다’, ‘시대에 뒤처진 전통이다’라는 다수의 반대 의견들도 존재하는데요. 과연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2018년 호주 오픈 4강 진출을 달성한 정현을 시작으로 지난해 ATP 투어 아스타나 오픈에서 우승한 권순우, 올해 신설된 윔블던 14세부 초대 챔피언 조세혁까지 한국 테니스 스타 배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국내 테니스용품 시장 역시 날로 커지고 있는데요. 지난 13일 SSG에 따르면 테니스, 스쿼시 등 스포츠용품 및 의류의 올해 6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2%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안팎으로 점차 성장하고 있는 국내 테니스 시장 열기가 오래 지속되어 건강한 테니스 문화로 자리 잡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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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나와 타인의 건강한 삶을 추구합니다.
일상에서의 예술 그리고 균형 잡힌 라이프 스타일을 글에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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