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거장들의
현재를 사는 음악들

시대를 주름 잡은 뮤지션
그들이 남긴 음악과 업적
Edited by

한 시대를 풍미한 원로 음악가들의 복귀 소식이 들려옵니다. 한국 시티팝의 원류인 밴드 빛과 소금이 26년 만에 [Here We Go]란 신보를 발매하는가 하면 ‘어쩌다 마주친 그대’란 불후의 명곡을 간직한 그룹 송골매는 올 9월을 시작으로 38년 만의 전국 투어를 진행합니다. 2013년 대한민국을 리듬 타게 한 조용필도 돌아옵니다. [Hello] 이후 근 10년 만에 무려 정규 20집을 제작 중에 있습니다. 대중음악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들의 컴백을 맞아 그들의 음악과 업적에 대해 정리해보았습니다.


빛과 소금

도시적이고 도회적인 멜로디와 감각적인 재즈 터치를 담은 시티팝. 국내에 시티팝 열풍이 불며 가장 주목 받은 밴드가 빛과 소금이 아닐까 싶습니다. 빛과 소금은 봄여름가을겨울, 김현철, 사랑과 평화 등과 함께 국내 퓨전재즈 씬을 만들고 이끈 그룹 중 하나입니다. 다만 대중적인 선율보다 악기 간의 어울림 즉, 연주에 더욱 힘을 쏟으며 다른 밴드에 비해 활동 당시 큰 관심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진득한 한국의 소울, 일명 ‘뽕끼’있는 멜로디가 부재했기 때문입니다.

‘뽕끼’의 부재에 반응한 건 오늘날의 젊은이들입니다. 감성에 어필하지 않고 한걸음 떨어져 세련된 사운드를 들려주는 옛 음악이라니. LP로 재발매한 음반 대부분을 구매한 것이 2~30대 젊은 층이라는 사실 역시 이들의 음악 안에 시대의 간극을 뛰어넘을 무언가가 담겨 있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어느덧 활동 30년 차를 맞은 빛과 소금이 신보 [Here We Go]를 공개했습니다. 과연 그때와 지금을 아우르는 멋진 사운드가 가득합니다. 언제나 현재에 사는 이들의 음악을 들어보세요!


송골매

누군가에게는 디스크자키 ‘배철수’로 기억되겠지만 철수 DJ는 밴드 송골매의 핵심 인물이었습니다. 송골매가 낯설다면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어쩌다 마주친 그대’, ‘모두 다 사랑하리’란 곡을 추천합니다. 단박에 익숙한 멜로디를 잡아낼 수 있으실 것입니다. 송골매의 이름이 지금 젊은이들에겐 동떨어져 있지만 이들이 활동한 1980년대에는 너무나도 젊은이들의 것이자, 젊음의 대명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대학가요제’를 통해 송골매가 데뷔했다는 점부터 그렇습니다. 그룹의 또 다른 핵심, 보컬 구창모가 속해있던 홍익대 밴드 블랙 테트라와 배철수가 활동한 항공대 밴드 활주로(런웨이)가 결합한 것이 송골매인데 이들의 첫 만남 역시 대학 가요제에서 이뤄집니다. 주류 매스컴에 주로 기성세대가 출연하던 그 시절, 송골매는 기성 문화 사이를 비집고 들어갑니다. 폭발하는 젊음의 미학을 응축한 캠퍼스 록 그룹 송골매, 그들이 대변한 젊음을 들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조용필

2013년 ‘Bounce’를 흥얼거리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어린아이, 대학생, 중장년층 모두 대동단결 ‘바운스’를 따라 불렀습니다. 가왕 조용필의 힘이 바로 이것입니다. 그의 음악은 세대를 가리지 않습니다. 1992년 서태지의 출연으로 음악 청취 층이 뚜렷하게 갈리기 전 조용필은 세대 통합을 이뤘습니다. 지금 우리에게도 익숙한 ‘단발머리’, ‘고추잠자리’의 록 사운드, 트로트 풍의 ‘돌아와요 부산항에’ 등 다양한 장르로, 넓은 세대의 사랑을 동시에 움켜쥔 것은 조용필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의 저력이 대단한 것은 그 포용력이 지금에까지 이어진다는 점에 있습니다. 2013년 발매한 정규 19집 [Hello]에서 래퍼 버벌진트와 함께한 ‘Hello’는 록과 랩을 함께 담고, 같은 음반에 수록된 ‘걷고 싶다’는 진한 발라드로 20대 감성을 녹여냅니다. 세월의 녹슨 흔적이라곤 찾아볼 수 없을뿐더러 예나 지금이나 하나의 곡으로 전 연령층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장르와 세대를 거침없이 오가는 현재진행형 뮤지션’이라는 칭호가 이토록 잘 어울리는 음악가가 또 있을까요? 정규 20집을 하루빨리 듣고 싶어집니다.


옛 노래 안에서 새로운 음악 취향을 발견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소개한 2개의 그룹과 1명의 뮤지션을 필두로 플레이리스트를 업데이트해 보는 것도 재밌는 방법일 것입니다. 음악은 언제나 살아있습니다. 옛 음악은 있어도 죽은 음악은 없다는 저의 지론을 소개하며, 여러분들에게 한국 대중음악의 거장이 돌아왔음을 다시 한번 선포합니다. 어떻게, 즐길 준비 되셨나요? 지금 출발합니다!


박수진

박수진

한때 음악으로만 살았던 사람.
N년 간 인디문화를 연구했고 지금은 음악을 읽고 보고 말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에디터의 아티클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