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처럼 쌓여 테이블 위에 놓인 커피잔들. 그리고 의자도 없는 작은 매장에 서서 빠르게 커피를 입에 털어 넣고 나가는 사람들. 에스프레소 본고장인 이탈리아에서 보던 모습들이 우리나라에서도 유행처럼 번져나고 있습니다. 한국 커피문화에 새로운 바람을 불고 있는 ‘에스프레소 바’. 오늘은 서울의 핫한 에스프레소 바 다섯 곳을 소개합니다.
리사르 커피
리사르는 국내 스탠딩 에스프레소 바 1호점입니다. 약수 시장을 지나 조용한 주택가 사이 1층에 자리 잡고 있는데요. 2012년 왕십리에서 시작해 2017년 현재의 자리에 정착하였습니다. ‘ㄴ’ 자로 된 스탠딩 테이블에 7~8명 정도가 들어서면 꽉 찰 정도로 비좁은 공간이지만 누구 하나 불평 없이 에스프레소를 즐기고 떠납니다. 한 여름에도 리사르 주변 주택가에는 에스프레소를 즐기기 위한 사람들의 줄이 이어집니다.
리사르 커피 이민섭 대표는 유럽 여행 중 피로한 몸을 달래기 위해 마셨던 에스프레소에서 감명을 받고, 이탈리아의 아침 커피 일상을 재현하고자 에스프레소 바를 열었다고 합니다. 또한 늘어나는 에스프레소 수요에 발맞춰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위해 청담동과 명동에 잇달아 성공적으로 2,3 호점을 오픈했는데요. 1세대 스탠딩 에스프레소 바 리사르의 힘찬 행보가 앞으로도 기대됩니다.
주소: 서울시 중구 다산로8길 16-7
영업 시간: 매일 13시~16시 (일요일, 공휴일 휴무)
선호 커피 로스터스
합리적인 가격에 맛있는 에스프레소를 선보이는 선호 커피 로스터스. 선호 커피 로스터스는 방송인 알베르토의 단골 카페로 유명세를 치르기 시작했습니다. 중학교 동창인 박세훈 로스터, 서웅기 바리스타가 팀을 이뤄 운영 중입니다. 여기선 다른 곳에서 쉽게 보기 힘든 방식의 로스팅을 직접 하고 있는데요. 바로 숯을 이용한 ‘숯불 로스팅’입니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열 조절 방식이 쉽지만은 않지만 좋은 품질의 음료를 내기 위한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에스프레소가 처음이라 걱정되신다고요? 선호 커피 로스터스에는 초심자를 위한 메뉴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크림을 설탕에 중탕하여 에스프레소 위에 넣고 카카오 파우더를 뿌린 ‘알 카포네’는 쓴맛이 부담스러운 분들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커피입니다.
주소: 서울시 송파구 송이로2길 4, 1층
영업 시간: 화~금 7시~16시, 토~ 일 11시~18시 (월요일 휴무)
바마셀
‘국가대표 에스프레소’라 불리는 바마셀은 2011년 콜롬비아에서 열린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에 한국 대표로 참가하여 TOP7에 오른 최현선 바리스타가 운영하는 에스프레소 바입니다. 처음 방문하면 4000원으로 책정된 에스프레소 금액이 다소 비싸다고 느낄 수도 있는데요. 수준 높은 퀄리티의 원두로 내려진 에스프레소 한 모금을 맛보면 이내 납득하게 됩니다.
바마셀의 대표 메뉴인 ‘카페 콘 쥬케로’는 설탕을 미리 넣은 후 에스프레소를 추출해 단맛, 신맛, 쓴맛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균형 있고 풍부한 맛이 일품입니다. 카페 크레마, 그라니따, 비앙코(밀크 젤라또)가 어우러진 ‘트리콜로레’는 다가오는 여름 메뉴로 제격이지요.
주소: 서울시 용산구 원효로89길 12, 건물뒷편 1층
영업 시간: 월/화/금, 10시~19시, 수 11시~15시, 주말/공휴일 11시~19시 (목요일 휴무)
오우야 에스프레소 바
커피 한 모금이 목을 타고 넘어가는 순간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오우야’. 묵직하면서 고소한 맛을 최대한 끌어내는 프렌치 로스팅을 통해 ‘산미 없이 진한 궁극의 각성 커피’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오우야 에스프레소 바의 독특한 점은 합정 본점을 비롯하여 해방촌, 마곡, 종로에서 프렌차이즈 형태로 운영 중이라는 것입니다. 상권 특성에 따라 차별점을 두어 메뉴와 매장 컨셉을 달리 구성하고 있습니다. 오우야의 대표 메뉴는 다크초코의 쌉싸름한 단맛을 살린 에스프레소 ‘카페 크렘’과 오우야 크림을 듬뿍 얹은 에스프레소 ‘콘파냐’입니다. 고소하고 넛티한 풍미를 내기 위한 최적의 원두도 준비되어 있으니 언제든 구매 가능합니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성지길 45 엠슨빌딩, 1층
영업 시간: 월~토, 10시~20시 (일요일 휴무)
프롤라
성수에 위치한 에스프레소 바 프롤라. 아기자기한 오브제와 알록달록한 레터링 포스터가 어우러진 이 공간에서는 ‘이탈리안’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립니다. 바리스타 ‘파우스토’는 호주 시드니에서 13년간 카페를 운영했던 경험을 토대로 프롤라를 운영 중입니다. 또한 그 실력을 인정받아 작년에는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 네스프레소(Nespresso)와 협업을 하기도 했죠.
프롤라에는 다른 에스프레소 바에서 찾아보기 힘든 실내, 야외 좌석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또한 샌드위치, 샐러드가 준비되어 있어 음료와 함께 곁들여 먹기 좋지요. 대표 메뉴로는 에스프레소 위에 달콤한 크림을 올린 ‘에스프레소 크림 그라니타’, 화이트 치아바타 위에 모짜렐라 치즈와 트러플 페이스트가 조화를 이룬 ‘트러플 파르마’가 있습니다.
주소: 서울시 성동구 연무장17길 5, 1층
영업 시간: 화~일 11시~19시 (월요일 휴무)
이탈리아어로 ‘빠른’이라는 뜻을 지닌 에스프레소는 곱게 간 커피가루에 고온, 고압으로 물을 통과시켜 추출한 음료입니다. 적절한 온도와 압력에서 추출한 에스프레소는 원두의 깊은 풍미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커피이기도 하죠. 에스프레소 바는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사랑받아왔던 스페셜티 커피 흐름에 뒤이어 국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 에스프레소를 접해보지 못한 분이라면 커피 본연의 맛에 집중할 수 있는 한 잔으로 새로운 취향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