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쉽게 방송을 만들 수 있고 구독을 통해 소비되는 팟캐스트. 국내에서는 여전히 대안언론 콘텐츠가 주를 이루지만, 다양한 구독 플랫폼이 성장하며 일반인들도 가볍게 도전하는 신흥 미디어가 되었는데요. 날이 갈수록 대중의 미디어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창작 욕구가 올라감에 따라 팟캐스트를 만들고 싶은 분들을 위한 제작 가이드를 준비해보았습니다. 팟캐스트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도 해당 아티클만 보면 따라 할 수 있도록 설명하겠습니다.
콘텐츠 기획
1) 제목, 컨셉, 썸네일 만들기
제목
처음부터 가장 어려운 ‘제목 정하기’입니다. 제목은 프로그램 전반의 기획을 담고 있고 컨셉이 드러나는 아주 중요한 부분입니다. 제목을 정할 때 신경 써야 할 부분은 ‘프로그램이 왜 존재하는가’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가령,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지대넓얕’의 경우엔, 지적 대화를 위해 존재함을 알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신경 쓸 부분은 ‘무엇을 다루는가’입니다. 앞선 예시로 살펴본다면 ‘넓고 얕은 지식’을 다루는가라고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프로그램 제목에서는 직접적으로 다루는 소재를 포함하거나 암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 번째로 신경써야할 부분은 ‘글자 수’입니다. 글자 수는 최대 5자를 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썸네일에 제목을 담기도 어렵고 구독자들이 기억하기에도 5자 이하가 좋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함께 고민하면 좋을 것은 발음하기에 용이한지와 검색에 최적화가 되어있는지입니다. 너무 대중적이어서 검색이 되지 않거나 너무 특이해서 기억하기 어려우면 그것 또한 좋지 못한 제목입니다.
컨셉
프로그램의 컨셉은 앞선 제목과 연결됩니다. 제목에서 ‘무엇을 위해’ ‘왜 존재하는지’ 밝혔다면, 컨셉은 ‘어떻게 전달하는가’에 대한 부분입니다.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3명 이상의 사람이 모여 가벼운 토크를 진행할 수 도 있고 책을 설명하기 위해 1인 진행자가 대본을 읽는 형태가 될 수 도 있습니다. 또 기존에 있던 글을 읽어주는 낭독 컨셉이 있을 수 있겠죠. 컨셉에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은 어떤 방식이 가장 효과적인지 입니다. 전달하고자 하는 소재와 이유에 대해 깊게 고민해보고 이것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식을 택한다면, 그것이 프로그램의 컨셉이 됩니다.
썸네일
팟캐스트 썸네일은 다른 플랫폼과 조금 결을 달리합니다. 불문율은 아니지만, 팟캐스트 씬에서 썸네일은 제목을 보여주는 ‘간판’에 해당합니다. 프로그램의 인상을 담은 색을 선택하여 배경지를 구성하고 성격을 담은 폰트로 프로그램명을 적어줍니다. 이때 디자인 능력이 있으신 분이라면 그래픽을 포함하면 좋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파워포인트로 정방형 사이즈에 맞춰 프로그램명이 잘 보이게 만들어주시면 되겠습니다. 간혹 썸네일 등록 시 오류가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부분은 용량의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이기에 오디오 플랫폼에서 요구하는 스펙에 맞춰 이미지 사이즈를 조정해주면 해결됩니다.
2) 기획 시 고려해야 할 사항 (가치성, 차별성, 지속성, 발전 가능성)
가치성
마케팅의 관점에서 프로그램은 가치가 있어야 합니다. 이 말은 청자 관점에서 들어야 할 이유가 있음을 의미합니다. 쉽게 생각했을 때, ‘내가 청자라면 구독하고 매주 챙겨 들을 것인가’라고 떠올려보면 쉽습니다. 만드는 이도 듣지 않을 프로그램이라면 실제로 듣는 사람이 거의 없을 확률이 높습니다.
차별성
이 세상에 유일한 것은 없다지만, 유사한 기획의 프로그램들과 비교했을 때, ‘굳이 내 프로그램을 들어야 하는 이유’가 하나는 있어야 합니다. 굉장히 어려운 일이지만, 쉽게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우선 다른 프로그램이 갖춘 모든 요소는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프닝, 인서트, 코너 콘텐츠, 엔딩 등을 갖춘 후 여기서 내 프로그램에서 소비할 수 있는 약간의 기획을 가미하는 것입니다. 가령, 책을 소개하는 팟캐스트에서 방송이 끝난 후에 함께 볼만한 음악, 영화 등을 추천해주는 것일 수 있습니다. 또 인문학 토크에서 관련 부문 전문가가 매주 등장하는 것도 차별성일 수 있습니다. 하루아침에 이룰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몇 날 며칠이 지나도 만들지 못한다면 해당 프로그램은 매력이 없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지속성
팟캐스트에서 아마 가장 중요한 부분일 것입니다. 팟캐스트의 경우, 방송을 내지 않는다고 누가 잔소리를 하는 것도 아니고 수익이 당장 창출되지 않기에 지속할 힘이 작은 편입니다. 때문에, 많은 팟캐스트가 당찬 포부와 함께 등장하여 얼마 가지 않아 사라지게 됩니다. 팟캐스트 씬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약속된 날에 꾸준히 방송을 내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프로그램 기획 단계에서 ‘과연 내가 이 기획으로 얼마나 오래 할 수 있는가’를 반드시 생각해야 합니다. 오래 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동기의 부재, 지나친 노동력 투자 대비 적은 효용, 스스로 재미없음 등이 있습니다.
발전 가능성
앞서 설명해 드린 바와 같이, 팟캐스트는 팟캐스트로만 그쳐서는 효용이 크지 않습니다. 매주 쌓여가는 대본을 활용하여 출간을 계획하거나 비정기적으로 오프라인 행사를 주최하는 것을 고려하면 좋습니다. 또 당장 영상의 품이 많이 들어 하지 않았지만, 영상화도 어느 정도 팬덤이 생긴다면 고려해봐도 좋은 방법입니다. 따라서, 팟캐스트를 단순히 오디오 매체에서만 그칠 것이 아니라 다른 영역으로 어떻게 전환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한다면 더욱 재밌는 팟캐스트 생활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녹음하기
1) 녹음실 이용 방법
녹음실의 종류에는 다양한 것이 있지만, 서울에는 팟캐스트 전용 녹음실이 존재합니다. 1인 혹은 다수의 사람이 참여하는 방송은 물론 음악 연주까지 가능한 녹음실도 있습니다. 평균적인 비용으로는 평일 기준 1시간에 1만원, 주말 기준 1시간이 1.5만원 정도입니다. 물론, 이건 사설 녹음실 비용입니다. 창업진흥원 등과 같은 정부 시설에도 녹음실이 준비되어 있지만, 금액 부담이 없는 만큼 퀄리티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가능하다면, 전문적인 장비가 구비되어 있는 사설 녹음실을 이용하시길 바랍니다. 녹음 장비도 장비지만 방음에 있어서 탁월하기 때문입니다.
2) 홈레코딩 이용 방법
홈레코딩은 여러 이유로 추천하지 않지만, 만약 하신다면 콘덴서 마이크가 아닌 다이내믹 마이크를 구매하여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이건 지향성이냐 무지향성이냐로 나뉘는데 혼자 녹음을 하는 것이라면 지향성으로 내 목소리만 오롯이 담기는 것이 좋습니다. 가정에서는 가전에서 나는 소음, 외부 소음 등 통제할 수 없는 다양한 소음이 존재하므로 무지향성 마이크를 사용하여 그 소리를 담게 된다면, 녹음의 퀄리티가 떨어지게 됩니다. 또, 마이크를 바로 컴퓨터에 연결하지 않고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3) 녹음 시 유의 사항
녹음 시 유의 사항은 ‘소음’과 ‘볼륨’입니다. 녹음하는 환경에서의 모든 소음에 주의해야 합니다.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소음을 통제하여 구분해야 합니다. 또 마이크를 사용하며 목소리 크기에 따라 녹음 파일이 깨져 들리거나 작게 들릴 수 있으므로 마이크 볼륨을 신경 쓰고 마이크 사용법을 익히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편집하기
1) 컷편집
어떠한 프로그램을 사용하여도 무방합니다.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프리미어, 파이널컷, 가라지밴드 등을 이용합니다. 프로그램 내에 제공되는 컷 기능을 이용하여 필요한 부분만 남겨 1차 편집을 진행합니다. 음악과 효과음이 들어갈 것을 고려하여 적절히 배치하고 불필요한 멘트나 실수한 부분을 거둬내는 식으로 진행합니다.
2) 오디오 믹싱 (노이즈 제거, 반향 제거)
컷편집된 오디오의 두 가지 효과를 넣어줍니다. 오디오 믹싱의 세계야 끝도 없지만, 녹음 환경이 나쁘지 않았다면 노이즈와 반향(울림)만 잡아주면 됩니다. 이마저도 사설 녹음실이라면 필요 없을 수 있습니다. 편집 프로그램에서 오디오 효과 기능을 이용하여 노이즈와 반향 제거를 해주면 됩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과하게 효과가 입혀지면 전체 볼륨이 작아지거나 기계음처럼 인위적으로 들리기도 합니다. 소음에 맞춰 적절히 넣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음악 깔기
음악은 주로 오프닝과 엔딩에 삽입되며, 낭독과 같이 특수한 경우에 사용합니다. 음악은 시시각각 변하지 않으며 프로그램의 얼굴을 담당합니다. 기획 단계에서 수립한 프로그램 성격에 맞게 선정합니다. 이때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저작권입니다. 음원 사이트에서 직접 구매하거나 유튜브를 이용하여 무료 저작권 음악을 사용해야 합니다.
효과음은 시각 매체가 아니기에 최소한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청자 관점에서 오디오에 집중하여 들어야 하는 콘텐츠인데 불필요한 효과음이 등장한다면 중심 내용을 놓칠 우려가 있습니다. 따라서, 챕터가 넘어가거나 강조해야 할 부분에서 최소한으로 사용하는 것을 권장해 드립니다
퍼블리싱하기
1) 팟빵 계정 만들기
팟빵, 사운드 클라우드 등과 같은 호스팅 서버를 개설하여야 합니다. 호스팅 서버란 직접 파일을 올리는 곳을 의미합니다. 애플 팟캐스트의 경우 이러한 파일이 올라간 서버에서 링크를 가져와 전달하는 것으로 직접 업로드가 불가능합니다. 팟빵 또한 안드로이드 사용자가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팟빵을 주 채널로 이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팟빵에 계정을 생성하여 방송을 개설하고 튜토리얼에 맞춰 정보들을 입력해주면 됩니다. 모든 준비를 마친 후에는 방송을 해당 계정에 업로드합니다.
2) 애플 아이튠즈 연결하기
팟빵이 준비되었다면, 애플 아이튠즈의 팟캐스트 서버와 연결합니다. 팟빵에서 제공하는 애플 아이튠즈 RSS 링크를 이용하여 팟캐스트 등록을 진행합니다. 이 과정에서 업로드된 방송이 없거나 썸네일이 없다면 개설이 불가합니다. 최소 1회분을 업로드 후 모든 정보를 알맞게 기재 후 연결을 하시길 바랍니다. 또 앞서 말씀드린 썸네일의 규격이 애플의 요구사항에 맞지 않는다면 연결이 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스펙에 맞추어 썸네일 등록에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3) 알고리즘과 매체 특성의 이해
팟캐스트는 진입 장벽이 다소 낮은 편입니다. 또 카테고리 내 인기 순위의 등락률이 높습니다. 때문에, 일정한 시간에 방송을 업로드하고 각종 기타 SNS를 이용하여 순간 트래픽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순간적으로 많은 사람이 구독하고 접속하여 재생한다면 카테고리 내 인기 순위에 노출될 가능성이 큽니다. 또 너무 희소한 카테고리나 인기가 좋은 카테고리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내 방송의 결과 맞는 채널을 잘 선택하여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더불어 팟캐스트의 소비자들은 주로 이동 시간 혹은 잠자기 직전 재생률이 높은 편입니다. 프로그램 성격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나의 타겟 청취자들이 어느 시간대에, 어떤 상황에서 들을 것인지 예측하여 업로드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팟캐스트는 유튜브나 다른 미디어 플랫폼과 다르게 특별한 점이 있습니다.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이 오로지 음성이기에 집중도가 높다는 사실입니다. 또 다른 플랫폼에 비해 활성화되어 있지 않으므로 밀도 높은 고품질의 구독자를 모으기에 수월합니다. 나의 프로그램을 재생하는 사람은 정말 들으려고 재생했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들을 위해 진심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늘 듣는 사람 처지에서 사고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음질과 구성, 오디오만 존재했을 때 정확히 메시지가 전달되었는지를 점검하며 즐거운 팟캐스트 방송 생활을 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