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를 위한
재즈 라이브 앨범 TOP3

일상의 분위기를 바꾸는
숨겨진 재즈 명반 세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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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의 계절은 가을이라고 하지만, 덥고 습한 여름일수록 분위기를 시원하게 반전시켜줄 경쾌한 재즈 선율이 절실합니다. 문득 맞닥뜨린 재즈는 일상 속 작은 휴식을 선사하기도 하니까요. 특히 라이브가 레코딩된 앨범의 경우, 사람들의 말소리와 식기가 부딪치는 소리, 박수 소리 등 현장감이 오롯이 담겨 있어 라이브 클럽에 함께 있는 것만 같은 공감각적 경험을 가능케 합니다. 후덥지근한 밤, 더위를 말끔하게 걷어줄 재즈 라이브 명반 세 가지를 만나 보세요.


경쾌하면서도 로맨틱한 선율
[California Here I Come]

Verve Records
이미지 출처: Verve Records

전설적인 재즈 피아니스트 빌 에반스. 그의 대표적인 라이브 앨범으로는 베이시스트 스콧 라파로와의 합주가 담긴 [Sunday at the village vanguard]가 있지만, 이에 못지않은 경쾌한 시너지의 라이브 앨범 [California Here I Come]은 빌 에반스 트리오의 다른 매력을 엿볼 수 있는 명반입니다. 해당 음반은 1967년 8월 뉴욕에 위치한 ‘빌리지 뱅가드(village vanguard)’에서의 라이브 콘서트를 담고 있으며, 빌 에반스의 서정적인 피아노, 필리 조 존스의 재기발랄한 드럼, 에디 고메즈의 강렬한 베이스가 어우러져 마법 같은 곡들을 완성했죠.

village vanguar
이미지 출처: village vanguar

수록곡은 모두 5분 내외로 기존의 라이브 곡이 보통 7분~10분인 것에 비해 짧게 느껴질 수 있지만, 단숨에 빠져들게 만드는 완성도를 지녔습니다. 이후 베이스의 에디 고메즈는 빌 에반스 트리오에 합류해 무려 11년간 함께 하게 되고, 드럼의 필리 조 존스는 빌 에반스가 생전에 가장 선호했던 드러머로 자리매김합니다. 그야말로 실패할 수 없는 조합의 탄생. 재즈에 대해 잘 알지 못하더라도, 도입부에서부터 ‘아, 이거지’하고 감탄하게 되는 곡의 연속일 거예요.

앨범명: California Here I Come
아티스트: Bill Evans(piano), Philly Joe Jones(drums), Eddie Gómez(bass)
발매년도: 1967년(녹음), 1982년(출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재즈 콘서트
[The Quintet]

The Quintet
이미지 출처: discogs

재즈 역사상 가장 특별한 라이브 앨범이라 불리는 [The Quintet]은 1953년 캐나다 토론토 매시 홀(massey hall)에서 열린 명연을 담고 있습니다. 해당 콘서트는 캐나다의 재즈 팬들이 운영하는 ‘Toronto New Jasa Society’이 주최한 공연에는 미국의 재즈 스타 다섯 명이 초청되는데요. 재즈의 전설 색소포너 찰리 파커, 모던 재즈의 시조 트럼페터 디지 길레스피, 비밥 피아니스트 버드 파웰, 혁신적인 베이시스트 찰스 밍거스, 음악 혁명가로 불리는 드러머 맥스 로치까지. 우리가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재즈계 거장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한자리에 모인 공연입니다.

5중주 드림팀
이미지 출처: livingtorontojournal

5중주 드림팀은 역사적인 공연으로 추앙받고 있지만, 당시에는 공연 안팎으로 문제가 많았다고 하는데요. 약 3천여 석 준비된 객석은 절반이 비어 있었으며, 뮤지션에게 대금 지급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디지 길레스피는 스포츠 중계를 듣기 위해 공연 중 자주 자리를 비웠고, 찰리 파커는 자신의 악기를 챙기지 않아 플라스틱 알토 색소폰을 빌려 무대에 올랐다고 하죠. 다사다난한 공연이었지만, 이들의 공연은 여전히 회자되는 명반의 반열에 올라 있습니다.

앨범명: Jazz at Massey Hall
아티스트: Charlie Parker(saxophone), Dizzy Gillespie(trumpet), Bud Powell(piano), Charles Mingus(bass), Max Roach(drums)
발매년도: 1953년(녹음 및 출시)


나른한 주말을 닮은 명곡
[At The Pershing: But Not For Me]

이미지 출처: spotify

재즈 피아니스트 아마드 자말은 부드러우면서도 유연한 연주로 아직까지 많은 사랑을 받는 아티스트입니다. 그의 앨범 중 [At The Pershing: But Not For Me]는 1958년 시카고에 위치한 퍼싱 호텔(Pershing Hotel) 라운지에서의 공연 실황을 담고 있는데요. 현장에서 연주된 43곡 중 8곡이 앨범에 수록돼 있다고 합니다. 앨범이 출시된 후 당시 재즈 베스트 셀러 1위를 기록했으며, 빌보드 매거진 앨범 차트에서 107주 동안 머무른 명반이죠.

자말
이미지 출처: discogs

앨범을 통해 가장 화제가 곡은 바로 ‘Poinciana’. 자말을 시작으로 현재까지도 많은 뮤지션을 통해 꾸준히 재해석되고 있는데요. 이와 같은 파급력을 지닌 히트곡을 내는 악기 연주자는 거의 없었기에 그의 활약이 더욱 돋보였으리라 예상됩니다. 이후 퍼싱 호텔 라이브 앨범은 1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고, 이를 계기로 아마드 자말은 유명세를 타게 됩니다. 그의 열렬한 팬으로는 재즈의 대가 마일즈 데이스비스가 있지요.

앨범명: At The Pershing: But Not For Me
아티스트: Ahmad Jamal(piano), Israel Crosby (bass), Vernel Fournier(drums)
발매년도: 1958년(녹음 및 출시)


콘서트의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가 느껴지는 라이브 앨범은 각자의 자리를 지켜야 하는 요즘 같은 때에 적잖은 위로를 선물합니다. 눅눅한 날씨만큼이나 눅눅한 기분을 앓고 있다면, 당신의 플레이리스트에 라이브 재즈를 꾹꾹 눌러 담아 보세요. 때론 아주 작은 변주를 꾀하는 것만으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습니다.


현예진

현예진

비틀리고 왜곡된 것들에 마음을 기울입니다.
글로써 온기를 전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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