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 어린 비건 뷰티
호호히

건강한 비건 바디케어 브랜드가
탄탄한 팬덤을 만드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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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 소개한 “건강한 문화를 만드는 서스테이너블 브랜드” 중 마지막으로 이야기 나눠볼 브랜드는 친환경 비건 바디케어 브랜드 호호히입니다. 나주의 ‘쪽’이라고 하는 원료에서 추출해 만든 나주 인디고 샴푸바로 대표되는 호호히는 로컬과 환경과 그리고 비건에 이르는 자원의 선순환 가치를 만들고 있습니다. 소셜임팩트 스타트업 ‘모노무브’를 창업해 호호히를 론칭한 정다솜 대표를 만나 제품의 탄생과정과 함께 브랜드를 통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문화에 대해 질문해 봤습니다.

인터뷰어 이의성
인터뷰이 모노무브 대표 정다솜
사진 박종일


로컬과 환경 그리고 소비자를
연결하는 선순환 브랜드

모노무브 정다솜 대표

안녕하세요.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운영 중이신 브랜드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소셜임팩트 스타트업 모노무브를 창업해서 운영하고 있는 정다솜이라고 해요. 지구 생태계가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소비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고자 창업했어요.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소비재 영역 안에서 그 흐름을 만들고 싶었고, 그 결과 현재 비건 바디케어 브랜드 ‘호호히’를 운영 중이며 바로 얼마 전 식물성 푸드브랜드 ‘조니스 그로서리’를 론칭했어요.

‘호호히’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빛나고 맑게’라는 의미를 담아서 ‘호호히’라고 브랜드명을 지었어요. 제품 사용하는 소비자 개개인을 넘어 환경과 사회 다방면에서 빛나길 바라는 저희의 의지를 바람을 담았죠. 그런 점에서 저희의 대표 제품인 샴푸바와 워시바는 비건과 제로웨이스트를 위한 호호히의 강한 의지가 들어간 제품이에요. 동물성 성분 역시 일절 사용하지 않아 한국 비건 인증원의 비건 인증 또한 획득하기도 했고요. 종이 패키지 역시 폐지를 탈묵한 재생지를 활용하고 있어요.

창업의 계기와 그 과정이 궁금합니다. 호호히는 어떤 배경에서 탄생되었고, 대표님은 어떤 계기로 창업하시게 되었나요? 창업 전엔 어떤 일을 하셨을지 궁금합니다.

사회과학을 전공하기도 했고, 사회 전반적인 이슈에 관심이 많았어요. 언젠가 저만의 일을 통해 사회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꿈꾸기도 했고요. 그러다가 대학을 졸업하면서 화장품 회사에서 마케터로 커리어를 시작했어요. 소규모 회사라 마케팅 업무를 비롯해서 회사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전반의 일들을 모두 경험할 수 있었죠. 나름의 재미는 있었지만 돈을 버는 수단으로서가 아닌 더 큰 가치를 추구하고 싶었어요. 그렇게 회사에 다니면서 틈틈이 창업 아이디어를 구상하기 시작했고, 못난이 농산물의 활용에서 아이디어를 얻으며 계속 발전시키면서 서울시 지원 사업에까지 지원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첫 브랜드 ‘호호히’를 론칭하시게 된 거군요.

맞아요. ‘호호히’가 탄생하게 된 순간이었죠. 지나고 보니 간단한 것처럼 느껴지는데, 사실 표현 못 할 지난한 과정과 인고의 시간이기도 했어요. 원래 저희가 활용을 목표로 했던 원료에서 변경해야 했던 순간들이나 예기치 못한 순간들이 정말 많았거든요. 우여곡절은 많았지만 결국 저희가 지키기로 결심했던 가치와 타협할 수 없었던 정신들이 결국 저희를 여기까지 이끌었다고 생각해요. 물론 그 바탕에는 저희 제품과 가치를 인정해 주시고 지지를 보여주시는 소비자분들이 있으셨기 때문이겠죠.


타협하지 않는 정신,
가치에 동참하는 고객과의 유대

second hands

말씀하신 나주 쪽으로 만든 고체 샴푸바는 호호히의 대표적인 제품이잖아요. 가장 공들였던 부분을 꼽는다면, 그래서 그 부분을 특히 자랑한다면 어떤 점을 소개하고 싶으신가요?

나주 쪽을 원료로 해서 화장품으로 만든 건 호호히가 최초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해요. 지역의 특산품을 원료로 해서 상품성 있는 제품을 충분히 생산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저희가 만들었다는 자부심도 있고요. 의미를 넘어서 세정력이나 제품력 면에서도 자부합니다. 저희처럼 아직 작은 기업이 지금까지 큰 어려움 없이 계속 성장할 수 있었던 것 역시 제품력 덕분이라고 저희는 생각해요. 아무리 사회적 가치와 의미를 더한다 한들 제품력이 받침 되지 못하면 사람들의 지속적인 지지를 끌어내기 어렵다고 보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제품 그 자체에 대한 믿음과 신뢰야말로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해요.

로컬에서 원료를 수급하는 점에서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저희가 처음 나주에 내려갈 때까지만 해도 ‘낙과’되어서 버려진 배를 화장품 원료로 활용해보는 게 목적이었어요. 실제 연구 결과와 각종 논문을 기반으로 배를 선택했지만, 연구 결과와 상품화는 별개의 영역이라는 점을 점차 알게 되었죠. (웃음) 로컬 자원으로부터 화장품 원료를 추출하려는 첫 시도였기 때문에, 사실상 맨땅에 헤딩하는 일이었어요. 결과적으로 낙과된 배에서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그 시간과 노력이 헛되지 않았던 게 배 대신 ‘쪽’이라는 아이템을 발굴할 수 있었고 고체 샴푸 아이디어를 접목해서 결국 상품화에 성공했죠.

호호히는 단순히 비건에 한정되지 않고, 재활용할 수 있는 포장 용기에서부터 원료를 로컬에서 추출하는 등, ‘선순환’이라는 커다란 가치를 지향하고 있는데요. 원료 수급에서부터 생산, 포장에 이르는 단계에서 강조하시는 점이 있을까요?

저희도 늘 끊임없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더 개선하려고 하지만, 자원의 순환에 있어서 완벽은 없다고 생각해요. 다만 저희가 늘 놓지 않으려고 하는 점은, 우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미션을 실현할 방법을 찾으려고 끊임없이 고민한다는 점이에요. 타협하지 않는다는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법을 찾으려고 한다는 점이 저희만의 지향점이자 계속 관철하고자 하는 바인 것 같아요.

호호히 패키지

어떻게 보면 그런 호호히만의 정신을 널리 알리게 된 ‘패키지 사건’ 역시 말씀하신 ‘어떻게든 방법을 찾으려는 태도’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싶네요.

맞아요. 지금 생각하면 여전히 아찔하긴 하지만요. (웃음)

그 아찔했던 사건의 내막을 설명해 주신다면요?

처음 시작도 제품에 들어가는 종이 패키지의 사용량을 줄이고자 함이었어요. 고객 소비 패턴에서 샴푸바 세 개를 많이들 구매하시는 걸 발견하고선, 하나하나 개별 포장 외에 세 개를 하나의 패키지에 담아 판매하는 상품을 출시하려 했죠. 그만큼 종이 사용량을 줄일 수 있잖아요. 그런데 문제는 저희 제품이 수작업으로 생산되다 보니 제품마다 약간의 사이즈 편차가 발생하는데, 그 편차들로 인해 새로운 패키지 상자에 제품 세 개가 안성맞춤으로 들어가지 않게 된 거죠. 상자가 완전히 닫히지 않게 된 상황이라 일반적으로는 패키지를 다시 생산해야 했어요.

그러나, 대표님은 그 일반적인 선택을 하지 않으셨죠. (웃음)

종이를 덜 쓰는 만큼 환경에 이롭겠다는 취지로 시작한 일이었는데, 패키지를 다시 제작한다면 결과적으로 종이를 더 낭비하게 되는 셈이잖아요. 다른 브랜드들에는 일반적이고 당연한 선택일지 모르지만, 저희에게는 아니었어요. 그래서 저희 고객분들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했죠. 이런 이유로 할인해서 판매한다고요. 다행히 고객분들께서 저희의 가치에 동조해주시면서 해당 제품은 모두 완판이 되었어요. 동시에 저희와 고객분들과의 끈끈한 스토리도 하나 생기게 된 셈이고요.

이런 끈끈한 유대 역시 호호히만의 자산인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호호히 제품을 선호하시는 주요 소비자층은 어떤 분들이신지 궁금합니다.

여성 고객분들이 대부분일거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구매 이력을 보면 남성분들도 꽤 많이 구매해주셔서 특정 연령과 성별로 규정지어지진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저희 고객분들을 ‘따뜻한 공감 능력을 갖춘 개성 있으신 분들’로 정의하곤 해요. 정말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즐기시는 분들로 보이거든요. 어떤 문제나 이슈에 대해서 그냥 지나치지 않고 한 번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시는 분들이라고 저희는 생각해요.


건강한 브랜드를 위한
‘호호히’의 제언

인터뷰 하는 정다솜 대표

브랜드를 운영하는 대표님의 향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또 대표의 입장과 별개로 개인적으로 꿈꾸시는 목표와 소망도 궁금합니다.

저희 브랜드 안에 내재된 가치와 진정성이 더 알려지려면 비즈니스의 규모가 전반적으로 더 커져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호호히와 조니스그로서리를 통해 더 많은 소비자 접점을 만드는 게 목표이자 앞으로 저희가 채워 나가야 할 영역이라고 보고 있어요. 제 개인적인 꿈 역시 호호히의 지향점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굳이 저희 제품이 아니더라도 환경과 지구를 생각하는 브랜드나 제품에 소비하는 문화가 전반적으로 더 퍼졌으면 좋겠어요.

대표님에게 영감을 주었거나, 산업 및 분야를 막론하고 특별히 좋아하시는 브랜드가 있으신가요?

‘요크(YOLK)’라는 소셜임팩트 기업이 전 기억에 남아요. ‘솔라카우(Solar Cow)’라고 해서 손전등, 휴대전화 등의 배터리로 사용할 수 있는 태양광 충전 시스템을 생산하는 기업이에요. 학교 근처에 세워진 젖소 모양의 충전 시스템에 젖병처럼 생긴 배터리팩을 꽂아 충전하는 방식으로 이를 통해 아프리카 지역 아이들의 교육 지원과 에너지 공급이라는 두 가지 미션을 해결하고 있거든요. 아프리카 기반으로 활동하다 보니 아프리카 농가의 원두로 커피 드립백 사업도 전개하고 있어요. 친환경 에너지 생산을 기반으로 아프리카 아이들의 교육을 연계시키면서 동시에 그렇게 확보한 네트워크를 통해 지역의 특산품을 상품화한다는 게, 너무나 건강한 브랜드의 행보 같아서 배울 점이 많다고 느껴요. 개인적인 팬이기도 합니다.

대표님께서 생각하시는 건강한 브랜드의 정의가 궁금합니다.

저는 브랜드가 지향하는 가치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브랜드를 이루고 있는 시스템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말로만, 혹은 보여지는 일부로 ‘건강함’을 드러내는 게 아니라 정말 복잡한 서플라이 체인(Supply Chain) 안에서 브랜드의 건강함을 녹여내고 있는지, 그것을 하나하나 성취해나가고 있는지를 봐야 한다고요. 반대로 보면 적당히 타협하기는 참 쉽잖아요. 그러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 ‘브랜드다움’이 원료에서 생산 및 포장, 그리고 운영과 관리 전 영역에서 일관되게 관철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 브랜드가 전 건강한 브랜드라고 생각해요.

안티에그가 지향하는 가치는 ‘더 많은 사람이 문화예술 산업 안에서 스스로를 당당한 주체로 인식하고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 나아가 이러한 다양성을 기반으로 점차 규격화되고 있는 문화예술 시장에 미묘한 균열을 일으키는 것’이거든요. 기존 뷰티 시장에서 새로운 바람과 다양성을 기조로 한 제품과 문화를 일으키려는 대표님의 활동처럼, 기존의 문화예술이라는 산업에서 사람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참여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가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정답은 없지만, 전 ‘존재함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내 의견이 소수 의견일 수 있다고, 혹은 중요하지 않은 의견이나,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기 쉽잖아요. 일반화와 규격화, 평균에 묶이기 쉬운 우리 사회와 문화 예술계에서 ‘그 의견과 주장 그대로’ 존중받을 수 있다는 분위기를 만든다면 그 가치에 동참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함께 연대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지 않을까요? 호호히가 추구하는 가치와 제품을 사랑해 주시는 고객분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처럼요.


굳이 ‘호호히’가 아니어도 각자가 추구하는 환경적 가치를 담은 소비문화가 좀 더 확산되길 바란다는 정다솜 대표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건강한 브랜드’가 갖춰야 할 본질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더불어 자원의 선순환을 기반으로 한 비즈니적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브랜드 ‘호호히’의 행보를 보며 지속 가능한 가치를 관철시키면서 동시에 소비자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원동력을 가늠해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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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성

책을 읽고 곱씹으며 생각을 정리합니다. 그리곤 글을 씁니다.
다양한 이야기를 담으려고 합니다. 재미를 발굴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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