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지만 매혹적인
아프로팝 입문곡 6트랙

숏폼을 장악한
나이지리안 뮤지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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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대세를 주도하는 숏폼에서 재작년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장르, 아프로팝(Afropop)을 아시나요? 서아프리카 나이지리아와 가나, 그 식민국이었던 영국 런던을 중심으로 발전했으며 아프로비츠(Afrobeats)라고도 불리는 21세기 신종 음악 장르입니다. 아프리카 전통 타악기와 영미권의 힙합, 알앤비, 하우스 등이 만나 경쾌하고 토속적인 리듬감이 특징입니다. 주류 음악계에 신선한 영감을 주고 있는 제3세계 음악, 그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아프로팝 6곡을 소개합니다. 나도 모르게 엉덩이가 들썩인다면 지극히 정상입니다!


레마, Calm Down

2022년 숏폼 댄스 챌린지를 장악한 메가 히트곡입니다. 틱톡이나 릴스를 자주 보는 분들이라면 이미 익숙할지도요. 아프로팝 특유의 어미를 반복하는 멜로디가 아주 매력적인 곡으로, 중독성 있는 후렴구와 구성진 보컬이 흥을 돋웁니다.

레마(Rema)는 대중적인 후크송을 만드는 데 기민한 재능을 갖고 있는 젊은 뮤지션입니다. 2019년 자신의 이름을 딴 셀프 타이틀 데뷔 앨범 [Rema]를 내놓자마자 애플 뮤직 나이지리아 차트 1위를 달성했고, 이후 ‘Soundgasm’으로 존재감을 다지는가 싶더니 ‘Calm Down’으로 전 세계를 과녁했습니다. 2022년 여름, 절정을 맞았던 인기가 사그라드나 싶었지만 미국의 슈퍼셀럽 셀레나 고메즈와의 콜라보로 지금도 빌보드 핫 100 차트 상위권에 안착 중입니다.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이 ‘2022년 가장 좋았던 음악’ 중 하나로 꼽기도 했죠.


씨케이, Love Nwantiti

씨케이(CKay)는 가볍고 빠른 아프로비츠에 감미로운 알앤비 피아노를 버무리는 뮤지션입니다. 잔잔한 감성, 나른한 싱잉랩, 리드미컬한 비트로 자신만의 개성을 완성했습니다. ‘Love Nwantiti’는 그의 이런 스타일이 잘 드러나는 대표곡으로 역시 숏폼 댄스 챌린지를 유행시키며 수만 명을 춤추게 했습니다.

낯선 나이지리아 단어가 호기심을 일으키며 아프리카 문화에 관심을 갖게 하기도 했습니다. 제목 ‘Nwantiti(느완티티)’는 ‘작은 사랑’이란 뜻으로 가사 속 “나의 발렌타인”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로맨스를 의미합니다. 모두를 아리송하게 했던 “I want to chop your nkwobi(난 너의 nkwobi를 먹고 싶어)”의 Nkwobi는 소의 발을 맵게 조리한 나이지리아 음식으로 이 모양이 여성의 성기와 비슷하다 하여 섹슈얼한 뉘앙스를 내포한 가사라고 합니다.


옥스레이드, KU LO SA

단 한 번의 라이브로 명성을 얻은 뮤지션, 옥스레이드(Oxlade)입니다. 미니멀한 단색 배경을 컨셉으로 떠오르는 신예들의 퍼포먼스를 기록하는 독일 베를린의 음악 플랫폼 ‘컬러스(ColorsxStudios)’에 출연한 영상이 그야말로 ‘터졌습니다.’ 가죽 민소매와 선글라스, 화려한 장신구와 타투로 무장한 겉모습과 달리 두 손을 모은 채 조심스레 입을 떼는 옥스레이드는 묘한 매력을 풍겼습니다. 특히 그 부드럽고 테크니컬한 가성의 목소리는 신선한 충격이었죠.

영상은 약 한 달여 만에 100만 회의 조회 수를 기록했고, 옥스레이드는 데뷔 후 처음으로 영국의 오피셜 차트 아프로비츠 부문 탑 20에 순위를 올렸습니다. 이제 그는 나이지리아를 넘어 영미권에서도 많은 팬을 동원하는 스타 뮤지션이 됐습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꾼 단 한 편의 라이브를 감상해 보세요!


위즈키드, Essence (feat. Tems)

나이지리안 팝 최초로 플래티넘 인증을 받으며 빌보드 핫 100 차트에 오른 기록적인 곡입니다. 막 잠에서 깬 듯 나른하게 잠겨있는 위즈키드(Wizkid)의 음성과 재즈풍의 색소폰, 당김음의 비트가 섞여 진한 매력을 풍깁니다. 곡의 진가를 알아본 팝스타 저스틴 비버의 피처링으로 제대로 된 전성기를 맞이했죠.

위즈키드는 2010년 중후반부터 아프로팝의 미국 진출을 이끈 선구자입니다. 캐나다의 랩퍼 드레이크와 협업한 ‘One Dance’가 10억 회 이상 스트리밍 되며 2016년 당시 스포티파이에서 역대 가장 많이 재생된 곡이라는 쾌거를 거뒀습니다. 이후 미국의 RCA 레코드와 계약하며 본격적으로 북미를 공략했고 2020년 [Made In Lagos]라는 명반을 완성했습니다. 알앤비의 끈적함을 담아 몽롱한 밤의 감성에 취하게 하는 뮤지션입니다.


버나 보이, Alone

버나 보이(Burna Boy)는 이미 많은 수상 기록과 명성을 가진 데뷔 10년차 거물 뮤지션입니다. 낮고 굵은 목소리는 그 자체로도 매혹적인 악기가 되어 달콤하게 귀를 녹이죠. 그래미와 BET 어워드 등 각종 시상식에서 인정받은 뮤지션이었으나 본격적으로 전 세계 대중에 소구된 건 역시 아프로팝이 폭발적으로 퍼지기 시작한 작년 즈음부터입니다.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에드 시런과 콜라보하며 주목받았습니다. 최근엔 미국의 음악잡지 <롤링 스톤>에서 ‘역대 가장 위대한 가수 200명’ 중 197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그의 여러 히트곡 중 오늘은 영화 <블랙팬서: 와칸다 포에버>의 OST였던 ‘Alone’을 소개합니다. 버나 보이의 무게감 있는 음색과 고요한 분위기, 최소한의 악기와 느적한 리듬이 신선한 조화를 이룹니다. 흥겨운 줄만 알았던 아프로팝의 진중한 면을 엿볼 수 있는 곡입니다.


아데쿤레 골드, Okay

위의 아프로팝 뮤지션들은 대부분 영미권 대형가수들과의 콜라보로 글로벌하게 이름을 알렸습니다. 이 가운데 아직 영미권 아티스트와 작업하진 않았지만 나이지리아 내에선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뮤지션이 있습니다. 한국에선 이것이 그에 대한 첫 공표일 것이 분명한, 나이지리아 본토 뮤지션 아데쿤레 골드(Adekunle Gold)입니다.

그래픽 디자이너 출신인 그는 화려한 패션만큼 다채로운 음악을 들려줍니다. ‘Okay’는 아프로팝의 전형적인 특징들을 집약한 곡입니다. 신나는 리듬, 중간중간 삽입되는 낯선 아프리칸 가사, 반복되는 어미와 타령하듯 흥겨운 발성. 더 진한 아프로팝 세계로 입문하고 싶다면 단연코 ‘Okay’를 추천합니다.


우리는 주로 미국과 영국의 문화예술을 접합니다. 빌보드 음악과 블록버스터 영화가 일상의 주류를 차지하고 있죠. 하지만 조금만 시야를 넓힌다면 무한히 다양하고 독특한 것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아프리칸, 라틴, 아랍권처럼 그 고유의 매력을 갖고 있는 이국적인 장르들 말이죠. 문화 패권국의 콘텐츠에서 벗어나 잠시 제3세계 음악을 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낯선 것들에서 나의 운명적인 취향을 만나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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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임

다 보고 난 후에야 '진짜 시작'을 외치는 과몰입 덕후.
좋아하는 게 많아 늘 바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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