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e%$ 님께 단상이 도착했습니다.
안녕하세요. ANTIEGG 예진입니다.

매서운 장맛비와 눅눅한 더위가 교차하는 7월입니다. 날씨를 핑계로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는 때이기도 하죠. $%name%$ 님은 휴식은 어떤 모습인가요. 저는 근래 부쩍 휴식의 질이 떨어졌음을 실감합니다. 잦은 알림을 발산하는 휴대폰에 의해 주의가 쉽게 흐트러지기도 하고요. 생산성에 치명타를 가하는 것은 단연 SNS입니다.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조심스럽게, 야금야금 시간을 삼키던 SNS는 어느새 일과 중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가 됐습니다. 평균 스크린 타임을 확인하고 어딘가 서늘해지는 기분을 느낍니다. 비슷한 자극에 의존하고 있진 않은지 싶어서요.

지금 당장 온라인 세상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슈 하나만 꼽아보라면 아마 스레드일 것입니다. 몇 년 전 클럽하우스, 몇 개월 전 본디의 흥행과 겹쳐 보이는 건 사실이지만, 메타에서 내놓은 앱이라는 사실은 사뭇 다른 무게로 다가옵니다. 스레드의 등장을 마냥 반기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스레드가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의 단점을 종합한 서비스라고 비판하고 있죠. 스레드는 팔로워의 게시물을 최신순으로 나열하기보다 자체적인 추천 알고리즘을 사용하는데요. 으레 그렇듯 사용자는 정보를 더 편협하게 체득하게 되지요. 스레드의 도약을 지켜보면서,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온라인 채널을 추가하는 것에 꽤 너그럽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습니다. 한층 비대해진 온라인 자아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스레드를 두고 ‘간편하다’는 이점을 설파하지만, 조금은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간편하게 진입해 빠져나갈 수 없게 만드는 설계는 일반적입니다. 기업 입장에서 사용자의 긴 체류시간은 분명한 성과죠. 알고리즘은 사용자가 선택할 법한 콘텐츠를 미리 선별해 내어 보이지만, 사용자에게 이롭지만은 않습니다. 비슷한 것을 반복적으로 소비하다 보면 시선은 좁아집니다. 다양한 채널에서 영감을 수확해야 하는 창작자에게는 더 취약한 문제일 테죠. 일상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게 익숙한 환경, 예측 가능한 일들을 선택하다 보면 새로운 시도에 위축됩니다. 알고리즘을 넘어선 사고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일상을 평평하게 만드는 알고리즘에 대항하고 싶다면, 부러 불편함을 찾길 제안합니다. ‘편의’는 어떤 과정이 생략되었음을 의미하기도 하니까요. 이 사라진 파편을 흔쾌히 찾아 나서는 것입니다. 빠르게 원두를 분쇄하지만 소음을 발생하는 머신 대신, 직접 원두를 갈아야 하지만 향은 배가되는 핸드밀을 사용하는 것. 알고리즘에 의해 선택된 기사 대신, 카테고리별 이슈를 두루 읽을 수 있는 종이 신문 혹은 종이 잡지를 구독하는 것. 쉽게 쓰고 지울 수 있는 디지털 기기 대신, 신중할 수 있는 노트에 습작을 써보는 것. 오늘의 추천 플레이리스트 대신, 무작위로 고른 앨범 한 판의 전곡을 들어보는 것. 당장 주변만 살펴봐도 미처 경험해 보지 못한 미지의 영역이 산재해 있습니다. 무엇에 매료될지 누구도 알 수 없죠. 삶을 더 사랑하는 방법은 의외로 더 단순하고, 더 본질적인 모습일지 몰라요.

  •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같은 플랫폼은 타인을 향한 관심과 공동체에 소속되고 싶은 욕구를 활용하는 댐과 같아서 우리의 가장 본질적인 욕망을 장악하고 방해하며 그로부터 이득을 취한다. 고독과 관찰, 사람들과 함께할 때 느끼는 단순한 즐거움은 그 자체로 하나의 목적일 뿐 아니라 삶이라는 행운을 얻은 모든 사람이 가진 양도 불가능한 권리로 여겨져야 한다._제니 오델,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

ANTIEGG에서
예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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