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일에 공개된 뉴진스의 새 앨범 ‘OMG’는 발매 첫날에만 48만 장이 넘게 팔리며 열풍을 다시 한번 이어갔습니다. 그런데 이날 동시에 선보인 ‘OMG’의 뮤직비디오 속 끝 장면에 웬 수염 난 아저씨가 등장하며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유발했는데요, 그 인물의 정체는 바로 침착맨이었습니다.침착맨은 유튜브와 트위치를 통해 개인 방송을 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입니다. 박지성, 슈카, 박재범, 펭수, 이동진, 이은결 등 다양한 분야의 유명 인사들과 함께 방송을 할 뿐만 아니라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놀면 뭐하니?> 등 인기 TV 예능프로그램 출연을 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너무나 평범한 아저씨 같은 그에게 왜 우리는 열광하는 것일까요?
전 웹툰 작가 ‘이말년’,
현 유튜버 ‘침착맨’
본명 이병건. 1983년 전라북도 전주시에서 태어난 그는 2009년 만화가로 데뷔합니다. 이 당시 그의 필명은 ‘이말년’이었는데요. 말년 병장처럼 편하게 살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 작명했다고 합니다. 대충 휘갈겨 그린 듯한 그림체 그리고 특유의 ‘병맛’ 코드가 담긴 <이말년씨리즈>, <이말년 서유기>, <이말년씨리즈 2018>가 연달아 히트를 하며 웹툰계에 b급 코드를 개척했다는 찬사를 받습니다. 그러던 중 2014년부터 개인 방송의 문을 두드립니다. 침착맨은 매일 취미로 하던 게임이 질려가던 무렵 어떻게 하면 다시 재밌게 게임을 할 수 있을지 고민에 빠지는데요. 그러던 중 방송을 하며 시청자들과 소통하면서 게임을 하면 즐겁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방송을 시작합니다. 현재는 <침착맨>, <침착맨 플러스>, <침착맨 원본 박물관> 3개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약 292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할 정도로 엄청난 성장을 거두었습니다.
타고난 수다맨
침착맨의 방송은 자연스럽고 편안한 매력이 있습니다. 콘텐츠 주제 중 대다수는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가 많은데요. 배달음식을 시켜 먹으며 음식에 얽힌 추억 이야기를 하고, 자신이 방송에 지각을 하면 왜 지각을 했는지에 대한 설명회를 하기도 합니다. 또한 나무위키에 들어가 버섯, 만델라 효과, 은행나무 등의 목차를 켜놓고 읽기도 하며 자신이 본 영화에 대한 감상을 늘어놓을 때도 있고요. 그런데 이처럼 평범한 이야기도 침착맨 특유의 관찰력과 기억력이 더해져 재밌는 콘텐츠로 변합니다. 웹툰 작가 시절부터 이미 검증된 스토리 구성 능력이 발휘가 되죠. 게다가 각종 밈과 유행어를 잘 활용하여 같은 이야기도 더욱 맛깔나게 표현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킹받네’, ‘오히려 좋아’ 등의 유행어가 탄생하기도 하죠. <침착맨 삼국지>는 그의 스토리텔링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대표작 중 하나인데요. 침착맨 특유의 찰떡같은 비유와 위트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솔직함이 주는 카타르시스
침착맨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솔직함’에 있습니다. 연예인들은 직업 특성상 대중의 눈치를 보게 됩니다. 대중의 선호도에 따라 활동 여부가 달려있기 때문이죠. 유튜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익명성이 보장된 댓글 창이나 실시간 채팅창에서는 더욱 직접적인 피드백이 오가기 쉽습니다. 이 때문에 유튜버들은 조회 수와 구독자 수를 늘리기 위해 그들의 기분을 맞추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나 침착맨은 대중의 반응을 너무 의식하면 자칫 재미가 없을 수도 있다고 느껴 ‘니가 재미없는 거지, 내가 재미없어?’라고 쿨하게 생각한다고 합니다.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신에게 갑질을 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적극적으로 일침을 날리기까지 합니다. ‘당신들은 군중심리라는 광기에 한껏 취한 미친놈들이에요’, ‘니들은 왜 이렇게 까부는 거야?’ 등의 거침없는 언행을 보여주며 그때그때마다 불편한 부분을 짚고 넘어갑니다. 절대 시청자들에게 휘둘리지 않습니다. 침착맨의 이런 행동은 보는 이들에게 웃음뿐만 아니라 일종의 카타르시스까지 선사하는데요. 현실에서 어쩔 수 없이 ‘을’의 입장으로 살게 되는 우리를 대신해 ‘갑’에게 당당하게 항변하듯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동심이 주는 위로
그가 방송에서 보여주는 ‘순수함’도 매력을 더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동년배들과 MT에 가서 조금은 유치해 보일 수도 있는 놀이를 하고, 코인 노래방에 가 음정이 맞지 않아도 목이 터져라 노래를 부를 때. 친한 지인들과 초등학생이나 할 법한 가벼운 말장난을 하며 웃거나 흥을 주체하지 못해 이상한 몸동작을 선보일 때마다 마음속 동심을 대신 꺼내 보여주는 느낌이 듭니다.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나이도 있기 때문에 체면을 차리면서 남의 눈을 의식할 법도 하지만 이런 솔직하고 가감 없이 보여주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삭막한 삶에서 작은 위로를 얻기도 합니다.
YOUTUBE : 침착맨
YOUTUBE : 침착맨 플러스
YOUTUBE : 침착맨 원본 박물관
최근 침착맨은 ‘웹예능계의 유재석’, ‘인방계의 유재석’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유튜브와 지상파 방송을 넘나들고 있습니다. 어느 때보다 잘나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3월 10일부터 3월 31일까지 휴방을 공지했는데요. 자신의 채널이 조금 주춤할 때 휴식하려 했으나 예상과 달리 그 성장세가 지속돼 쉴 타이밍을 놓쳐버렸고, 어쩔 수 없이 가장 고점일 때 쉬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온전히 몸과 마음 모두 재충전하여 다시 한번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따뜻함을 선사하기를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