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주로 혼자만의 공간에서 이어폰 너머 세계와 분리되어 음악을 듣곤 합니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추천하는 플레이리스트에 귀를 맡기는 걸 당연하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이런 음악감상 습관이 지루하다고 느껴질 때가 종종 있습니다. 새로운 음악을 발견하고 싶다면, 익숙한 공간에서 한 발짝 밖으로 나가보는 건 어떨까요? 그 첫걸음을 도와줄 홍대 근방의 인디음악 공연장 5곳을 소개합니다. 인디 뮤지션들의 현장감 넘치는 공연과 더불어 음악에 곁들일 커피와 술, 유니크한 분위기도 준비되어 있답니다.
공상온도
공상온도는 2016년부터 운영되고 있는 디저트 카페 겸 독립서점, 갤러리, 공연장이에요. 공연이 상시 준비되어 있지는 않지만, 필요한 아티스트들에게 공간을 빌려주고 협업하고 있죠. 고정된 무대가 없어서 뮤지션의 공간연출에 따라 자유로운 형태로 기획된다는 점이 특징이에요.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해 2019년 강제 이전을 해야 했지만, 19팀의 뮤지션들이 나서서 ‘세이브 미 공상온도’ 공연을 통해 모금을 도왔다고 해요. 공상온도 또한 신진 아티스트들에게 음료할인 혜택을 주는 등 인디문화를 이루는 구성원들과 상생을 도모합니다. 오프라인 공간에는 공연/전시와 더불어 커피/주류 및 간단한 안주가, 온라인스토어에는 섬세하게 선별된 독립출판물, 문구류, 음반이 마련되어 있어요.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23길 40 지하 1층
영업 시간: 매일 12시30분~22시30분
WEBSITE : 공상온도
INSTAGRAM : @gongsangondo
네스트나다
네스트나다의 출발은 조금 특별해요. 2012년 처음 개최된 배리어프리 페스티벌 ‘나다(NADA)’를 지속하기 위해 마련된 공간이거든요. 매년 열리는 페스티벌 나다에서는 장애여부와 관계없이 예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요. 참여자들의 필요에 따라 음악을 시각화한 미디어아트, 수어 통역, 실시간 문자서비스, 우퍼조끼와 진동쿠션(음악을 진동으로 느낄 수 있도록 보조하는 장치) 등을 제공하죠. 축제 기간 외에도 다양한 기획공연이 기다리고 있는데요. 밴드의 구성원을 단독으로 조명하는 ‘때론 나홀로 나다’, 시각장애인의 감각으로 예술을 느껴보는 ‘암전공연’이 네스트나다의 시그니처 공연이니 꼭 경험해보시길 추천해요.
주소: 서울시 마포구 와우산로29길 15 2층
영업 시간: 변동, 인스타그램 참고
제비다방
제비다방은 2012년에 문을 연 공간이에요. 건축과 음악, 출판의 형태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는 ‘문화지형연구소 씨티알’이 공연과 놀거리를 선보이는 전시장이죠. ‘제비다방’이라는 이름은 작가 이상이 동료 예술가들과 교류하던 청진동의 다방에서 따왔다고 하는데요. 이름에 걸맞게 제비다방에서는 언제나 여러 장르의 예술가들이 작업하거나 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낮에는 ‘제비다방’으로 커피를, 밤에는 ‘취한제비’로 간판을 바꿔 술과 음악을 제공해요. ‘무료입장, 유료퇴장’이라는 원칙에 따라 관객들의 자발적인 모금으로 공연이 진행되고, 좁지만 아늑한 지하 무대와 매일 같은 글씨로 쓰인 ‘오늘의 공연’ 칠판이 포인트예요.
주소: 서울시 마포구 와우산로 24
영업 시간: 매일 11시~익일 2시
WEBSITE : 제비다방
INSTAGRAM : @jebidabang
카페 언플러그드
카페 언플러그드에 방문하면 마스코트 강아지 두 마리, 언돌이와 까미를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데요. 친근한 동네 사랑방 같은 이곳은 기타동호회를 위한 공간이었다가 2012년부터 카페 겸 공연장으로 운영되어 왔습니다. 카페 언플러그드의 자랑은 경험이 없어도 누구나 참여가능한 ‘오픈마이크’예요. 정밀아, 김사월, 곽진언, 이승윤 등이 이 무대에서 실력을 갈고닦은 대표적인 뮤지션이죠. 작년, 젊은 서포터즈 ‘플러그’들과 함께 기획한 ‘10주년 페스타’를 기점으로 카페 언플러그드만의 고유한 분위기에 참신한 에너지를 더해가고 있어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됩니다.
주소: (홍대점) 서울시 마포구 와우산로33길 26 / (신촌점) 서울시 서대문구 연세로 13 현대백화점 유플렉스 11층
영업시간: (홍대점) 일~목 12시-23시 59분, 금~토 12시~익일 1시 / (신촌점) 10시30분~22시
INSTAGRAM : @cafeunplugged
INSTAGRAM : @unplugged_sinchon
클럽빵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는 홍대 라이브클럽 중 가장 오래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클럽빵은 1994년 이대 부근에서 시작해 2004년 산울림소극장 근처 공간에 자리잡았어요. 음악활동을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진 지금과 달리 당시에는 클럽빵의 오디션이 곧 인디 뮤지션들의 데뷔 통로로 여겨졌다고 할 만큼 중요한 무대였죠. 푸른새벽, 전자양, 넬, 사람또사람, 오지은 등의 뮤지션들이 거쳐 간 만큼 모던/포크록의 색채가 짙지만,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하는 밴드 및 싱어송라이터들 모두 공연을 올릴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이랍니다. 홍대 인디씬의 든든한 터줏대감으로 자리를 지키는 클럽빵에 새겨진 시간과 내공을 느껴보세요.
주소: 서울시 마포구 와우산로29길 12 지하 1층
영업 시간: 수~일 18시~익일 2시 (월요일, 화요일 휴무)
소리를 듣는 것을 넘어 음악을 온몸으로 즐기고 분출할 공연의 현장이 필요한가요? 예측하지 못한 음악을 접하고, 눈앞에서 펼쳐지는 퍼포먼스에 반응하고, 함께 공연을 보는 사람들과 감정을 공유하는 색다른 경험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매력적인 뮤지션들의 탄생을 누구보다 먼저 목격하는 행운은 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