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6일, 2023 펜타포트 락페스티벌이 2차 라인업을 발표했습니다. 2006년 처음 개최된 펜타포트는 어느덧 우리나라 대표 음악 축제로 자리매김했는데요. 음악을 잘 모르는 이들부터 락 마니아까지, 함께 즐길만한 폭넓은 라인업이 특징입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김윤아, 노브레인, 김창완밴드 등 대형 뮤지션들이 무대를 달굴 예정이고요. 일본 그룹 엘르가든과 키린지 또한 간만의 내한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러나 역시 페스티벌이라면 몰랐던 음악가를 발굴하는 것이 숨겨진 묘미겠죠. 쟁쟁한 라인업 속 당당하게 이름을 올린 ‘작은 고추’ 한국 밴드 4팀을 소개합니다. 여름에 특히 어울리는 노래도 함께 골랐으니 새 계절을 맞아 플레이리스트를 예열하기에 충분할 겁니다.
다브다
다브다는 2016년 첫 EP 발매로 데뷔한 4인조 밴드입니다. 여성 보컬을 필두로 기타와 드럼, 베이스 사운드가 어우러진 ‘파스텔 사이키델릭’ 록을 선보이고 있죠. 짧게 반복되는 기타 리프에 부드러운 터치를 더한, 특유의 말랑한 감성이 특징입니다. 이들과 펜타포트의 인연은 꽤 깊은데요. 지난 2018년, 신인 밴드를 발굴하는 ‘펜타 슈퍼루키’ 대회에서 대상을 받으며 페스티벌의 무대에 오를 기회를 거머쥐었습니다. 밝고 경쾌한 색채 덕에 이들의 음악은 어느 계절보다도 여름과 잘 어울립니다. 정규 1집 [But, All The Shining Things Are]의 타이틀 곡 중 하나는 제목부터 ‘여름놀이’이기도 하고요. 이와 함께 또 다른 타이틀인 ‘혼자놀기’를 추천합니다. 전주부터 설렘이 가득 느껴지는 노래라, 듣는 내내 초록의 녹음을 가로지르는 기분이 들 거예요.
채무자들
아마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하기 가장 어려운 밴드 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지금 채무자들을 검색하면 이들의 프로필이 나오긴 하지만 실제 ‘채무자’에 관한 각종 정보가 다수거든요. 채무자들은 2017년에 결성되어 2022년 첫 EP 앨범을 발매했습니다. 현재 정규 앨범을 준비하고 있다고 해요. 노래를 쭉 들어보면 장기하의 독특한 창법이 떠오르다가도 크라잉넛 같은 강한 색깔 또한 느껴지는데요. 그만큼 앞으로 보여줄 게 많은 밴드라 여겨집니다. 특히 날것의 감성이 담긴 EP 커버와 같이, 진솔한 가사가 포인트이니 꼭 함께 음미하시면 좋겠습니다. 그중에서도 ‘나는 왜’는 의자란 사물에 빗대어 마음속 깊은 고민을 풀어낸 노래입니다. 가사와 신나는 멜로디가 대비되기에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아디오스오디오
아디오스오디오는 3인조 밴드로 2016년 결성되어 활발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키보드와 여성 보컬이자 기타, 드럼으로 멤버가 구성되었어요. 팀명엔 오디오를 통한 소통 대신 공연으로 더 많은 이들을 만나겠다는 포부가 담겼다고 합니다. 노래는 청량하다는 말이 어울리는 사운드가 주를 이루는데요. 맑은 키보드와 명랑한 기타 소리, 개성 넘치는 음색이 섞이며 신비로운 분위기도 같이 자아냅니다. 마치 시처럼 서정적인 가사까지 인상적이랍니다. 2021년 나온 정규 [내일을 위한 안내서]엔 ‘너에게 닿기를’, ‘꿈꾸는 바다’ 두 타이틀을 포함해 10곡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역시 여름 하면 바다를 빼놓을 수 없으니 더운 날씨에 마음을 식히며 들어보길 권합니다.
INSTAGRAM : @adios_audio_official
스네이크 치킨 수프
스네이크 치킨 수프라니, 이 있어선 안 될 것 같은 음식이란 무엇일까요. 2022년 첫 싱글을 발표한 이들은 사실 모두가 경력직인 엄청난 ‘중고 신인’입니다. 각각 그룹 ‘웨터’, ‘이디오테잎’, ‘게토밤즈’의 멤버로 확고히 자리 잡았지만 새로운 음악을 해보고자 호기롭게 뭉친 것이죠. 이들의 노래는 빠른 비트와 강렬한 사운드로 한시도 쉬지 않고 귀를 때립니다. 라이브 영상에서 접할 수 있는 비주얼적 화려함도 이들의 매력을 극대화하고요. 단언컨대 페스티벌 현장에서 가장 임팩트 있게 다가올 밴드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지난 4월에 나온 EP 속 노래 ‘더더더’를 직접 듣게 된다면 얼마나 신이 날지, 상상만으로도 즐겁네요.
INSTAGRAM : @snakechickensoupofficial
혼자서 듣기엔 아까운 음악들. 4팀의 밴드는 모두 다른 색을 지녔지만 이렇게 함께 정의할 수 있습니다. 그 재기발랄함과 비범함이 너무나 아까워, 결코 혼자 들을 수는 없다는 것이죠. 행복이 나눌수록 커지듯이 이들 음악 속 에너지 또한 그러한 것 같습니다. 바야흐로 축제의 계절, 주변과 함께 들으며 자라나는 에너지로 오늘을 힘차게 즐겨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