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을 방문할 때면 그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순간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때로는 그것이 전시나 작품에서 느껴지기도 하지만, 미술관이라는 공간 자체가 주는 느낌도 있죠. 하지만 시간이나 거리의 제약으로 인해 방문이 쉽지 않은 곳들도 있습니다. 이럴 때, 온라인으로 미술관을 만나보면 어떨까요? 온라인 콘텐츠로 미술관 경험을 넓혀줄 미술관들을 소개합니다.
토탈미술관의
솔직 담백한 미술 이야기
토탈미술관은 유튜브에서 톹티비(TOT TV) 채널에서 다양한 시리즈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톹티비는 토탈미술관의 전시와 관련된 영상뿐만 아니라 아티스트, 미술관 시설, 미술관 직원들의 Vlog 등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중 ‘톹서관’은 미술관 라운지에 구비되어 있는 책을 미술작가, 사진가, 영화감독 등이 소개하는 시리즈 프로그램입니다. 등장인물은 화집, 전시 도록, 미술 이론 서적 등의 책을 직접 선택하고 서적의 내용을 꼼꼼하게 소개합니다. 언젠가 한 번쯤 토탈미술관의 도서관을 방문해 이 책을 찾아보는 것도 추천하죠. 또, ‘인 더 뮤지엄 라이브(in the museum live)’라는 부제를 갖는 ‘톹뮤직’ 시리즈는 다음 전시를 준비하며 잠시 비어 있는 미술관에서 뮤지션들의 라이브 현장을 촬영한 영상입니다. 미술관을 통해서 알지 못했던 뮤지션을 새로 알아가거나 음악과 어우러지는 미술관 공간을 감상할 수 있는 콘텐츠이죠.
미술관 채널이라고 해서 꼭 토탈미술관과 연관이 있는 내용만을 다루지는 않습니다. ‘톹비하인드’는 토탈미술관의 전시뿐만 아니라 타 기관의 전시에 대해서도 다룹니다. 전시기획자의 관점에서 듣는 전시 준비 이야기, 문화역서울 284에서 열린 전시 ≪나의 잠≫을 비롯한 여러 전시의 감상 후기는 전시 관람자들의 공감을 얻기에 충분한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평소 ‘전시 기획가들은 전시를 어떻게 감상할까?’가 궁금하셨다면 톹비하인드를 시청해보세요. 전시기획자의 전시 관람 후기는 ‘전시기획 뒷담화’로 칭할 만큼 솔직합니다. 유튜브 예능처럼 재밌게 미술 이야기를 풀어가는 톹티비 시리즈 콘텐츠는 이외에도 ‘ATM: Talk’, ‘TOT kids’, ‘톹수리’, ‘톹티스트’, ‘톹인사이드’ 등이 있습니다.
교동미술관의
오늘날 예술 이야기
전주에 위치한 교동미술관은 기관의 정체성이 또렷한 온라인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전주라는 도시의 정체성과 본래 의류공장이었던 곳을 보전하여 개관한 미술관이라는 기관의 정체성이 함께 담겨있죠. 전통문화와 현대미술이 만나는 접점과 미술이 다른 예술 장르와 만나는 순간을 미술관이 담아냅니다. ‘Art it-artist’ 프로젝트와 ‘작가정신(作家精神)’ 프로젝트는 지역 문화예술의 연대 콘텐츠입니다. 전자는 전통 공예 장인과 현대미술 작가들이 만나 서로의 작품과 작업 방식을 공유하는 과정을 담았고, 교동미술관에서 열린 전시 《Art, 사람과 공간을 잇it다》와 연계했습니다. 작가정신은 지역예술계 안에서 예술의 시대정신과 미학적 사고가 현대의 다양한 매체와 융합하며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한지, 섬유, 탄소 분야로 나누어 보여줍니다. 작가와 작가, 시대와 시대를 잇는 연결고리인 미술관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2022년에 진행한 ‘다원공간(多元空間)’ 프로젝트는 미술관의 기획전시와 어우러지는 공연 또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이를 촬영해 온라인콘텐츠로 제작하였습니다. 미술관은 공연장이라는 역할을 수행하고 작품들은 음악, 퍼포먼스와 함께 공간을 구성합니다. 영상을 통해 시청자들은 미술과 판소리, 재즈, 현대무용이 만날 때의 예술적 교감을 눈으로 감상할 수 있게 되죠. 시청자들은 미술관에서 가장 주되게 감각하게 되는 시각과 함께 청각까지 동원하여 미술관을 향유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대표 영상을 통해 김성수 모던재즈 트리오의 연주와 ≪Home, Sweet Home≫ 전시의 조화가 이루어지는 다원공간을 감상해 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블루메미술관의
미술관 정원 이야기
블루메미술관은 살아있는 나무를 감싸고 있는 바이오필릭(Biophillic) 건축으로 자연미술관이라는 정체성을 강조합니다. 미술관의 이러한 자연친화적인 특성은 정원문화와 이어지는데, 미술관 내에 있는 정원을 소재로 전시를 기획하거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블루메미술관에서 운영하는 자체 온라인콘텐츠 브랜드 ‘블루메 테이블’ 역시 정원문화와 관련된 콘텐츠들로 가득합니다. 정원사, 환경운동가, 작가 등과 함께 자연의 경이로움에 대해 인터뷰한 ‘그린 테이블’ 영상들, 정원문화 관련 책을 추천하는 큐레이션 콘텐츠 ‘북 테이블’, 정원을 가꾸는 미술관 학예사들의 이야기가 담긴 ‘스토리 테이블’. 블루메미술관의 특성을 다양한 형식의 콘텐츠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블루메 테이블에서 특히 조회수가 높은 영상들은 바로 ‘턴 테이블’ 영상들입니다. 블루메미술관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해석해 만든 플레이리스트는 플레이리스트 유튜버 Ode Studio Seoul, offweb와 협업하여 만들어졌습니다. 미술관 플레이리스트를 시도한 것도 신선하지만, 올여름에 진행된 ‘블루메 라이브’ 역시 참신한 방법으로 콘텐츠를 제작해 이목을 끌었습니다. 블루메 라이브는 7월 한 달 동안 미술관 정원을 실시간으로 송출한 라이브 영상입니다. ‘늘 당신과 1일 1자연’이라는 부제는 유튜브 라이브 영상을 통해 어디서나 자연을 가까이할 수 있도록 이끌죠. 정원에는 세차게 비가 내리기도 하고 잠깐 놀러 온 새들이 지저귀기도 합니다. 조금씩 부는 바람에 정원 식물들이 흔들리기도 하는 모습이 대략 6시간 정도 촬영되었고 새롭게 블루메미술관의 이야기를 기록했습니다. 이렇게 턴 테이블과 블루메 라이브는 플레이리스트와 라이브 영상이라는 형식을 통해 미술관이라는 공간이 시청자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되돌아보는 시간을 제안하죠.
시간을 내기 어려웠다면, 거리가 멀어서 힘들었다면, 전시 말고 새로운 방법으로 미술관을 즐겨보고 싶다면. 미술관의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온라인 콘텐츠로 미술관을 만나보시면 어떨까요? 어떤 미술관들은 이따금 어려운 미술을 쉽게 설명해 주거나 묻기 어려웠던 질문에 대한 답을 미리 준비해 놓기도 합니다. 새로운 방법으로 미술관과 조금씩 가까워져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