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갈수록 선명해지는 것들이 있는 반면, 처음 먹은 마음인 초심(初心)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기필코 흐릿해지고 맙니다. 흔적이라도 남아있다면 다행일 테지요. 설렘과 긴장 속에 잠 못 이루던 밤, 한시라도 빠르게 닿고 싶어 들썩였던 마음은 어디로 사라져 버리고 없는 걸까요.
새해를 여는 1월은 초심을 되찾기에 더할 나위 없는 한때입니다. 전에 없던 다짐을 새로이 하는 것도 좋겠지만, 작년 한 해 동안 차곡히 쌓인 첫 마음들을 복기해 보는 건 어떨까요? 바라던 일을 시작했던 순간, 누군가와 미래를 약속하던 순간, 신기루처럼 존재하던 소망을 행동으로 옮기려 했던 그 순간에 하나씩 먹었던 애틋한 마음들이지요. 먼지 앉은 마음을 툭툭 털어내고 다시금 들여다보기로 합니다.
ANTIEGG의 열다섯 번째 플레이리스트는 듣고 있으면 그때 그 첫 마음이 자연스레 차오르는 곡들로 구성했습니다. 아련하지만 자그마한 희망이 묻어나는 곡조 안에서 새해맞이 초심을 다잡아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