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특별히 좋아하는 나라가 있으신가요? 그 나라를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계절은요? 필자에게 일본은 겨울의 풍경을 가진 무한한 매력의 나라입니다. 가까운 듯 먼 나라, 그들이 가진 문화의 깊이가 무척이나 매력적인 나라지요. 늘 떠날 수 있다면 좋으련만 쉽지 않습니다. 다행히도 서울에도 그 갈증을 잠시나마 해소시켜 줄 수 있는 공간들이 있습니다. 카페이기도 하지만 간단한 요깃거리를 파는 식당이 되기도 합니다. 필자가 직접 가본, 마치 일본에 온 듯한 감상에 빠지는 공간 4곳을 소개합니다.
공유
‘아..역시..맛있어..’ 카페 공유에서 만든 블렌드 원두 패키지에 적힌 일본어를 해석해 보면 이렇습니다. 자주 오는 손님의 혼잣말에서 따 왔다는 원두의 이름. 공유가 얼마나 섬세히 손님을 대접하고 기억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일본에서 살다 온 두 주인장이 옷과 커피를 좋아해 이를 함께 ‘공유’하고 싶어 만들었다는 공간. 직접 제작한 굿즈와 의류, 일본 빈티지까지 커피 외에도 주인장들이 진심을 담아 좋아하는 것들을 소개합니다. 가게 앞 표지판과 매장 내에 디피 되어있는 LP까지 구석구석 일본의 분위기가 배여 나오는데요. 일본식 소보로빵과 멜론빵을 합쳐 거북이 모양을 입고 태어난 카메론 빵은 공유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시그니처 디저트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기분 좋은 친절이 가장 인상적인 공간, 공유입니다.
주소: 서울시 성북구 보문로18길 10, 1층
영업 시간: 평일 8시~18시, 주말 11시~20시 (화 휴무)
보리수
유독 계절감이 잘 느껴지는 공간. 탁 트인 창 너머로 성북천이 보이는 이곳은 계란 샌드위치와 수프가 맛있는 보리수입니다. 구석구석 가게를 채운 초록 잎과 잘 어울리는 원목 가구들, 조용하고 잔잔한 분위기. 주인장의 담백한 솜씨가 곁들여진 음료와 음식들. 여유로운 공간과 고요함이 잔잔한 대화들로 채워지는 공간입니다. 군데군데 붙어있는 손글씨와 그림들이 일본의 작은 가게에 온 것 같은 분위기를 이룹니다. 이곳의 특별 메뉴는 단연코 라면과 하이볼인데요. 술집의 떠들썩함보다 대화를 안주 삼는 여유로움이 제격인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주소: 서울시 성북구 보문로18길 10, 1층
영업 시간: 월,수 12시~22시, 목~일 11시~22시 (화 휴무)
로얄 싸롱
아침 여덟시 반, 연희동 골목길 연노란색 파사드 앞에 이국적인 테이블과 의자가 놓인 가게가 있습니다. 쇼윈도 너머로는 먹음직스럽게 보이는 일본식 나폴리탄과 오므라이스, 함박 스테이크 모형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딸랑, 울리는 종소리와 함께 들어간 내부는 진한 네이비색 카펫과 빈티지 가구들로 꾸며져 있고 장 안에는 앤틱 그릇들이 전시되어 있는 이곳은 일본 경양식을 판매하는 ‘로얄 싸롱’입니다. 일본인 사장님이 운영하는 로얄 싸롱은 일본 ‘느낌’만 내는 식당들과 금세 구별이 돼 손님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웨이터 복장을 입은 일본인 직원들과 일본 군것질거리를 판매하는 센스까지. 연희동에서 작은 일본을 느껴보시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로11가길 43, 1층
영업 시간: 목~월 8시 30분~21시 (수 휴무)
코인
북적이는 명동에서 나무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이런 공간이 등장할 줄 누가 알았을까요? 명동 코인 1호점은 3층으로 이루어진 카페로 꽤나 큰 공간을 사장님이 수집한 일본 빈티지 가구들로 채웠습니다. 푹신한 패브릭 소파에 앉아 코인의 대표 메뉴를 시켜보았는데요. 아이스크림이 올라간 와플은 공간이 주는 예스러운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대표 메뉴입니다. <응답하라 1994>에 등장하기도 한 명동 코인은 실제로 1993년도에 오픈을 한 우리나라의 진짜 빈티지 카페이기도 하죠. 90년대 한국 가정집 같기도, 일본 어느 골목의 카페 같기도 한 코인.느림의 미학을 추구한다는 코인의 매력을 천천히 즐겨보세요.
주소: 서울시 중구 명동6길 10
영업 시간: 매일 10시~23시
나라마다 조금씩 다른 카페 문화가 있습니다. 비교적 짧은 커피의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에서 카페란, 커피만큼이나 공간이 큰 중요도를 가지는 것 같습니다. SNS에 멋진 공간을 가진 카페가 인기를 끄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무릇 따뜻한 커피와 차를 즐기기 좋은 계절입니다. 일본의 정취가 느껴지는 공간에서 잠시 추위를 피해 머물렀다 가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