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망울이 터질 때마다 마음까지 환해지는 봄입니다. 연인들의 발걸음은 나란하고,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요란하지요. 계절이 바뀌자마자 온 세상에 설렘이 부유하고 있습니다. 벚꽃이 흐드러진 길목에서, 문득 우리는 이 신비함을 누리기 위해 태어난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나 물방울에 불과한 구름과, 식물의 생식기관에 불과한 꽃은 인간의 오감과 만나 비로소 아름다운 대상이 됩니다. 자연의 신비는 결국 우리가 존재함으로써 탄생하는 것이지요. 현상을 감각하는 능력은 인류에게 주어진 가장 큰 축복 같습니다. 이 사실을 알아차린다면 음악도 생경하게 다가옵니다. 음의 높낮이인 멜로디와 낱말의 나열인 노랫말에서 우리는 환희를, 슬픔을, 위안을 느끼지 않던가요.
ANTIEGG의 열여덟 번째 플레이리스트는 자연의 신비를 감각하며 듣기 좋은 몽환적인 팝송들로 준비했습니다. 분주한 세상의 한가운데서 자연과 음악, 나만 존재하는 듯한 물아일체를 경험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