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를 통해 발견하는 너머의 세계를 확인하세요.
안녕하세요, ANTIEGG 수현입니다.


종종 비가 내리고 따뜻한 바람이 부는 계절에 인사드립니다. 저는 해마다 6월이 되면 설렘으로 마음이 일렁입니다. 저 멀리서 다가오는 반가운 손님의 작은 발자국 소리를 세어보는 기분입니다. 무성한 여름, 생명의 기운이 가득한 그 계절이 늘 그립기 때문입니다. 문을 열고 익숙한 거리를 걸을 때면 생생하게 자연의 변화가 느껴집니다. 벚꽃을 가득 피웠던 나무는 초록으로 변하고, 물빛을 머금은 하늘이 가득 펼쳐져 있습니다. 자연과 가까운 지역에 사는 덕에 밤에는 개구리의 울음소리를, 아침이면 새들의 인사를 듣는 것이 큰 기쁨입니다.


이렇게 자연을 바라보고 즐거움을 누릴 때면 좋아하는 노랫말이 떠오릅니다. 아티스트 악뮤는 <달>이라는 곡에서 ‘자막 없이 밤하늘 보고, 번역 없는 바람 소릴 듣지’라고 노래합니다. 무릎을 스치는 풀과 나무, 곳곳에 피어난 꽃들은 어떤 설명도 들려주지 않습니다. 가끔은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어떤 생애를 살아온 건지 무언의 존재들에게 묻고 싶어집니다.


궁금한 작은 부분까지 들려주는 이야기라면 어떨까요? 주인공들의 말과 동작부터 감정의 변화를 설명해 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배경이 바뀌고 새로운 무대 장치가 등장하는 것도 알려주어 읽는 이를 생생한 그 현장으로 이끄는 이야기. 바로 희곡입니다. 연극의 기본이 되는 희곡은 상세한 대사와 지시문, 해설로 장면을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생동감을 줄 뿐만 아니라 살아있는 말의 맛을 느끼게 합니다. 오늘은 우리를 객석의 한가운데로 인도하는 희곡 세 권을 소개합니다.

소프루
프롬프터,
당신을 말하고 싶어요
어느 날 극장의 예술감독은 무대 아래에서 대사를 잊은 배우들에게 이어질 말을 일러주는 프롬프터를 찾아갑니다. 한평생 관객들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귀퉁이에서 연극을 완성시킨 프롬프터에게 무대 위로 올라와 극의 주인공이 되어주길 간절히 요청합니다. 변화하는 시대, 점점 사라져가는 직업을 지키는 사람. 극장을 삶의 전부로 살아온 프롬프터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요? 특별한 주인공이 등장하는 희곡을 만나보세요.
화전가
사투리의 말맛을
느껴보기
한국의 대표적인 극작가 배삼식의 희곡 『화전가』는 한국 사투리의 재미가 가득합니다. 1950년 한국전쟁을 코앞에 둔 어느 날, 전쟁의 공포가 다가올 것을 꿈에도 모른 채 즐거운 하룻밤을 보내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경북 안동 김씨댁 아홉 명의 여성들은 화전놀이를 즐기기 위해 한자리에 모입니다. 그들은 삶을 지키기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하고, 가족을 잃기도 했습니다. 파도치는 삶 속 다양한 여성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한여름 밤의 꿈
다시 만나는
셰익스피어
‘희곡’이라 하면 멀게만 느껴지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이야기들도 있습니다. 어린 시절 한 번쯤 만나보았을 셰익스피어가 대표적입니다. 『한여름 밤의 꿈』은 셰익스피어의 희곡 중 꿈속을 나는 듯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작품으로 유명합니다. 사랑의 도피, 요정의 왕, 숲과 같은 요소와 배경이 등장해 상상의 세계로 이끕니다. 두 쌍의 남녀는 사랑을 찾아 갈등하고 변화하며 신비로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들의 사랑은 어떤 결말을 맺을까요?
Feel the Vibration!

진정한 문화예술 경험에서 오는 전율,
규격화된 세상에 타격을 가하며 느껴지는 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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