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인상은 중요합니다. 첫 만남에서 상대의 이미지가 결정되는 짧은 순간, 그것이 지니는 힘, 효과. 우리는 첫인상의 중요성에 대해 익히 알고 있습니다. 그다음, 상대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며 첫인상에서 느낀 호감의 이유를 찾기도 하고, 첫인상과 다른 의외의 모습을 찾기도 합니다.
이렇게 사람 알아가듯이 그림을, 화가를 천천히 알아가며 더 가까이 다가가 본 적이 있나요? 우리가 첫눈에 반한 그 그림이 사실은 액자 뒤에 의외의 모습을 숨기고 있거나, 첫 만남이 썩 좋지 않았던 그림이 그럴 수밖에 없던 사연을 짙게 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림을, 화가를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화폭에서 더욱 복잡다단한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음을 보게 되죠. 『결정적 그림』은 솔직한 액자 밖 이야기, 숨김없는 화가의 삶을 독자들에게 속삭입니다.
화폭에 담긴 결정적 순간
작품은, 예술가는 왜 사랑받을까요? 무엇이 그 미술 작품을 그토록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인지, 이원율 작가는 이 질문의 답을 예술가의 삶 속에서 찾고 그들의 결정적 순간들을 서술합니다. 헤럴드 경제의 인기 칼럼 ‘후암동 미술관’을 연재하는 작가는 과거로 접어든 예술가들의 삶을 발굴하고, 그들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풀어내는 미술 스토리텔러입니다.
그는 하나의 예술 작품이 이미지로서 지니는 의미를 넘어, 예술가의 삶과 함께 지니는 깊은 의미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예술가의 삶 속 결정적 순간들이 어떻게 작품으로 탄생하는지를 말하는 것이죠. 그 어떤 작품도 아무 이유나 계기 없이, 그냥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술가와 작품에 대한 이야기는 작품의 의미를 더욱 풍부하게 하고, 동시에 해상도를 높이죠.
흔히들 독서는 작가와의 대화라고 비유하곤 합니다. 하지만, 『결정적 그림』은 스물두 명의 예술가와의 대화에 더 가깝습니다. 그래서 화가가 되고 싶었던 알폰스 무하의 간절함이 또렷하게 드러나기도, 고갱의 초라하고 별 볼 일 없는 모습이 아주 솔직하게 드러나기도 합니다. 카미유 클로델의 안타까운 사연도, 프리다 칼로의 고통도 그들의 작품과 함께 선명하게 전달됩니다. 어떤 예술가의 이야기는 일기처럼 쓰여 독자가 그의 관점에서 결정적 순간에 몰입하게 되죠. 그래서 작품으로만은 다 알 수 없는, 숨겨졌다고 할 수 있는 작품의 뒷이야기들, 예술가들의 진짜 사정과 속내를 은밀하게 알아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때, 비로소 그 작품이 ‘나’의 결정적 그림이 됩니다.
작품 너머의 이야기를 전하는
미술 스토리텔링
“아들, 따라오렴. 보살펴줄게. 죽은 어머니였다. 에드바르 뭉크는 눈을 비볐다. 동생아, 같이 가자. 어머니는 죽은 누나 소피에로 바뀌었다. 뭉크는 눈을 질끈 감았다. 두 손으로 귀를 꽉 막았다. 다시 눈을 떠보니 해가 지고 있었다. 어머니와 누나의 환영은 사라졌다. 환청도 들리지 않았다. 뭉크는 현실로 돌아왔다.”
_이원율, 『결정적 그림』, 377p
작품에 얽힌 이야기는 예술가와 독자를 더욱 단단하게 연결합니다. 저자의 스토리텔링이 독자로 하여금 온전히 작품과 예술가의 삶에 몰입하게 하고 예술가 자체를 알아가는 과정을 경험하게 하기 때문이죠.
저자의 스토리텔링 기법은 뭉크의 삶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독자가 더욱 생생하게 경험하고 이해하게 만듭니다. 너무나도 유명한 “절규”, 이 책의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마돈나”를 포함해 뭉크는 불안, 공포, 두려움과 같이 부정적인 감정을 소재로 많은 그림을 그렸던 작가입니다. 그의 불안한 정신상태와 그로 인해 고통받았던 그의 삶을 표현하고자 저자는 마치 뭉크의 옆에서 그의 일상을 관찰한 듯 섬세하게 서술합니다. 뭉크의 어머니와 소중한 누나의 죽음.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고통과 괴로움을 독자가 간접적으로 체험하도록 기술하는 것이죠.
그 순간, 뭉크의 삶을 조금이나마 이해한 필자의 결정적 그림은 에드바르 뭉크의 “지옥에서의 자화상”이 되었습니다. 정면을 똑바로 응시하고 있는 듯한 남자의 표정은 편안해 보이지는 않죠. 타오르는 불같이 강렬하게 표현된 붉은색, 연기인지 그림자인지 분간할 수 없는 어두운 배경, 무엇보다도 작품의 제목이 큰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뭉크가 스스로를 지옥에 있는 인물로 작품에 남겼던 이유. 현실에 존재하는 자신을 가상의 장소에 위치시키는 그의 의도. “내가 태어난 순간부터 내 곁에는 공포와 슬픔과 죽음의 천사가 늘 있었다”라고 말한 이유까지. 모두 뭉크의 삶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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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2013년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보고 미술에 관한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가 페르메이르의 그림을 마주했을 그때가 바로 저자의 결정적 순간이었고,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가 그의 결정적 그림이었던 것이죠. 스물두 명의 화가가 각기 다른 결정적 순간을 경험하고 각기 다른 작품을 만든 것처럼, 독자들의 결정적 그림과 그 작품을 좋아하는 결정적 이유가 제각각일 것입니다. 아직, 나만의 결정적 그림을 만나보지 못했다면, 이 책을 통해 예술가들의 결정적 그림부터 먼저 만나보고 나만의 그림을 찾는 여정을 떠나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나를 사로잡는, 미술의 세계로 이끄는 나의 ‘결정적 작품’을 만나보세요.
해당 아티클은 은행나무출판사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