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실루엣의 향연
2021 AFA 건축사진대회 수상작

세계적인 건축사진대회에서 찾은
사진과 건축의 새로운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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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묘한 구도로 촬영된 파사드, 피사체의 분위기를 부각시키는 건축사진은 건축적인 요소를 포착함으로써 사진과 건축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장르입니다. 건축의 정적인 면과 사진으로 풀어낼 수 있는 서정적인 부분이 더해진 것이 매력이지요. 지난 3일 세계 건축 페스티벌 WAF(World Architectural Festival)가 지원하는 건축사진대회 APA(The Architectural Photography Awards)의 최종 수상작이 발표됐습니다. 세계 최고 건축사진으로 선정된 5인의 작품을 만나 보세요.


종합 우승자, 류 싱하오

류 싱하오, “Sense of place”
류 싱하오, “Sense of place”, 2021, 이미지 출처: Architectural Photography Awards

올해 심사위원 종합우승작으로 선정된 작품은 류 싱하오(Liu Xinghao)의 “Sense of place”입니다. 해당 작품은 중국 충칭의 랜드마크인 ‘레펄스 시티(Raffles City)’를 배경으로 바닷가에 모인 사람들을 담고 있습니다. 작가는 팬데믹 기간 중 마스크를 쓰고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과 레펄스 시티의 교차를 주목했는데, 곡면으로 설계된 건물 외벽과 인파가 어우러져 특별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감상자에 따라 느끼는 바가 다르겠지만, 필자는 부옇게 드리운 안개가 어딘가 우울하게 느껴지면서도 그와 대비되는 푸릇한 녹지와 생기 넘치는 사람들의 모습은 동시에 희망차 보이기도 합니다.


외관 부문 우승자, 케빈 시위안

케빈 시위안, “Spring Cleaning”
케빈 시위안, “Spring Cleaning”, 2021, 이미지 출처: Architectural Photography Awards

건축 사진을 좋아하는 이들 중에는 간결한 선과 면으로 이뤄진 균형감에 매력을 느끼는 경우도 많지요. 건물 외벽에 초점을 맞춘 사진 중 심사위원상을 받은 작품 케빈 시위안(Kevin Siyuan)의 “Spring Cleaning”을 소개합니다. 사진은 건축의 혁신이라 불리고 있는 싱가포르의 ‘캐피타스프링(CapitaSpring)’의 일부를 포착한 것으로, 붉은 옷을 입고 있는 인부들이 외벽의 결을 따라 나란히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지요. 멀리서 보면 불규칙한 붉은 점 같지만, 작가는 파사드 양쪽에서 일하는 작업자들의 찰나를 담아냅니다.


인테리어 부문 우승자, 탄 샤오

탄 샤오, “Times Pavilion”
탄 샤오, “Times Pavilion”, 2021, 이미지 출처: Architectural Photography Awards

지난 대회에서 한 차례 주목받은 바 있는 사진작가 탄 샤오(Tan Xiao)는 이번 회차에서 인테리어 부문 종합우승자로 선정되었습니다. 사진 “Times Pavilion”은 무엇보다 미디어파사드각 적용된 실내 공간이 눈에 띄는데, 이곳는 중국의 도시화와 관련된 기업 타임즈 차이나(Times China)에서 설계한 공간입니다. ‘공간, 물질, 에너지’라는 3가지 키워드를 기반한 행사는 검은 옷을 입은 무용수와 어우러져 특별한 아우라를 풍기는 것이 특징입니다.


포트폴리오 부문 우승자, 니 데이에

니 데이에, “Jiaxing Train Station”,
니 데이에, “Jiaxing Train Station”, 2021, 이미지 출처: Architectural Photography Awards

특별 부문 중 하나인 포트폴리오 부문의 경우 따로 주제가 정해져 있는데요. 이번에는 역사가 녹아있는 건축물을 주제로 전개되었고, 최종 우승자는 니 데이에(Née Deyie)로 선정되었습니다. 해당 부문은 주제에 맞춰 얼마나 차별화된 카메라 기술이 사용 됐는지에 따라 가점이 부과되는데요. 우승자 니 데이에는 중국 저장성에 위치한 자싱(Jiaxing) 기차역을 주목했습니다. 자싱역은 1907년에 건설된 오래된 건축물로, 1937년 일본군의 폭격에 의해 무너진 바 있습니다. 이를 베이징 기반 건설회사 ‘MAD Architects’가 성공적으로 복구했고, 지금의 자싱역을 니 데이에가 카메라 앵글에 담게 됩니다.


모바일 부문 우승자, 첸 관홍

첸 관홍, “Garden decorates the city”
첸 관홍, “Garden decorates the city”, 2021, 이미지 출처: Architectural Photography Awards

또 다른 특별 부문인 모바일 부문의 수상자는 첸 관홍(Chen Guanhong)입니다. 첸 관홍의 작품은 올해의 주제인 도시 녹화에 맞춰 건축물과 어우러진 녹음을 절묘하게 담고 있지요. 작품 속 건축물은 건축계 거장 리처드 메이어(Richard Meier)가 설계한 게티 센터(getty center)의 상징적인 장소 선인장 정원입니다. 웅장한 규모의 정원과 화이트 대리석의 조화, 그 뒤로 펼쳐지는 로스앤젤레스의 모습까지. 감탄이 절로 나오는 풍광을 담고 있는 첸 관홍의 작품은 대단한 장비 없이 스마트폰으로 촬영되었다고 합니다.


2012년 시작된 이래 건축사진계 핵심 대회로 자리 잡은 국제상 APA는 범위가 넓고 다양한 만큼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번 대회에는 영국, 미국, 중국, 호주, 이란 등 42개국에서 약 2000개의 작품이 검토되었으며, 심사위원으로는 저명한 건축사진 작가 리처드 브라이언트(Richard Bryant)와 지난 회차 종합 수상자인 라우리안 기니토이우(Laurian Ghinitoiu) 등이 참여했습니다.

지면을 단단히 딛고 우뚝 서 있는 건축물은 고정된 물체지만, 어떤 각도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른 모습을 띱니다. 그리고 건축이 미처 설명하지 못했던 부분을 사진은 이야기할 수 있죠. 이런 점에서 건축과 사진의 결합은 아름다운 합주가 됩니다. 사진은 건축을 생동하게 만들고, 건축은 사진에 색다른 서사를 부여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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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예진

비틀리고 왜곡된 것들에 마음을 기울입니다.
글로써 온기를 전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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